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산토 '죽음을 생산하는 기업'

  • 입력 2009-11-21   |  발행일 2009-11-21 제14면   |  수정 2009-11-21
유전자 변형 농산물·제초제·특허권 횡포 등 몬산토社의 해악 고발
"인류의 미래·식량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소비자의 단결된 힘이다"
마리모니크 로뱅 지음/이선혜 옮김/이레/600쪽/2만4천원
몬산토

바야흐로 웰빙, 슬로푸드가 중요한 시절이 되었다. 먹고 사는 일에서 벗어나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중요한 시대가 된 것. 당연히 과거 거친 시절의 무지한 시대의 유산들은 죄악이 되었다. 유전자 변형 식품도 한 때 인류의 식량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발명으로 각광을 받았지만, 어느새 인류의 건강을 해치는 위협으로 취급받고 있다. 그 변화의 중심에 '몬산토'라는 기업이 있다. 이 회사는 콩, 옥수수, 면화, 유채 등 선 세계의 유전자변형 종자를 육성해내는 기업이다. 문제는 이 유전자 변형된 종자들이 살충성 독성을 함유하고 있다는 것. 그래서 이들 유전자 변형 종자는인류의 건강을 위협하고, 전 세계 농민들을 죽음에 내몰고 있다는 것이다.

'몬산토-죽음을 생산하는 기업'은 여기에 대한 고발 서적이다. 저자는 프랑스에서 최고의 권위를 상징하는 '알베르 롱드르 상'을 수상한 저널리스트 마리 모니크 로뱅. 그는 3년간 몬산토사를 취재한 끝에 화학회사에서 생명공학 회사로 탈바꿈한 이 회사의 성장과 그 해악을 철저하게 파헤친다.

저자에 따르면 몬산토사는 처음부터 인류에 해악이 되는 회사였다. 처음 화학기업일 때 몬산토는 폴리염화비페닐(PCB)을 주로 생산했다. 냉각제와 윤활제로 사용되는 이 화학품은 인체와 생태계에 치명적인 해악을 주는 것으로 제조 및 사용금지 처분을 받았다. 그 다음으로 몬산토가 도전한 것은 제초제 분야. 베트남전 고엽제인 '에이전트 오렌지'는 이 회사의 제품이었다. 베트남전 참전 군인을 비롯한 수많은 농부들이 다이옥신에 중독되어 죽어갔다. 이후 몬산토는 큰 변혁을 시도한다. 유전자를 이용한 종자 개량 사업에 나선 것. 면화, 옥수수 등 기초 식량이 되면서 대량 재배할 수 있는 작물에서 대거 특허권을 가졌다. 이 특허권을 바탕으로 세계 각국의 농민을 상대로 매일 100건 이상의 소송을 벌여 무지한 농민들을 사지로 몰아넣었다. 또한 이 유전자 변형 농산물을 재배하기 위한 제초제를 독점 공급할 수 있었다. 그 결과는? 저자에 따르면 일례로 몬산토의 유전자 조작 면화재배를 시작한 이후 지난 10년간 인도 농민 15만명이 자살을 했으며, 제초제를 뒤집어쓴 농민은 죽어갔다.

이러한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몬산토가 승승장구하는 이유는 간명하다. 모두의 이해관계와 침묵의 카르텔, 집요한 로비와 네트워크 구축이 한데 어우러졌기 때문이다. 정부 고위직 퇴직자들이 우선적으로 몬산토 임원으로 초빙되었다. 언론에는 로비와 보도관리가 이뤄졌다. 과학자들까지 끌어들였다. 저명한 과학 잡지 등에서는 몬산토의 논리에 권위를 부여해주었다. 저자는 다양한 비공개 자료와 피해자·과학자·정치인들의 증언을 수집해 몬산토를 해부하고 고발한다.

몬산토는 화학물질과 유전자 변형 농산물을 통해 인류의 건강만 위협한 것이 아니다. 우선 종의 다양성을 파괴했다. 전 세계의 밀, 옥수수밭은 대거 유전자변형 종자로 대체되었다. 그 속에서 토착종들은 대부분 사라졌다. 여기에다 대체된 유전자 변형 종자들을 위해 몬산토의 제초제가 대거 사용되었다. 오염된 생태계는 복원 불가능할 정도로 황폐화되었다. 더 큰 위험은 몬산토가 제3세계 농민들에게 새로운 농업질서를 강요해 착취한다는 사실이다. 이들은 특허권을 바탕으로 고객의 3년간 장부를 열람할 수 있는 권리와 경작지를 조사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해 자신들의 종자를 함부로 파종했다고 의심이 드는 농민들에게 끊임없이 소송을 제기했다. 농민들은 엄청난 벌금을 내거나, 죽음을 택했다.

저자는 해결책으로 소비자의 선택을 든다. 소비자가 분명한 선택 의지를 보여줌으로써 몬산토의 모순이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의 작은 선택이 전세계인의 건강뿐만 아니라 농업의 바람직한 발전, 세계 평화까지 지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저자는 말한다. "인류의 미래와 식량을 책임질 수 있는 이는 바로 당신입니다"라고.

몬산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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