"스토리텔링 비결요? 아이러니한 제목으로 시선 사로잡았죠"

  • 조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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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2-19  |  수정 2025-02-19 08:59  |  발행일 2025-02-19 제20면
[도서관에서 만난 사람] '불편한 편의점' 김호연 작가 대현도서관 특강

스토리텔링 비결요? 아이러니한 제목으로 시선 사로잡았죠
'불편한 편의점' 저자 김호연 작가가 지난 16일 대구 대현도서관에서 강연하고 있다.


소설가, 웹툰 작가, 역사학자, 철학 박사…. 이름 석 자만으로도 쟁쟁한 각계 전문가들이 올해 대구 도서관에 몰려온다. 대구 곳곳의 도서관에서 초청 특강을 진행하는 까닭이다. 각 분야 대표 명사들로부터 양질의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영남일보는 직접 도서관을 찾지 못하는 독자들을 위해 이들 전문가들이 들려주는 정보와 지혜, 인생담, 에피소드 등을 지면으로나마 전하는 '도서관에서 만난 사람' 코너를 신설한다.

영화 시나리오 작가로 시작해
2013년 '망원동 브라더스' 발표
세계문학상 수상후 소설 매진

선배 운영하는 편의점 들렀다
제목이 떠올라 이야기 쓰게 돼
해외 25개국 판권수출 대박나

스토리텔링 성공한 K팝 소개
에피소드 곁들이며 지식 전해


"대학 다닐 때 공부 안 하고 매일 술만 마시던 선배 한 명이 어느 날 편의점을 차렸대요. 망하겠다 싶었지만 가봤어요. 그런데 장사가 너무 잘 되는 거예요. '선배님이 하는 편의점은 불편한 편의점인 줄 알았는데 아주 편하네요.' 이렇게 말하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불편한 편의점'이라는 단어에 꽂혔어요."

대구 대현도서관에서 진행하는 2025년 작가 초청 강연에 김호연 작가가 첫 강연자로 나섰다. 지난 16일 '소설가의 삶과 문화콘텐츠 스토리텔링'을 주제로 스토리텔러로서의 경험과 작품 에피소드를 전했다. 김 작가는 소설 '불편한 편의점'을 쓴 베스트셀러 작가다. 그는 '불편한 편의점'을 쓰게 된 이야기를 이같이 풀어냈다.

김 작가는 '불편한 편의점'을 쓸 때 제목부터 먼저 정했다고 밝혔다. "좋은 제목 찾기가 쉽지 않은데, '불편한 편의점'을 제목으로 쓰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아이러니가 있기 때문이에요. 편의점은 편한데 왜 불편할까. 이런 궁금증을 유발해 독자를 끌어들이는 힘이 생겨요. 스토리텔링이 되는 것입니다."

김 작가는 2001년 영화 시나리오 작가로 밥벌이를 시작해 스토리텔링 분야에서만 25년간 활동했다. 그는 시리즈물, K팝 등 다양한 콘텐츠의 성공 사례를 분석하며 대중을 사로잡는 스토리텔링에 대해 설명했다. 특히 BTS의 세계관을 예로 들며 "방탄소년단(BTS)이란 그룹명의 뜻은 청춘의 아픔과 상처를 '방탄'처럼 막아주겠다는 것이다. 이름에서부터 스토리가 있다"며 "이런 세계관 속에서 좌절, 후회 등 청춘의 아픔을 노래로 스토리텔링했기 때문에 세계적인 그룹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작가가 본격적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한 건 2013년 발표한 소설 '망원동 브라더스'가 세계문학상을 수상하면서부터다. 그는 무명 작가에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1년 동안 소설을 썼어요. 여러 장편소설 공모전에 작품을 냈는데 다 떨어졌어요. 퇴직금도 날리고요. 다시 영화 시나리오를 쓰다가 비는 시간이 생겼어요. 이때 쓴 소설이 세계문학상에 당선됐어요." 이후 또 수어번의 실패를 경험하다 2021년 펴낸 '불편한 편의점'이 독자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소위 '대박'을 쳤다. 해외 25개국에 판권이 수출되는 성과를 거두고, 연극으로도 제작돼 공연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김 작가는 "소설은 공감능력을 향상시키고 타인과 내가 다르지 않다는 걸 알게 하는 도구"라며 "문화와 생각이 중요해진 시대에 스토리텔링은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글·사진=조현희기자 hyunh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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