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특집] 연수암 - 상주 자연암반에 조성된 석굴 법당 속의 약사여래불](https://www.yeongnam.com/mnt/file_m/202505/news-p.v1.20250422.9550199da8414cc6a94d5d92d0de6ee4_P1.jpg)
연수암의 맥반석 암반에 조성된 석굴 법당 약사전에서 신도들이 기도를 드리고 있다.
경북 상주시 연원동에 자리한 연수암(蓮水庵·주지 태허 스님)은 정확한 건립연대는 알 수 없으나 832년(신라 흥덕왕 7년)에 진감국사가 건립한 장백사의 여러 암자 중 하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장백사는 남장사의 전신으로 1186년(고려 명종 16년)에 각원화상이 지금의 위치로 절을 옮기고 남장사라 했다. 남장사(상주시 남장동)는 상주시의 대표 사찰인 4장사(갑장사 남장사 북장사 승장사) 중의 하나다.
연수암은 남장사와 그 부속 암자인 중궁암·관음전과 함께 노악산의 동쪽 사면에 위치하고 있다. 그러나 연수암이 남장사의 부속 암자는 아니다. 상주 지역의 대부분 조계종 사찰이 김천 직지사 말사지만 연수암은 조계종이 직접 관리하는 직할 교구다.
연수암은 재건될 때까지 탑과 쌍사자석등만이 남아 있는 토굴암자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40년에 재건돼 2002년 12월 20일 전통사찰로 지정됐다. 연수암에는 대웅보전과 석굴법당·범종각·삼성각·요사채, 그리고 석탑과 작은 연못 하나가 있다.
대웅보전에는 삼존불이 봉안돼 있으며 경내에는 높이가 약 5m정도인 십일면 관세음보살 입상이 있다. 석굴법당에는 약사여래불이 봉안돼 있고 삼성각에는 칠성탱화와 독성탱화가 1점씩 있다.
연수암이라는 이름은 연꽃 모양의 바위 아래서 샘물이 마르지 않고 솟아난다는 데서 연유했다. 연꽃 모양의 바위가 정확히 어떤 바위를 의미하는 지는 알 수 없으나 대웅전 동쪽에는 거대한 암벽이 자리하고 있으며 그 아래 작은 연못이 있다. 이 암벽에는 작은 출입문이 있는데, 석굴법당 약사전으로 들어가는 문이다.
이곳에는 원래 조그마한 석굴이 있었다. 1999년 7월 당시 주지 청욱 스님은 이 작은 굴을 확장해 법당을 만들기로 하고 암반을 뚫기 시작했다. 8년 간의 작업 끝에 천연 암반 속에 길이 18m, 너비 16m, 높이 5m의 굴을 만들었다. 정면에 옥돌로 만든 약사여래불을 모셔놓았다.
약사여래는 동방의 정유리세계에 있으면서 모든 중생의 질병을 치료하고 재앙을 소멸시키며, 깨달음을 얻게 하는 부처다. 이 동굴법당이 맥반석 암반으로 이뤄져 있어 육신과 마음의 병을 고칠 수 있는 곳이어서 이에 어울리는 약사여래불을 모신 것이다.
이후에 약사여래불 양쪽에 관세음보살상 500기를 모셨다. 관세음보살 500분이 지닌 1천개의 손이 모든 중생들의 상처와 아픔을 어루만져 낫게 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연수암은 지난해 11월부터 약사전에서 '약사전 약사여래 및 500관음보살 가사불사를 위한 금강경 1천일 독송기도'를 시작했다.
불가에서는 관세음보살상에 가사를 입히는 불사에 공경스럽게 참여하면 몸이 아픈 것이 풀리고 잘못으로 인해 일이 풀리지 않는 것도 해결할 길이 열린다고 한다. 가사불사 안내문에는 옛날 중국 원나라 정승이 역모를 당해 죽을 위기를 맞았지만 그 때 집안사람들이 가사불사에 일심으로 동참하여 살아난 일화를 소개하고 있다.
주지 태허 스님은 “금강경은 부처님의 가르침 중 핵심적인 내용을 기록하고 있는 경전으로 불도를 닦는 사부대중이 번뇌를 내려놓고 지혜를 깨닫기 위해 독송한다"며 “부처님을 따르는 많은 분들이 1천일동안 진행되는 약사여래 및 500관음보살 가사불사와 금강경 독송에 참여해 공덕을 짓고 건강과 복을 누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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