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락의 풍수로 본 명당] 의성사촌리 안동김씨 종택의 터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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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4-15   |  발행일 2016-04-15 제43면   |  수정 2016-04-19
20160415

의성군 점곡면 사촌리의 입향조는 안동김씨의 김사첨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입향조는 마을입지를 선정할 때 풍수사상을 적용하여 터 잡이를 하였다고 본다. 이것이 600여년이란 오랜 세월 동안 현존하고 있는 것은 지속적으로 명당의 지기를 받고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사촌마을의 입지는 풍수지리적으로 과연 어떠한 명당의 기를 갖고 있을까.

명당의 지기를 받는 곳은 주산의 용맥이 입수하여 혈장을 이룬 곳이어야 한다. 사촌리는 낙동정맥-보현지맥-생해봉을 이루면서 행룡하다가 산진처를 이룬 곳을 의지한다. 그리고 주산에서 뻗어내린 세 가닥의 용맥 중에서 중심룡맥이 종택 터로 이어져 머문 것으로 나타나는데, 이러한 터는 주산의 지기를 제대로 받는 혈처를 말한다. 더구나 종택이 의지하고 있는 현무봉은 단아한 문필봉을 이루고 있으며 종택과 마주하는 안산도 문필봉을 이루고 있다. 이곳 후손이 이러한 지기를 받고 태어나 입신양명을 이룰 수 있었다.

용맥은 물을 얻어야 음양의 조화를 이루어 생기가 머무는 공간을 형성한다. 득수는 내수가 우선이고 외수는 다음이다. 여기서 내수는 주산에서 발원한 계류수가 물길을 이루어 중명당을 적시면서 흐르거나 마을 앞에 지당을 이룬 것이다. 그리고 외수는 중명당을 궁수형태를 이루면서 감싸듯이 서서히 흘러내려야 생기를 오래도록 머물게 하는 길수가 된다. 이때 흐르는 외수는 내수와 만나 합수처를 이루어야 중명당의 지기가 지속적으로 머물면서 생기를 생성하게 된다.

이곳은 내수인 사촌천이 마을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면서 중명당을 서서히 적시면서 흐르고 있다. 그리고 외수인 미천이 중명당을 궁수형태로 감싸면서 좌입우출로 흐르고 있는데 두물길은 마을의 중심부에서 서로 만나 합수처를 이루고 있다. 즉 마을의 중명당이 지금까지도 경제공간을 이루면서 존속한다는 것은 이러한 생기를 지속적으로 받고 있다는 뜻이다.

마을의 기가 빠져나가는 허한 곳은 비보가 이루어져야 한다. 사촌리는 주산을 의지하고 있지만 좌청룡·우백호가 발달하지 않아 마을과 중명당을 감싸주지 않는 형국이다.

이러한 마을 입지는 좌우가 허함으로써 마을에 머무는 생기는 바람에 의해 흩어지거나 빠져나갈 수 있게 된다. 따라서 마을 우측에는 남북으로 내수가 흐르는 공간을 따라 방풍림을 조성해 놓았는데, 비보를 한 것이다.

하지만 청룡도 허하기는 마찬가진데도 불구하고 백호쪽을 택한 것은 두 가지를 비보하고자 한 것을 알 수 있다. 즉 서풍도 막고 물길에 의해 형성된 바람길도 막는다는 의미다.

결론적으로 당시 입향조는 마을입지 선정시 중심룡맥이 입수하여 혈장을 이룬 곳, 내수와 외수가 합수처를 이루어 경제공간인 중명당의 생기가 지속적으로 머물 수 있는 곳, 그리고 마을의 기가 오래 보존될 수 있도록 허한 곳을 방향성에 따라 비보하여 명당의 기가 오래도록 머물 수 있는 곳으로 터 잡이를 한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안산 밑으로 상주~영덕 간 고속도로가 건설되면서 마을을 향해 안산의 지기를 조응·반사할 수 있는 역량이 예전보다는 떨어지게 된다. 향후 개발이란 명분하에 더 이상 훼손되지 않기를 바란다.

문화재청 문화재 전문위원/국풍환경설계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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