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금융 ‘3대 변곡점’ 다음주 결론…투자방향 다시 살펴라

  • 박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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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11-28   |  발행일 2015-11-28 제11면   |  수정 2015-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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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는 세계 금융시장의 분수령이 되는 결정적 한 주다. 국제금융시장의 운명을 좌우할 중요한 일정이 줄줄이 예고돼 있어서다. 이에 금융투자자들은 이 결정에 따라 달라질 투자상품과 주식 수혜주 찾기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1. 위안화 SDR편입

편입後 위안화 가치 “강세”“약세” 전문가 의견도 엇갈려
“한국기업의 수출에 도움” VS “자본유입보다 유출 더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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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C에 따르면 먼저 다음주 월요일인 30일에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위안화에 기축통화의 지위를 부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IMF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위안화의 IMF의 특별인출권(SDR) 통화바스켓 편입 여부를 결정한다. SDR은 IMF 회원국이 외환위기시 IMF로부터 자금을 인출할 때 쓰는 일종의 기준통화다.

위안화가 SDR에 편입되면 앞으로 세계경제에서 위안화와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는 결과를 낳게 된다.

위안화의 SDR 통화 바스켓 편입이 힘을 얻으면서 국내 금융시장과 증시도 향후 영향을 점검하느라 분주하다.

일단 시장 전문가들은 위안화가 SDR에 편입되더라도 국내 증시에 단기적으로 미칠 영향은 그리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김진명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SDR 총 발행량은 지난해 말 기준 1천409억달러(한화 약 161조3천800억원)에 불과해 약 11조달러로 추정되는 전 세계 외환보유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초반 수준"이라면서 “SDR의 특성상 실물거래에 사용되는 통화라기보다는 개념상의 가상화폐이므로 위안화의 SDR 편입으로 당장 큰 변화가 발생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위안화와 중국 경제의 안정으로 신흥국 리스크가 낮아질 것이라는 기대와 한국시장에서 자본이 유출될 것이라는 우려가 공존하는 모양새다.

SDR 편입으로 위안화 위상이 높아지면 중국 경기에 호재가 돼 우리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김유겸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위안화의 통화가치가 안정되면 강력한 유동성 공급을 통한 적극적인 경기부양이 가능해진다"며 “중국발 리스크가 크게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위안화 수요가 원화를 대체할 경우 국내 주식과 채권, 원화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주식시장에서는 수혜주를 골라내려는 셈을 하느라 바쁘다.

중국 위안화가 SDR에 편입되면 이후 위안화가 강세를 보일지, 약세를 보일지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위안화가 강세를 보일 경우 해외 자금의 중국 유입으로 내수가 호전돼 중국에 수출하는 국내 기업이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위안화 강세시 중국 관광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여행업과 카지노업 등에도 긍정적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만 위안화가 예상처럼 강세로 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는데 이는 위안화 자산 수요 확대로 인한 자본유입보다 시장 개방에 따른 자본 유출 강도가 더 클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위안화가 SDR에 편입되더라도 약세 압력이 커질 것이다. 자본 유출로 위안화 약세가 지속되면 중국 통화당국은 또다시 지급준비율 인하 카드를 꺼내게 될 것이다. 위안화 약세, 지준율 인하 국면에서 중국 관련주에 대한 전략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면서 “중국 관련 비즈니스가 확대되고 있는 제일기획, 오리온, 코웨이, CJ대한통운, CJ CGV 등 중국 서비스와 소비 관련 종목이 여전히 유망하다”고 밝혔다.


2. 美 금리인상에 영향 ‘고용지표’발표

시장선 인상 기정사실화…국내 달러예금상품에 관심고조
달러 환매조건부채권·뱅크론 펀드 등도 투자 적격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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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4일 발표되는 미국의 11월 고용지표는 다음주의 하이라이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다음달 15∼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인상 재개 여부를 숙고할 때 참고할 마지막 지표이기 때문이다.

재닛 옐런 미 연준 의장은 다음달 2일 워싱턴 이코노믹 클럽에서 연설을 한 뒤 3일에는 합동 국가경제위원회에 참석해 증언을 한다.

옐런 의장은 이 때 12월에 금리인상을 하겠다는 연준의 메시지를 명확히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실상 연준은 다음달 15∼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장도 미국의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은행들은 대출금리를 슬금슬금 올리고 있다. 10월 코픽스금리(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 역할)는 연 1.54%에서 1.57%로 0.3%포인트 상승했다. 최근 달러화 가치도 유로화, 엔화 등 다른 주요 통화에 비해 꾸준히 상승하며 유망한 투자처로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달러화 관련 금융상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달러강세시 투자 유망 상품이 은행의 달러 예금이다.

달러 예금은 원화를 달러로 환전해 적립했다가 출금하거나 만기가 됐을 때 원화로 받는 금융상품이다. 금리는 1%에 미치지 않을 만큼 낮은 수준이지만, 달러 가격이 오르면 환차익을 얻을 수 있다. 환차익에는 세금도 붙지 않는다.

실제로 최근 한 달 사이에만 시중은행의 달러화 예금이 10억달러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우리·IBK기업·NH농협은행의 개인 달러 예금 잔액은 10월 말 기준으로 41억9천300만달러로, 작년 12월말(32억7천700만달러)보다 9억1천600만달러 증가했다. 초저금리 시대 사실상 이자 수익을 기대할 수 없게 되자 환차익이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는 달러 예금으로 개인들의 자금이 몰리는 것이다.

달러환매조건부채권(RP), 달러주가연계증권(ELS) 등도 미국 금리 인상기 투자 적격 상품으로 지목된다.

또한 뱅크론 펀드도 미국의 금리인상과 맞물려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뱅크론 펀드는 투자등급 미만에 속하는 기업들이 금융기관을 통해 조달하는 대출 채권인 뱅크론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뱅크론은 미국이나 유럽의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S&P 기준 BBB- 이하)에 자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변동금리형 선순위 담보대출이다. 신용 등급이 낮은 기업의 채권이라는 점에서 하이일드 채권과 유사하지만, 담보를 확보해 일반 채권보다 선순위인 데다 금리가 오를 때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3. 유럽중앙은행 추가 양적완화

채권매입규모 600억 유로서 최대 900억 규모로 확대 고심
美와는 정반대로 금리도 추가하향 검토 “통화정책 양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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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3일에는 유럽중앙은행(ECB)이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추가 양적완화 여부를 결정한다.

지난 3월부터 1조1천억유로 규모의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시행중인 ECB는 한 달에 600억유로인 채권매입규모를 800억∼900억유로로 확대하고, 매입대상을 국채에서 자산유동화증권 등으로 늘리고 현재 -0.2%인 예치금리를 0.1%포인트 추가로 하향조정하는 등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

이는 금리인상 재개를 고려중인 미국 연준과는 정반대 방향으로, 전세계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양극화는 재차 금융시장을 들썩이게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음주에는 국제유가 이슈도 크게 부각될 전망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내달 4일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회의를 연다. 공급을 줄이지 않고 시장에서 석유가격이 결정되도록 하겠다는 석유수출국들의 기본 정책은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베네수엘라나 이란 등 일부 국가들은 공급을 줄이자는 반론을 내놓을 전망이다.

마크 챈들러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먼 외환투자전략부문 대표는 “다음주는 금융시장에 있어 올해를 통틀어 가장 중요한 한 주가 될 것”이라며 “위안화의 SDR 편입비율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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