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송년회 전문MC 현명호씨

  • 입력 2007-12-14   |  발행일 2007-12-14 제35면   |  수정 2007-12-14
"웃음이 너무 지나쳐도 탈 여자만 참석하는 행사는 진행하기 참 쉽고 편해요"
인/터/뷰 송년회 전문MC 현명호씨

양복 왼쪽 깃에 달린 단추 2개가 눈길을 끈다.

"행사 중 웃음이 너무 지나치면 안된다. 전체 흐름을 망가트리지 않게 적절하게 안배돼야 한다."

올해 서른일곱의 전문 MC 현명호씨(사진). 매년 11월 하순부터 한달간, 사생활이 없을 정도로 바쁘다. 벌써 목소리가 적잖게 쉬어있다. 지난 11월28일 서울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재경 심인고 동문회 행사를 시작으로 올해 송년회 특수에 몸을 실었다.

"요즘 송년회 행사가 예전보다 7~10일 앞당겨진 것 같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크리스마스 이전에 행사가 끝난다."

그는 너무 식상한 '판박이 멘트'를 경계한다. 반말하고, 출연자를 바보스럽게 만드는 기존 레크리에이션 진행법을 무척 싫어한다. '품위있게 웃기자'가 그의 첫번째 진행 원칙.

일단, 무슨 행사인지 정확하게 인지한다. 가령 불심이 가득한 능인고 동창회 행사라면 "편의상 오늘은 삼귀의 의례를 생략하겠습니다", 금복주 직원이라면 기본 소주 상식을 은근히 흘려주고, 동양그룹 직원이면 "TV는 오직 OCN만 보고, 영화는 메가박스만 이용하는 현명호다" 식으로 참석자들을 인정하고 추켜세워준다.

그래도 참석자들이 집중하지 않으면 자기와 눈이 맞는 이를 그 자리에 세운 뒤 아는 형이라고 능청을 떨면서 박수를 유도한다. "아마추어 진행자들은 교본대로 진행하려고 한다. 비장의 멘트가 안 먹히면 즉시 다른 카드를 뽑아야 한다."

통상 1시간~1시간30분 진행한다. 오프닝 멘트로 분위기를 풀어주고 박수·안마·상호인사를 유도한다. 마음 열고 몸까지 열어주면서 테이블별 팀워크로 간다. 이때 선물을 재치있게 날린다. 여자만 참석하면 참 진행하기 쉽다. 하지만 부부가 따로 앉은 경우 행사보다는 지인끼리 잡담에 더 치중한다. 행사장 분위기가 금세 시끌벅적해진다. 집중되도록 하는 것도 진행자의 몫. 이때는 임의로 여성을 무대로 나오게 한다. 그럼 그 남편도 주목하고, 자연스럽게 무대에 힘이 실린다.

음담패설 수준도 업그레이드시켰다. 5초간 풍선 빨리 불어 멀리 날리기 시합을 한다. 날아가는 모습을 성적으로 풍자하면 객석은 바로 뒤집어진다. 물론 끝에는 그 행사의 좌장을 불러 내 서로 덕담하고 안아주고 '사랑으로'를 싱어롱하면서 마무리한다. 웃지만 찡한 것, 그게 송년회의 키워드인데 그가 보기엔 아직 송년회가 너무 행사적이라서 아쉽단다.

"객석보다 무대에 무게가 실린 콘서트형 송년회가 확산됐으면 좋겠다."

대구에서 태어나 계명대 관광경영학과를 졸업한 그는 학창시절부터 각종 무대 진행자로 활동했고 1996년부터 놀레벤트 특채 요원으로 전문 MC의 길로 나섰다. 현재는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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