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유재석 안나오는 예능도 뜬다

  • 윤용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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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9-15   |  발행일 2014-09-15 제22면   |  수정 2014-09-15
스타 MC의존형에서 탈피…리얼리티 관찰형 프로 인기
일반인까지 등장해 생생…케이블TV 다양한 포맷 승부
강호동·유재석 안나오는 예능도 뜬다
MBC 진짜사나이
강호동·유재석 안나오는 예능도 뜬다
SBS 정글의 법칙
강호동·유재석 안나오는 예능도 뜬다
KBS2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

예능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스타 MC에 의존하던 기존 토크쇼 중심의 예능에서 리얼리티를 표방하는 관찰형 예능으로의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연예인은 물론, 일반인까지 등장해 그들의 일상을 가감없이 보여주는 관찰형 예능은 다큐멘터리가 지닌 장르적 특성과 형식을 빌려 공감과 재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그 현장 속으로 들어가본다.

#스타 MC에서 콘텐츠 중심으로 변해

신변잡기 위주의 토크쇼가 시들해지면서 나타난 현상은 스타 MC의 위상변화다. 그중 가장 눈길을 끈 건 예능계의 블루칩으로 통하는 강호동과 유재석의 예전만 못한 입지와 위상이다. 한두 개의 고정 프로그램을 제외하면 두 사람은 최근 신설된 MBC ‘별바라기’(강호동), KBS2 ‘나는 남자다’(유재석)에서 5%남짓 저조한 시청률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시청률 제조기라는 수식이 무색할 정도다.

‘별바라기’는 지난 6월19일 첫선을 보인 이래 시청률 5%를 넘긴 적이 없다. 지난 8월7일에는 2.8%까지 추락했다. 이에 MBC는 지난달 14일 ‘별바라기’ 방송시간에 파일럿 프로그램 ‘동네 한바퀴’를 편성하는 특단의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MBC의 이러한 결정은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방송사의 한 관계자는 “과거 같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며 “그만큼 강호동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사실 강호동의 위상은 지난해부터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 KBS2 ‘달빛 프린스’가 시청률 5%의 벽을 넘지 못하며 8회 만에 폐지된 이후 MBC ‘황금어장-무릎팍 도사’마저 비슷한 전철을 밟았다.

유재석의 위상 역시 흔들리고 있다. 시청률 5.2%로 출발한 ‘나는 남자다’는 4회 3.7%(8월29일)를 기록하더니 지난 5일 방송에는 5%를 가까스로 유지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평일 인기 예능의 시청률이 20%를 넘어섰던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같은 시간대 방송된 MBC ‘나 혼자 산다’는 8.6%를 기록했다. 게다가 ‘나 혼자 산다’가 특정 MC가 없는 떼거리 예능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톱스타 이효리를 MC로 내세운 SBS ‘매직아이’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지난 7월8일 3.9%로 출발한 ‘매직아이’는 이후 줄곧 3~4% 대의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지상파 한 예능 PD는 “시청자들이 이제는 자신과 공감대가 형성되는 편안한 웃음을 선호한다”며 “이는 자연스럽게 다양한 포맷과 일반인 출연자 확대로 변화를 모색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관찰 예능이 대세

최근 시청률 하락의 대열에 주말 예능을 책임지던 리얼 버라이어티도 가세했다. KBS2 ‘해피선데이-1박2일’, MBC ‘무한도전’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 등이 위축된 반면, MBC ‘일밤-진짜 사나이’, KBS2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 SBS ‘정글의 법칙’ 등 관찰 예능은 상승기류를 타고 있다. 이들 프로그램은 제작진 개입을 최소화하고 ‘진정성’에 초점을 뒀다는 공통점이 있다. ‘진짜 사나이’의 김민종 PD는 “진짜 사나이의 핵심 키워드는 ‘관찰’과 ‘다큐’”라고 말한다. 그는 “과연 리얼이 주는 재미가 있을까 했는데, 의외로 재미와 감동이 있었다”며 “중간에 촬영을 끊거나 쉬어가지 않고 찍다보니 불확실성을 양으로 극복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정글의 법칙’의 상징적인 존재인 김병만도 최근 변화되고 있는 예능 판도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피력한 바 있다. 그는 “독보적인 한 사람이 프로그램을 이끌어 가는 것보다 다양한 출연자가 재미있는 요소를 보여주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출연자가 반드시 연예인일 필요도 없다. SBS가 최근 선보인 ‘달콤한 나의 도시’는 일반인 여성 네 명의 일상을 다룬다. 카메라는 이들의 일상을 다큐멘터리처럼 따라가면서 그들의 삶과 대화를 기록한다. 출연자 본인은 물론이고, 이들이 만나는 애인, 친구, 가족, 직장 동료 등 모두가 출연진이 된다.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기 위해 수십 대 일의 경쟁률을 뚫었다는 네 명의 주인공들은 “젊은 날의 내 삶을 기록하고, 이를 주변 사람들과 함께 공유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케이블 채널의 약진

드라마와 비교해본다면 예능프로그램은 상대적으로 ‘저비용 고효율’ 구조라 할 수 있다. 그만큼 방송사의 효자상품이 될 수 있다는 얘기. 이에 발맞춰 방송사는 주말 프라임 타임 시간대까지 이들 예능프로그램에 자리를 내줬다. 그리고 대체적으로 그 기대에 부응해왔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던 스타 MC를 앞세운 신규 프로그램이 줄줄이 고배를 마시면서 지상파 3사는 광고 매출 면에서도 커다란 타격을 입었다. 이는 스타 MC를 내세우고도 성공하지 못한 지상파 3사의 굴욕이자,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기획과 고민이 부족했다는 방증이다.

반면, 케이블채널 예능은 날개를 달았다. 케이블계 전통의 강자 tvN은 물론이고, 최근에는 종편채널인 JTBC가 히트작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지상파에 위협적인 존재가 됐다. 지상파에 비해 방송에 대한 규제나 제약이 덜한 탓에 상대적으로 도전적이고 실험적인 소재를 기획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는 해외시장의 관심으로 이어졌다. tvN은 지난해 장안의 화제를 몰고 온 ‘꽃보다 할배’의 포맷을 미국 메이저 지상파채널 NBC에 수출했다. 국내 예능 프로그램이 미국 지상파 채널에 포맷을 수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토리온의 성형프로그램 ‘렛미인4’ 또한 중국 최대 동영상 사이트인 유쿠와 투더우에서 방송 10회 누적 조회수 2천400만 뷰를 기록하며 한국 예능 프로그램 중 다운로드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스토리온의 한 관계자는 “중국에서 ‘렛미인4’ 영상이 공개되는 토요일을 손꼽아 기다리는 고정 시청층이 두터운 것은 물론, ‘한국의 의술, 한국방송의 퀄리티에 감명받았다’는 등의 긍정적인 평들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아이돌 가수를 전면에 내세운 리얼리티 프로그램들도 등장했다. 온스타일은 걸그룹 소녀시대의 태연·티파니·서현의 일상을 담은 ‘더 태티서’를, 엠넷은 그룹 엑소가 H.O.T 등 1990년대 K-pop 부흥기를 이끈 가수들과 만나는 ‘엑소 902014’를 방영하고 있다. 에이핑크가 주인공인 MBC 에브리원 ‘에이핑크의 쇼타임’은 한때 수도권에서 시청률 1.74%까지 기록했다.

대중문화평론가 이문원씨는 “요즘은 특정 리더가 이끄는 프로그램보다는 다양한 출연자들이 생생하게 만들어 가는 이야기에 더 관심을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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