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됐다' 중국서 온 아버지의 카톡…4시간만에 구출

  • 입력 2016-02-04 00:00  |  수정 2016-02-04
112 신고→외교통상부→中 한국 영사관→中 공안 신속 공조
"해외범죄 피해도 한국 경찰 신고하면 도움받을 수 있어"

 '납치돼 감금됐다.'


 서울에 있던 A(34)씨는 지난달 26일 오후 7시(이하 한국시간)께 아버지(64)로부터 온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고 처음엔 장난이라고 생각했다.


 누군가 아버지의 스마트폰으로 장난을 치거나 보이스피싱이 아닐까 했지만 대화를 계속 나누다 보니 아버지가 확실했다.


 아버지는 "온몸에 문신한 중국 깡패에게 납치돼 어딘가 아파트로 끌려왔다"고 했다.


 문제는 A씨의 아버지가 한국이 아닌 중국에 있었다는 점이다. A씨의 아버지는 10여년 전 중국 베이징으로 이주해 무역업을 하고 있었다.
 다급해진 A씨는 어디에서 도움을 받아야 할지 몰랐다. 일단 머리에 떠오르는 대로 112를 눌러 경찰에 신고했다.


 이 신고는 서울 양천경찰서로 연결됐고, 경찰은 즉시 출동해 A씨에게 아버지 정보를 수집했다.


 납치되고서도 카카오톡 메신저를 사용할 수 있었던 건 A씨의 아버지가 기지를 발휘했기 때문이었다.


 평소 사업 때문에 스마트폰을 두 대 사용했는데 납치범들이 외부로 연락하지 못하도록 스마트폰을 빼앗으려 할 때 한 대만 내놓은 것이다.


 아버지가 납치된 이유는 사업 갈등 탓이었다.


 최근 만나 동업을 하게 된 중국동포 부부와 식사를 하고는 인근에서 차를 한 잔 더 마시자는 제안에 응해 자동차에 탄 것이 실수였다.


 이들은 험상 궂은 깡패를 대동해 전기충격기로 위협하며 아버지를 인적이 드문 아파트 공사장으로 납치해 감금했다.


 그러면서 "동업으로 본 손해와 이자를 더해 30만위안(약 5천400만원)을 내놓지 않으면 죽이겠다"고 위협했다고 한다.


 경찰은 카카오톡 대화를 통해 감금 예상 위치와 아버지의 거주지 등을 파악하고서 이러한 정보를 외교통상부 재외국민보호과를 통해 중국 현지 영사관으로 넘겼다.

 

 한국 영사관은 다시 중국 공안에 신고했고, 중국 공안은 이날 오후 11시께 아버지를 톈진 인근에서 구출했다. 한국에서 납치신고를 한 지 4시간 만이었다.


 아버지는 중국 깡패들과 몸싸움을 벌여 다소 상처를 입었지만, 큰 부상 없이 비교적 건강했다.


 A씨는 "아버지가 걱정돼 아무 일도 손에 잡히지 않았는데 구출됐다는 소식을 듣고서는 가족 모두 큰 시름을 놨다"라며 "112에 신고한 후 빠른 대응을 해줘 아버지가 무사히 구출된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해외에 체류하는 가족이 범죄 피해를 봤을 때 한국 경찰에 신고하면 외교통상부와 해당 국가 한국 영사관에 전파돼 빠른 도움을 받을 수 있어 112로 신고하면 된다"고 전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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