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시리즈 통·나·무] ‘대구 10호 착한 골목’ 서부시장 프랜차이즈 특화거리

  • 최미애 손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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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2-20   |  발행일 2016-02-20 제5면   |  수정 2016-02-20
“많은 돈 아니지만 지역사회에 도움준다고 생각하니 뿌듯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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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대구 서부시장 프랜차이즈 특화거리에서 이곳 상가 번영회 회원들이 ‘착한 골목’ 깃발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시장 상인들도 주민과 함께 더불어 살아야죠.” 대구의 10호 착한 골목인 서부시장 프랜차이즈 특화거리 상인들의 나눔에 대한 생각이다. 서부시장 프랜차이즈 특화거리는 처음 문을 연 지 7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착한 골목으로 가입했다. 착한 골목은 매출액의 일부를 매월 정기적으로 기부하는 착한 가게들이 골목을 이뤄 단체로 가입할 경우 선정된다. 대구에선 2013년 중구 동인동 찜갈비 골목이 1호로 가입했다. 이후 안지랑 곱창골목, 평화시장 닭똥집골목, 종로 맛집 골목, 달성군 논메기 매운탕 마을, 가창 찐빵골목 등 착한 골목 가입 행렬이 이어졌다. 지난 4일 대구 서구 비산동 서부시장 프랜차이즈 특화거리에서 이곳 상인들을 만나 착한 골목에 가입한 이유, 앞으로 계획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시민들의 성원에 보답하고 싶어 착한 골목에 동참

서부시장 프랜차이즈 특화거리는 생겨난 지 1년도 안된 신생 골목이다. 1972년 문을 연 서부시장은 서문시장, 칠성시장과 함께 대구의 3대 시장으로 꼽힐 정도로 한때 전성기를 누렸다. 이때만 해도 서부시장에는 500여개의 점포가 입점해 있었다. 대형 마트, 백화점이 생겨나면서 이 일대 상권은 침체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2013년부터 대구시와 서구청은 서부시장 활성화 연구용역을 실시, 프랜차이즈 특화거리 조성을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2014년 6월 입주업체와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면서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지난해 5월 지역 프랜차이즈 음식점이 주축이 된 서부시장 프랜차이즈 특화거리가 탄생했다.

 

양금석 번영회장 제안으로 시작
조성 7개월만에‘착한 골목’가입
침체상권 시민 발길에 점차 활기
26개 점포 매달 1만∼2만원 동참
서구지역 어려운 이웃 위해 쓰여
특화거리 확장되면 기부 더 늘듯


서부시장 프랜차이즈 특화거리의 착한 골목 가입은 양금석 서부시장 프랜차이즈 특화거리 번영회장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프랜차이즈 특화거리에 시민, 외국인의 발걸음이 이어지면서 점차 활기를 되찾기 시작했는데 지역 사회에 환원하고 싶다는 상인들의 의견이 모아졌던 것. 착한 가게로 기부를 해본 적이 있던 양 회장이 아이디어를 냈다.

양 회장은 2003년 처음으로 외식사업을 시작했는데 이때쯤부터 독거 노인을 위한 봉사활동을 했다. 당시 매출 일부를 기부하면서 처음으로 착한 가게에 대해서 알게 됐다.

그는 “순천에서 태어났지만 26년 전부터 대구에 와서 사업을 하고 있으니까 대구도 고향이나 마찬가지”라며 “기부뿐만 아니라 상인들과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연탄을 배달하고, 어르신들을 위한 식사도 무료로 제공하는 등 지역 사회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것이 우리 상인들의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 고액기부자 못지않은 뿌듯함

서부시장 프랜차이즈 특화거리 가게들은 아너소사이어티(1억원 이상 고액기부자 모임) 회원처럼 거액을 기부하는 것은 아니다. 기부금은 한 달에 점포별로 1만~2만원 정도다. 하지만 기부에 참여하는 26명의 상인은 고액 기부자 못지않은 뿌듯함을 느끼고 있다. 기부금이 서구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이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 특화거리에 위치한 카페 주인 전재수씨(49)는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이왕이면 남들을 위한 봉사를 하고 싶다는 생각에 선뜻 동참했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전집을 운영하는 권현민씨(46)도 같은 생각이다. 권씨는 “한달에 1만5천원을 기부하고 있는데, 금액은 크지 않지만 기분은 좋다”며 “초등학생인 아들이 가게에 붙어있는 착한 가게 현판을 보더니 ‘아빠가 이런 것도 하냐’고 물어봤는데, 뿌듯함을 느꼈다”며 웃었다.

프랜차이즈 특화거리의 나눔 규모는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구청에서 프랜차이즈 특화거리를 지금의 2배로 확장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기 때문이다.

양 회장은 “확장사업이 끝나면 입점하게 될 점포도 기부에 동참하도록 할 계획”이라며 “하루이틀 장사할 것도 아니고 앞으로 지역민들에게 저렴한 가격과 편안한 분위기로 음식을 제공하면서 지역 사회에 도움도 되고 싶다”고 말했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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