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핫 토픽] 노건호와 유승준이 다른 점

  • 최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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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5-29   |  발행일 2015-05-29 제22면   |  수정 2015-05-29
[미디어 핫 토픽] 노건호와 유승준이 다른 점
노건호
[미디어 핫 토픽] 노건호와 유승준이 다른 점
유승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남 노건호씨 발언의 후폭풍이 거세다. 지난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 묘역에서 열린 노 전 대통령 서거 6주기 추도식 인사말에서 노건호씨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여당을 향해 날린 직설은 이후 정치권과 여론을 강타했다.

노건호씨는 “권력으로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사과나 반성은 필요 없지만 제발 나라 생각 좀 하시라. 국가 기밀문서를 뜯어 선거판에서 읽어내고 아무 말도 없이 언론에 흘리고 나타나신 대인배” 등의 발언을 했다. 이 발언으로 인해 여당은 속을 끙끙 앓았고, 야당에서는 친노, 비노의 이견이 노출되는 등 정치권에 회오리를 불러 일으켰다.

노건호씨 발언에 대해 국민 2명 중 1명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는 지난 26일 전국의 19세 이상 성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48.7%가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적절하다’는 의견은 31.1%, ‘잘 모름’은 20.2%였다.

유승준은 지난 19일에 이어 27일에도 인터넷 방송 아프리카 TV를 통해 두 번째 심경 고백을 했다. 이날 유승준은 첫 번째 방송 이후 생긴 여러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그럼에도 유승준은 방송 후에도 싸늘한 여론의 뭇매를 맞아야 했다.

유승준에 대한 싸늘한 여론은 그의 과거 때문이다. 병역 기피 의혹에 이어 각종 언론 인터뷰에서 한 말들이 최근 방송에서 전달한 해명 내용과 다른 탓이다. 즉, ‘유승준이 여전히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많은 사람에게 강하게 남아 있는 탓이다.

유승준은 2002년 모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서류상으로 미국 사람이라 하더라도 나 자신은 한국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한국인의 긍지를 갖고 살고 있는데 제 나라에 못 들어간다는 게 당황스럽고 난감했다”며 “외람되지만, 많이 섭섭하고 억울한 생각까지 들었다”고 밝혔다.

두 사람 모두 사회에 논란을 던졌지만, 사회적 유익함에서는 극과 극이다.

노건호씨 발언은 사회에 갈등을 부추겼지만 국민에게 다시 한 번 현실을 되돌아보고 스스로의 모순에 대해 반성하게 했다. 노건호씨가 던진 갈등의 불씨는 어쩌면 사회를 더욱 건전하게 만드는 기제가 된 셈이다. 갈등이 반드시 사회에 해가 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발전의 순기능도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유승준은 개인의 모순된 내용을 억지로 전달했을 뿐 유승준을 통해 사회가 배워야 할 점은 별로 없는 듯 했다. 거짓이 거짓을 낳고 결국에는 자신도 거짓말을 하는지 모르는 정신병리적인 상황도 있음을 보여줬다.

최영호기자 cyo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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