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창업 성공학 개론 .5] <끝> 김현주 IT여성기업인협회장

  • 구경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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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11-19   |  발행일 2015-11-19 제7면   |  수정 2015-11-19
“누구나 서는 줄엔 설 필요 없어…여성의 사회진출 ‘투자’로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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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와 컨퍼런스에서 기조 연설을 하고 있는 김현주 IT여성기업인협회장.

“2~3년전부터 우리나라에서도 여성창업 붐이 일기 시작했어요. 이 분야에서 곧 크게 성공한 여성인재가 출현할 것이라 봅니다. 지역 여성 인재뿐만 아니라 청년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그 누구도 아닌 자신만의 길을 걸으라는 것입니다. 누구나 몰려가는 줄에 설 필요는 없어요. 다른 사람들이 뭐라 비웃든 간에 자신만의 걸음으로 자신만의 길을 가세요.” 영남일보는 지난 10일 서울 종로에서 IT여성기업인협회 김현주 회장을 만났다. IT여성기업인협회는 IT분야 여성 중소·벤처기업 창업과 여성 취업을 북돋우기 위해 2001년 창립됐다. 대구에서 ‘산들정보통신’이란 IT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김현주 회장은 지역 청년들을 향해 ‘꿈꾸는 청춘’이 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 미래는 꿈꾸는 자에게 열린다

김 회장은 ‘어린 왕자’로 유명한 프랑스 소설가 생텍쥐페리의 말을 인용하며 “배를 만들고 싶다면 먼저 사람들에게 저 넓고 끝없는 바다에 대한 동경심을 불어넣어 줘야 한다”며 “동경심은 희망이고, 망망대해를 거침없이 항해하는 배를 만들 수 있는 힘은 ‘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항구에 정박해 있는 배는 안전하다. 하지만 정박만 해 있는 배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청년들은 어떤 문제가 닥치더라도 이에 맞서고 도전하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꿈꾸는 청년에게 미래가 있다”고 강조했다.


페북 최고운영책임자인 셰릴 샌드버그
구글 초창기 성장속도만 보고 입사 결정
청년들, 미래 위해 도전하는 용기 가져야

고학력여성 경력단절 국가경쟁력 저하
경제참가율 男수준일 땐 GDP 1% 상승
공무원연금 등 사회갈등 해소에도 기여


그는 또 페이스북의 최고운영책임자(COO)인 셰릴 샌드버그(Sheryl Sandberg)를 언급하며 “미국 재무부에서 일했던 셰릴 샌드버그는 2001년 당시 스타트업 기업에 불과했던 구글에 입사한다. 그가 보는 직업의 선택기준은 ‘안정성’이 아니라 ‘성장속도’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여성을 위한 자기계발서 ‘린인(LEAN IN)’의 저자로 잘 알려진 셰릴 샌드버그는 구글에서 온라인 판매 부회장을 거쳐 2008년부터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로 활동하고 있다.

김 회장은 “셰릴 샌드버그는 ‘구글은 분명 규모가 작고 체계가 없었지만 자기 마음 깊이 믿고 추구하는 사명을 실은 로켓 같았다’고 평가했다”며 “내가 셰릴 샌드버그를 좋아하는 이유는 미래를 위해 도전하는 용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도전엔 대가가 따른다. 조윤선 전 여성가족부 장관은 6년 동안 사법고시를 준비하면서 대인기피증에 걸렸었고, 강윤선 준오헤어 대표는 손님에게 멱살잡이를 당하며 보조 미용사 시절을 버텼다. 김 에장 역시 사업초기 비수도권 기업의 여성 CEO란 이유로 갖은 어려움을 겪었다.

◆ 여성의 사회진출, 지원의 대상 아닌 투자로 봐야

그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사회에서 성공한 여성이 점점 늘고 있다. 여성들의 지위는 앞으로 계속 좋아질 것”이라며 “하지만 개선돼야 할 부분이 여전히 많다. 특히 고학력 여성의 경력 단절 문제는 우리 사회를 저출산·고령화 사회로 내몰 것”이라고 경고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4년 여학생의 대학진학률은 74.6%로 남학생(67.6%)보다 높지만,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51.3%로 남성(71.4%)보다 현저히 낮다. 임신·출산·육아가 가장 큰 원인이다. 이 때문에 많은 여성이 일을 하기 위해 아예 출산·육아를 포기하고 있다.

고학력 여성의 경력단절은 국가 경쟁력 저하로 이어진다. 김 회장은 “이제 여성의 사회 진출은 ‘지원’의 대상이 아닌 ‘투자’의 시각으로 봐야 한다”며 “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남성수준으로 진입할 경우 GDP가 1% 상승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학력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면 국가 경쟁력도 향상돼 경제 성장을 이끌어 낼 것”이라며 “경제성장으로 사회 전체의 파이가 커지면 공무원 연금, 무상 복지, 노동 개혁 등에서 드러난 사회 갈등의 상당 부분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 회장은 시간적·지역적 한계가 없는 IT산업이야말로 지역발전을 위해서 가장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울시는 ‘공유도시 서울’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하고 있다”며 “이른바 ICBM(Internet of Things, Cloud Computing, Big Data, Mobile)이라 불리는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모바일이 서로 연결되고 융합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세상이 도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러한 변화는 앞으로 일자리 창출의 핵심 동력이 되는 것은 물론 사람들의 직업관과 삶의 방식까지 바꾸게 될 것이다. 대구시와 경북도 역시 이에 대한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 회장은 창간 70주년을 맞은 영남일보에 대해선 “이제 언론·미디어 업계도 변하지 않으면 생존하기 힘든 시대가 됐다”며 “이러한 때에 전국 신문 최초로 스토리텔링연구원을 설립해 지역의 스토리산업화를 주도하고 있는 영남일보의 노력에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나아가 스토리텔링으로 한류문화 콘텐츠를 개발해 SNS 활용을 통한 배포로까지 이어진다면 영남일보는 최고의 미디어 서비스 기업으로 성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세상에서 많은 직업이 사라지고 있다. 하지만 더불어 새로운 직업들이 창조되고 있다. 기회의 문은 결국 꿈꾸고 도전하는 자에게 열릴 것”이라며 “우리 협회도 창업을 꿈꾸는 여성이 행복하게 기업을 운영할 수 있고, 여성 취·창업이 활발한 사회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구경모기자 chosim34@yeongnam.com

김현주 회장은 △경북대 경영대학원 석사 △영남대 경영대학원 박사 수료 △서울대 경영대학원 글로벌 리더과정 이수 △뉴욕대 비즈니스 스쿨 수료 △IT여성기업인협회 회장 △산들정보통신<주> 대표이사 △정보통신전략위원회 위원(국무총리실) △전자부품연구원(KETI) 비상임이사 △미래창조과학부 미래준비위원회 위원 △산업현장의 여성 R&D(연구개발)인력 확충 홍보대사 △2014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 유공자 대통령 표창 △2011년 지식경제부 IT Innovation 대상 국무총리 표창 △2008년 대구경북 모범중소기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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