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수성구 만촌동 전선재씨 주 1회 지하철역서 연주 봉사도

  • 글·사진=문순덕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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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5-18   |  발행일 2016-05-18 제13면   |  수정 2016-05-18
“37년째 일기 쓰면서 계획 세우고 실천” 67세에 연주가 못지않은 색소폰 실력
대구시 수성구 만촌동 전선재씨 주 1회 지하철역서 연주 봉사도
37년 동안 일기를 쓰고 있는 전선재씨가 그동안 써 온 일기장을 펼쳐 보이고 있다.

젊은이 못지않은 열정과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생활하는 사람들을 이야기할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곧잘 쓴다. 37년 동안 일기를 쓰고 있는 전선재씨(67·대구시 수성구 만촌동)의 삶이 이와 비슷하다.

전씨는 군인으로 32년7개월을 근무하다 2002년 육군 대령으로 예편했다. 그는 37년 동안 쓴 50여권의 일기장이 삶의 원동력이라고 표현한다. 지나온 세월을 뒤돌아보면서 자신을 반성하고, 삶의 지표를 설정한 것이 자신에게 충실하게 된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인생을 허투루 보내지 않고 알차게 살기 위해 시간을 아껴가며 아름다운 인생을 설계하며 살아왔다고 자부한다. 자녀들도 아버지를 본받아 모두 일기를 쓰고 있다.

전씨가 일기를 쓰게 된 동기는 30여년 전 상관으로 모신 지휘관이 일기를 쓴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과 감동을 동시에 받았기 때문이다. 그 지휘관이 자신이 모시는 분의 취미와 좋아하는 음식, 일상 중에서 기억해야 할 것을 꼼꼼히 적는다는 것을 전해 듣고 바로 실천에 옮겼다.

그는 군인으로 살아온 삶에 대해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있으며 다시 태어나도 군인의 길을 선택하겠다고 했다. 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문득 미국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가지 않는 길’이 떠올랐다. 마지막에 후회하지 않는 삶이 되기 위해 현재 충실한 삶을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의 삶은 일기를 쓰면서 많은 변화가 생겼다. 일기를 쓰면서부터는 그날 해야 할 일과 일주일, 한 달, 일 년 계획을 작성해 그 계획들을 실천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설정하고 노력했다. 취미로 배운 색소폰이 연주가 못지않은 실력이 된 것은 이런 노력의 결과다.

그는 ‘레일 아트 동우회’를 만들어 매주 화요일 오후 6시30분부터 2시간 동안 경대병원 지하철역에서 오가는 사람들에게 음악을 들려주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그의 색소폰 연주가 삶에 지친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기를 빌어본다.

글·사진=문순덕 시민기자 msd561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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