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6기 1주년 릴레이 대담 .3] 이동희 대구시의회 의장

  • 최우석 손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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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7-02   |  발행일 2015-07-02 제5면   |  수정 2015-07-02
(대담 = 임성수 정치부장)
“대구시 견제·감독 제대로 하려면 인사권 독립·보좌관제 도입해야”
20150702
이동희 대구시의회 의장이 지난 1년간의 의정활동에 대해 설명하면서 남은 임기 1년은 대구시민들에게 더욱 가깝게 다가서겠다고 말하고 있다.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대구시의회를 이끄는 이동희 의장의 조용하지만 강한 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다.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회장직을 함께 수행하며 지방의회의 숙원이라고 할 수 있는 지방자치법 전면개정 및 정책보좌관제 도입 등을 강력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의장은 더불어 대구시의회 차원에서 주도한 ‘대구 바로알기 운동’을 범시민 운동으로 만들겠다는 계획도 함께 추진 중이다. 이 의장을 직접 만나 지난 1년간의 성과와 앞으로 남은 과제 등에 대해 들어봤다.

시민들 긍지와 자부심 느끼도록
‘대구 바로알기운동’확산시킬 것

權 시장 소통행정과 협치 바람직
市-의회, 메르스사태 대응 잘 협조
시민원탁회의 테마별 운영할 예정

기업 유치·일자리 창출 다소 미흡
선택과 집중으로 일자리 늘려야
창조경제정책 구체적 성과 아쉬워
섬유 등 기존 산업구조 고도화를

지방자치법 전면개정 공감대 넓혀
정부·국회·국민 설득 계속할 계획


-지난 1년 동안의 성과를 밝힌다면.

“짧다면 짧은 기간이지만 바쁘게 달려왔고, 그 결과 다양한 성과를 냈다고 자평한다. 먼저 ‘대구 바로알기 운동’의 추진을 들 수 있다. 흔히 대구는 볼거리가 없다고 하는데 구석구석 살펴보면 절대 그렇지 않다. 이에 시의회 차원에서 주요 관광코스 및 국책사업 현장 4차례 시티투어를 실시한 결과, 올해 초부터 대구 바로 알기 운동을 시작할 수 있었다. 특히 대구 바로 알기 운동은 시의회가 주도적으로 펼친 사업이다. 대구시의 주요정책을 시의회가 리드했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한다. 대구 시민들이 긍지와 자부심을 느끼도록 앞으로도 학계·시민단체 등과 협의해 지속적으로 대구가 자랑할 만한 콘텐츠를 찾아내고 개발하겠다. 또 입법실과 전문위원실의 통합을 추진해 의회의 전문기능을 확대하고 의원들의 역량을 끌어올린 것도 성과다. 축제 선진화, 지방공기업 인사청문회 등을 2015년도 중점추진사항으로 정하고 주기적으로 점검한 점도 보람을 느낀다.”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회장으로 지방자치법 전면개정을 추진하고 있는데.

“올해로 지방의회가 부활한 지 24년이 된다. 하지만 제대로 된 견제나 감독기능을 수행했다고 보기는 힘들다. 제도적으로 ‘지방자치법’에 꽁꽁 묶여 지역 실정에 맞는 조례 하나 마음대로 만들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의 회장이 된 뒤 협의회 산하에 지방자치법개정특위를 구성했다. 또 4차례에 걸쳐 전국 권역별 토론회도 개최했다. 이 과정에서 청와대와 행정자치부, 국회 등을 방문해 지방자치 발전을 위한 제도개선을 촉구하기도 했다. 지금은 어느 정도 지방자치법 개정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본다. 그 결과물로 3일 광주에서 열리는 회의에서 최종안을 결정, 조례 제정권·의회인사권 독립·광역의원 정책 지원 전문 인력 등을 중앙정부와 국회에 적극적으로 요구할 방침이다. 24년 동안 손대지 않았던 지방자치법 전면개정을 추진한 데 대해 정말 큰 자부심을 느낀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지방자치법 개정이 이뤄질 때까지 꾸준히 노력할 생각이다.”



-아쉬운 점은 없나.

“아직까지도 의회와 집행부의 관계에서 ‘약 의회’ ‘강 집행부’의 행태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의회가 일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의회의 인사권 독립, 광역의원 보좌관 제도 등이 도입돼야 한다. 하지만 중앙정부는 이를 받아들일 생각이 없고 시민들은 이를 광역의회의 ‘제 밥그릇 챙기기’로 이해하는 경향이 많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광역의원들이 자신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것이 아니다. 대구를 예로 들어보자. 대구시의 한 해 예산은 8조9천억여원에 달하고 이를 적재적소에 쓰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시의원 30여명이 모든 일을 하다보니 겉핥기식 예산 심사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조례제정과 같은 시의회 본연의 임무도 시의원들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게 현실이다. 전문가들로 구성된 보좌관제도가 절실한 이유다. 더불어 의회사무처의 인사독립권도 반드시 필요하다. 지금 공무원들의 모든 인사권은 시장에게 있고 몸만 여기 와 있기 때문에 시장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따라서 광역의회를 위해 근무하고, 집행부에서 자유로운 의회직 공무원 선발이 반드시 필요하다.”



-1년 동안 지켜본 권영진 시장은.

“대구로 봤을 때 권영진 시장이 취임 1년 동안 시민소통은 다른 어느 때보다 잘하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시민원탁회의 등 시민과 함께하는 소통·협치의 시정을 강조한 결과라고 본다. 더불어 시민의 생생한 목소리를 현장에서 듣고 해결하는 권 시장의 자세도 바람직하다. 하지만 가시적으로 시민들에게 피부로 와닿는 기업유치, 일자리창출 등의 구체적인 로드맵은 부족하다고 본다. 시가 추진하는 창조경제 정책도 열심히 하는 것에 비해 아직 구체적 성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 첨단 산업에만 너무 치중하지 말고 섬유 등 기존 산업 구조도 고도화해야 한다. 또 선택과 집중으로 일자리를 많이 늘리는 방향으로 경제 정책을 펼쳐주길 바란다. 올해는 의회 차원에서 권 시장의 지난 1년을 되돌아보고, 그동안의 추진내용을 점검할 생각이다.”



-권 시장과의 마찰설도 나온다.

“권영진 시장과 내가 마찰했다 하면 지난 ‘2015 대구경북 세계물포럼’에서 자격루가 붕괴됐을 때 시의회 차원에서 권 시장에게 사과를 요구한 것에 대해 말하는 것 같다. 하지만 이는 마찰이라기보다는 당연한 요구였다. 물포럼이 국제행사이긴 하지만 행사가 대구에서 열렸기 때문이다. 이에 권 시장도 이를 적극 수용해 사과했다. 마찰로 볼 일은 아니다. 다른 사안에 있어서도 시의회와 집행부의 생각이 다를 수는 있지만 권 시장과 대화를 해 잘 풀어나가고 있다. 최근 대구에서 발생한 메르스 환자에 대한 대처도 권 시장과 시의회의 협력이 빛난 사안이다. 당시 회기 중이었지만 메르스 환자가 발생해 이례적으로 시정질문을 오후 2시에 시작했고 2시간 만에 끝냈다. 내가 한 첫 발언도 ‘시장은 언제든지 전화를 받아도 된다’였다. 보고 역시 서면으로 대체했다. 최근 집행부에서는 의회의 대처에 대해 고마움을 표현한 바 있다. 권 시장과 마찰은 전혀 없으며, 함께 대구발전을 이끌어가는 동반자라고 생각한다.”



-남은 의장 임기 1년 동안의 목표는.

“지난 1년 동안 시작한 각종 사업을 정착시키는 데 주력하고 싶다. 앞서 말씀드린 대구 바로 알기 운동을 범시민운동으로 정착시키고 싶다. 우리의 자랑스러운 역사인 국채보상운동과 2·28민주운동 등에서 알 수 있듯 대구는 우리나라의 정신을 이끌어 온 곳이다. 이러한 대구에서 새로운 형태의 범시민운동을 시작하는 것은 의미있고 획기적인 일이 될 것이다. 또 올해 안에는 시의회를 주체로 하는 시민원탁회의를 개최할 생각이다. 시민원탁회의는 노인, 보육, 청소년, 교육 등의 소위원회를 만들어 테마별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결국 시민들에게 다가서기 위한 것이다. 10여년 동안 시의원을 하며 가장 안타까웠던 게 시민들이 의회가 뭐하는 곳인지 모르겠다고 말씀하실 때다. 저희들도 노력할 테니 시민들도 의회를 가깝게 봐주시기를 바란다. 의회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은 인터넷으로 생중계되고 인터넷으로 검색하면 의원들이 하는 모든 일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관심을 가져주시면 의원들도 더욱 열심히 할 수 있다.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회장의 역할인 지방자치법 전면개정도 큰 과제다. 3일에 채택되는 안을 바탕으로 정부와 국회, 또 국민을 설득해나가야 한다. 대구, 그리고 나아가서는 국가의 발전을 위한 최우선 과제인 진정한 지방자치의 정착에 밀알이 되겠다.”
정리=최우석기자 cws0925@yeongnam.com


△대구 출생(1953년) △영남대학교 대학원 도시공학과 공학박사(2011년) △한나라당 대구시당 부위원장(2005년) △대구과학대학 겸임교수(2005~2007년) △대경GSM 부설 기술연구소장(2007~현재) △대구시의회 4·5·6·7대(4선) 의원(2005~현재) △제6대 대구시의회 전반기 부의장(2010~2011) △제7대 대구시의회 전반기 의장(2014~현재) △제14대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전반기 회장(2014~현재)


◆ 李 의장은

△가족관계- 부인 이경자씨(56)와 1남 2녀

△좌우명-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모든 것은 오로지 마음이 지어내는 것

△존경하는 인물-이순신

△감명 깊게 읽은 책-토지(박경리)

△닉네임-영국신사, 독일병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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