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향우회를 찾아서] 안동향우회

  • 입력 2003-11-15 00:00  |  수정 2003-11-15
[재경향우회를 찾아서] 안동향우회

‘양반의 고장’ ‘인다(人多)의 고장’ ‘역사의 고장’‘추로지향(鄒魯之
鄕)’. 경북 중북부지역의 중심지인 안동을 일컫는 다양한 별칭이다.
그도 그럴 것이 영남문화의 본거지가 안동권이었으며, 엄청난 인물들을
배출해 우리나라 사상의 줄기를 이룬 곳도 안동이기 때문이다.
1999년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안동을 방문한 것도 이같은 역사와
전통이 배경이 됐다고 한다.

‘인다 안동’이라는 말은 “조선 인재의 반이 영남인이고, 영남 인재의
반이 안동인”이라는 뜻이다.
동방의 주자로 추앙받는 퇴계 이황과 도산서원, 난세의 명재상 서애 유
성룡의 겨레사랑과 물도리동 하회마을, 학봉 김성일,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
을 지낸 석주 이상룡, 애국지사 유인식·유림, 시인 이육사 등 기라성 같
은 거유 명현들이 모두 이곳 출신이다.

인다의 전통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각계 각층에서 활약하고 있는 인
재들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지난 8일 오전 찾아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안동농특산물직판장 2층 재
경안동향우회 사무실. 20평 규모의 사무실에 들어서자 풋풋한 사과냄새가 코
끝을 자극했다. 여느 향우회 사무실과 별반 다를 게 없었지만 ‘能安東國(
능안동국·능히 동국을 평안하게 한다)’이라고 쓰인, 한쪽 벽면을 차지한
고풍스러운 액자와 그 옆의 환하게 웃고 있는 하회탈이 눈에 들어왔다.
“안녕하시니껴.” 오랜만에 듣는 안동사투리가 정겹다.
유창식 사무국장을 만나 안동향우회의 과거와 오늘을 듣는 시간을 가졌
다.

재경안동향우회는 14년 전 안양과학대학 설립자인 권상산씨가 초대회장을
맡으면서 출범했다. 창립 초기에는 우여곡절이 있었다. 재정적인 면에서 여
러가지로 어려워 사무실조차 변변하게 갖추지 못했던 것. 이때 안동 출신인
현대통역학원 이왕 원장이 당시 3천만원이라는 거금을 기증하면서 서울 광
화문 세종빌딩 302호에 재경안동시·군 향우회 간판을 내걸게 된다.

이어 2대 박구일·3대 류승번·4대 신현수·5대 강민창·6대 오경의 회장
에 이르러 명실상부한 모임으로 자리를 굳혔다.
특히 99년 5대 강민창 회장 때 서울 청계천 세운상가 601호로 들어가
면서 10년 동안의 긴 셋방살이에서 벗어나는 전환점을 맞게 되며, 6대 오
경의 회장이 바통을 이어받으면서 지난 4월 서초동으로 자리를 옮겼다.
서초동 사무실은 안동농축산물직판장과 2층에 나란히 있는 안동한우전문
음식점과의 교류를 통해 고향을 적극 알리고자 안동시에서 무상으로 지원해
준 건물이다.

서울을 포함해 수도권에 살고 있는 안동인은 약 23만명으로 파악된다.
그 가운데 향우회 모임에 참석하는 인원은 5∼6천명. 시내 향우회를 비롯,
16개 읍·면 향우회들이 정기적으로 모여 고향의 정을 나누고 있다.
주요 행사로는 수시 임원회의 및 실무집행위원회를 비롯해 5월 정기총회
와 체육대회, 송년회, 신년하례회, 하계 야유회 등이 꼽힌다.

정기총회는 1990년 5월 서울 우이동 파크호텔 야외수영장에서 제1회 모
임을 갖게 된 게 인연이 돼 지금까지 그 장소에서 개최하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
권상산 초대회장은 “당시 기억이 생생하다“며 “고향을 등지고 타지에
서 안동사람들이 한자리에서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낸 그날 행사야말로 재
경안동인의 결속을 다지는 출발점이 됐다”고 회상한다.

또 매년 강보영 안동병원 이사장의 후원으로 전개하는 ‘출향인 자녀
고향 알기 프로그램’도 자랑거리다. 올해로 10년째 이어져 오고 있는 이
모임은 매년 여름방학 때 1박2일 일정으로 80∼90명의 초·중학생들이 안동
을 방문, 유적지를 돌아보고 다양한 농촌 체험을 통해 부모의 고향을 알아
가는 소중한 시간이 되고 있다.

산하 모임인 정·재·관계 안동 출신인사 180여명으로 구성된 ‘영가회’
와 안동 출신 5급 공무원 이상이 모여 만든 ‘상락회’ 활동도 빼놓을 수
없다.
이들은 고향후배들을 위해 장학사업을 펼치는 한편, 어려운 고향 사람들
을 위해 어려운 이웃돕기에 앞장서는 등 다양한 행사를 벌이고 있다.
안동을 알리고 농산물 소비를 위한 홍보사절단 육성을 목적으로 지난해
부터 추진해온 도농 교류 행사도 최근 서초동 주부를 대상으로 성공리에
마쳤다고 한다.
/김은경기자 kek@yeongnam.com

<>안동향우회 주요 회원명단

△정계= 권정달 자유총연맹 총재, 권오을 국회의원, 김길홍·류돈우·류승
번·박구일·박해충 전 국회의원 등
△관계= 권중동·김호진 전 노동부 장관, 강민창 전 치안 본부장, 김명
년 전 지하철공사 사장, 김원환 전 경찰청장, 이상옥 전 외무부 장관, 이
창동 문화부장관, 심우영 전 총무처장관, 임우규 관세협회 이사장 등
△학계= 권영우 세명대학 총장, 권원기 한국기술 교육대학 총장, 권상철
안양과학대학 이사장, 김경동·김용직 서울대 교수, 김동기 고려대 명예교
수, 김종길 고려대 명예교수, 김원 전 서울시립대 부총장, 김원모 단국대
교수, 김회동 단국대 겸임교수, 류종탁 영남대 겸임교수, 류안진 서울대 교
수, 류한성 고려대 정책대학원장, 박기서 경희대 부총장, 이희범 서울산업대
총장 등

△재계= 권웅열 부강섬유 회장, 권원오 삼원어패럴사 사장, 권태원 극동
화학 회장, 권중두 전 신동아건설 사장, 김종길 삼보컴퓨터 부회장, 류호기
전 에스오일 사장, 류한섭 전 신세계백화점 회장, 서원태 갑을 회장, 손
현수 대현그룹 회장, 조주목 전 삼성종합건설 사장, 임휘일 리버파크 관광
호텔 회장 등
△금융계= 강석인 한국신용정보 대표이사, 권영진 신한은 시스템 사장,
류동천 제일상호저축은행 회장, 손홍균 전 서울은행장, 송보열 전 제일은행
장, 장철훈 전 조흥은행장 등

△법조계= 김경한 전 법무부 차관, 김광년·김승년 변호사, 이준승 전
대법관 등
△언론계= 권오기 전 동아일보 사장, 금창태 전 중앙일보 사장, 장기봉
전 신아일보 사장, 천상기 한국경제신문 편집국장, 최동섭 안동향우신문
사장 등
△문화예술계= 영화감독 강대용·권영순·류동일, 음향녹음가 강대성, 탤런
트 류시원, 영화배우 이균식·이일웅, 서예가 이동익, 촬영감독 이동삼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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