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진범 체육부장의 아시안컵 결승분석

오늘 결승서 보여주겠다 !

무려 12골의 공격력 자랑하는 호주
홈 이점 업고 강하게 압박해 올 듯
손흥민 ‘한방’ 김진현 ‘선방’ 관건

결전의 날이 밝았다. 오늘(31일 오후 6시·한국시각) 한국 축구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

아시안컵 호주와의 결승전이 열린다. 호주를 꺾으면 55년 만에 아시안컵 정상에 서게 된다. 반세기의 한(恨)이 풀린다. ‘아시아 챔피언’이라는 자존심도 지키게 된다.

한국 축구 대표팀의 주장 기성용(스완지시티)은 30일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대회에서 우리가 챔피언이라는 사실을 증명하고 싶다”며 “다친 선수도 많아 우리가 결승에 오르지 못할 것으로 본 이들도 있는 만큼 우리는 잃을 게 없다는 자세로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성용의 말은 모든 태극전사들의 심정을 대변하는 것이다. 국내팬들도 마찬가지다. 더이상 한국 축구에 실망하지 않는다. 점점 강해지는 한국 축구의 저력에 놀라는 모습이다.

조별리그 때만 해도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약체라고 평가받는 팀에도 쩔쩔매던 한국 축구를 불안하게 바라봤다. 조별리그에서 한골씩만 넣는 결정력 부족도 아쉬웠다. 수비도 종종 뚫렸다. 한국 축구 대표팀을 이끄는 울리 슈틸리케 감독조차 승리의 기쁨보다 좋지 않은 경기 내용에 실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조별리그를 통과한 한국 축구는 달라졌다. 8강전과 4강전에서 2골씩을 터뜨렸다. 조별리그에서 만났던 팀보다 강한 우즈베키스탄과 이라크를 시원하게 무너뜨렸다.

무너질 듯 무너지지 않는 수비도 흥미롭다. 한국 축구는 조별리그와 8강, 4강을 치르는 동안 한골도 허용하지 않았다. 무실점 행진이다. 때때로 수비 조직력이 흔들렸지만, 최후 방어선을 지켰다.

이제 한국 축구를 놓고 ‘위닝 멘털리티(winning mentality·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무장한 팀이라는 말이 나온다. 태극전사들의 정신력이 뛰어나다는 의미다. ‘원팀’이라는 표현도 등장한다. 선수들의 투지와 희생정신이 하나의 팀을 만들고 있다는 뜻이다.

태극전사들은 이미 호주를 상대로 강한 정신력을 보여줬다. 조별리그에서 투지를 앞세워 1-0으로 승리했다.

물론 호주와의 결승전은 쉽지 않다. 조별리그와는 다른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개최국인 호주는 홈팬들에게 승리를 선사하기 위해 총력전으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전력도 강하다. 결승에 올라오기까지 무려 12골을 기록했다. 상대를 강하게 압박하는 전술이 돋보였다.

홈팬들의 열광적인 응원도 무시할 수 없다. 개최국의 홈 이점을 의심하게 하는 심판 판정이 나올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도 있다. 한국 축구가 넘어야 할 벽이다.

한국은 기성용과 손흥민(레버쿠젠)의 활약이 관건이다. 8강전부터 컨디션을 끌어올린 손흥민의 ‘킬러 본능’이 또다시 살아난다면 달콤한 아시아 정상의 열매를 맛볼 수 있다. 손흥민에게 견제가 집중될 경우 ‘군데렐라’ 이정협(상주상무)이나 이근호(엘 자이시)에게 ‘한방’도 기다려진다. 무실점의 든든한 버팀목인 골키퍼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의 선방도 기대된다. 조진범기자 jjch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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