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없이 침투하는 간질환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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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10-28 07:42  |  수정 2014-10-28 07:42  |  발행일 2014-10-28 제21면
간암 3기까지 증상없어…정기검진이 확실한 예방책
소리없이 침투하는 간질환
침묵의 장기로 잘 알려진 간은 80%이상 망가져도 증상이 없는 탓에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한 남성이 간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초음파검사를 하고 있다.

10만명당 30명의 사망원인
간염·지속적 음주 등이 불러
예방접종·생활습관도 중요

오른쪽 가슴 밑 뻐근하거나
소변 누렇고 거품 생기면
지방간 의심해서 검사를
방치하면 염증생겨 간경화

‘침묵의 살인자’라는 별명답게 증상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 간 질환은 국민 건강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반면 이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이해가 부족해 오히려 질환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간 질환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만성 바이러스성 간염이 문제가 된다.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질환 예방 노력과 함께 정기적인 검진과 관리가 최우선이다.

◆지방간이란

지방간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성인질환 중 하나이다. 특히 30~40대 남성을 중심으로 서구화된 식생활을 비롯해 폭음, 불규칙한 생활방식으로 인해 생기는 간의 변성이다. 다른 간질환으로의 악화를 예고하는 일종의 경고일 수도 있어 조기발견과 적극적 치료가 중요하다.

지방간은 간의 대사 장애로 인해 중성지방과 지방산이 간세포에 5% 이상, 심할 경우 50%까지 축적된 상태를 말한다.

간에 지방이 축적되면 간의 색이 노랗게 변하고 비대해지는데 오른쪽 가슴 밑이 뻐근하거나 잦은 피로, 소변이 누렇고 거품이 생기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은 아무런 증상이 없다. 이 때문에 그냥 방치할 경우 간세포에 염증이 생기거나 파괴되어 간경화로 진행될 수 있다.

지방간의 가장 큰 원인은 과음과 비만이다. 일반적으로 간에 이상을 초래하는 음주량은 남성의 경우 소주 약 반병, 맥주 2병이고 여성은 소주 4분의 1병, 맥주 한 병가량이다.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의 약 75%가 지방간을 가지고 있다고 볼 정도로 지방간은 알코올과 관련이 깊다.

비만으로 인해 지방간이 생겼다면 체중을 감량하는 것이 우선이다. 특히 복부비만은 체내에 나쁜 지방의 축적이 심화된 상태이므로 지방섭취를 줄이고, 꾸준한 유산소 운동을 통해 적극적인 체중감량이 필요하다. 당뇨병도 지방간의 원인이 될 수 있어 식이요법과 혈당조절, 약물을 통해 지방의 축적을 줄여나가야 한다.

지방간은 특별한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조기발견이 어렵다. 방치할 경우 세포에 축적된 지방이 간 속 미세혈관과 임파선을 압박, 산소와 영양공급을 차단해 간의 활동력 저하를 초래하게 된다. 이러한 상태가 지속되면 지방간염이 생기며, 이 중 10~15%는 간경화를 거쳐 결국 무서운 간암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간은 80%가 망가져도 증상이 없는 탓에 몸이 붓거나 황달 등의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간기능이 손상됐을 가능성이 크다.

소리없이 침투하는 간질환

◆간암

이에 비해 간암은 간에서 발생되는 악성 종양으로 일반적으로는 간세포에서 발생하는 간세포 암종을 의미한다.

간암은 발병했을 때 3기 간암까지는 아무런 증상이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발견했을 땐 이미 말기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사망률도 높다.

한국인에 가장 흔히 발생되는 악성 종양의 하나일 뿐만 아니라 사망률이 인구 10만명당 30명 내외로, 간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가장 높은 국가에 속한다.

그러나 간암의 경우, 다른 악성 종양과는 달리 원인 인자가 밝혀져 있고 대부분 뚜렷한 선행 요인이 있기 때문에 치료 및 식이요법을 통해서 예방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간암의 가장 흔한 원인은 만성 B형 간염이나 C형 간염, 지속적인 과다한 음주, 간경변 등이 있다.

B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있을 경우에는 간암이 발생될 확률이 30~200배, C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을 경우에는 30~60배 정도라고 한다. 또한 간경변증은 간암 환자의 70% 이상에서 동반되어 있으며, 간경변증 환자들을 5년 이상 관찰한 결과, 30% 이상에서 간암이 발생했다. 결국 간경변증 환자 중 간암 발생률은 건강인에 비해 100배 정도 높다.

4기 간암으로 진행되더라도 신체나 간의 중요한 부분을 침범하지 않는다면 별 다른 특이증세가 없다. 그러나 간암의 진행 속도가 변하거나 간의 중요한 부분을 침범하게 되면 갑작스러운 피로감의 출현 혹은 악화, 식욕부진 및 간기능 검사 소견의 악화를 보일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체중감소, 간 종대 및 간 부위의 동통, 황달 및 복수 등의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간암은 다른 악성종양과는 달리 선행 요인이 뚜렷하기 때문에 갑자기 간암이 발생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따라서 예방접종 및 건강한 생활 관리를 통해서 간염 바이러스나 알코올 등에 의한 만성 간질환의 발생을 방지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책이 된다.

확실하게 간암을 예방하고 대책을 세울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정기적인 검진이다. 복부 초음파검사는 간 질환을 효과적으로 검사할 수 있는 종목 중의 하나다. 초음파 검사로는 간세포암, 전이성간암, 간낭종, 간농양, 간혈종, 지방간, 급성 및 만성 간염, 간내 담석증 등 다양한 질환의 발견이 가능하다. 간 질환을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정기적인 건강검진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도움말=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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