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택, 중국 떠났다"…사실상 사퇴 수순 돌입

  • 입력 2016-06-29 00:00  |  수정 2016-06-29
정부 관계자 "아주 망신스러운 일…어떻게 다시 들어오겠나"

 최근 돌연 휴직계를 제출한 홍기택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부총재가 이미 중국을 떠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부총재직 사퇴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도 홍 부총재의 사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부총재직을 한국인이 다시 맡을수 있도록 후임자 인선을 준비하고 있다.


 29일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홍 부총재는 AIIB 내부 휴직 신청 절차를 마치고이미 중국을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홍 부총재는 현재 중국에 없다"라며 "사실상 사퇴하는 것으로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홍 부총재가 한국에 왔는지, 혹은 제3국에 체류하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있다. 정부에서도 그의 행방을 모른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규정이 있긴 하지만 (휴직이 끝나는) 6개월 뒤에 어떻게 다시 AIIB에 복직할 수 있겠나"라며 홍 부총재의 휴직은 곧 사퇴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홍 부총재가 사퇴할 경우 후임에 다시 한국인이 AIIB 부총재직에 선임되도록 하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AIIB 출범 시 37억달러(약 4조3천400억원)의 분담금을 내고 회원국이 됐다. AIIB는 분담금 액수에 따라 부총재 5명을 두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분담금 순위가 5위인데다 역내에서는 유일한 후원국의 입장이므로 한국인 부총재 몫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관계자는 "(홍 부총재 선임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AIIB 총재를 만나줄 정도로 우리도 부총재 선임에 굉장히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앞으로 후임자를 뽑는 것도 어차피 정치 과정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에서도 홍 부총재와 관련 사안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홍 부총재의 휴직 논란은 "아주 망신스러운 일"이라고 우려했다.
 국제기구의 중요 직책을 장기간 공석으로 두는 것은 전례가 없다는 점에서 사실상 홍 부총재의 휴직계 제출을 사임 의사로 봐야 한다는 것이 대체적인 정관계의 의견이다.


 정부도 이 같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부총재직을 맡을 수 있는 후임자 물색에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국회 업무보고에서 "(홍 부총재가 휴직을 하게 되면) 후임자를 새로 뽑는다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 부총재 후임을 다시 맡도록 노력해야 한다"라며 이런 관측에 힘을 실었다.


 다만 유 부총리는 "홍 부총리가 휴직한다는 것은 아니고 휴직하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들었다. 휴직 여부를 어떻게 처리할지는 전적으로 AIIB가 정해야 한다"라며 여지를 남겼다.


 이와 관련해서는 AIIB가 홍 부총재의 휴직계가 수리됐다고 확인해줬다.


 AIIB 미디어 담당관은 이날 연합뉴스의 질의에 대해 "홍기택 부총재가 최근 개인적인 이유로 진리췬(金立群) 총재에게 6개월간 휴직하겠다며 휴직계를 제출했다"면서 "진 총재가 검토 끝에 이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담당관은 그러나 그의 거취와 후임 인선 절차 등을 묻는 나머지 내용에 대해서는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정부가 AIIB 출범 과정에서 지분 확보와 고위직 진출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온데다,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신인도 문제도 결부된 만큼 홍 부총재가 쉽게 자리에서 내려오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홍 부총재의 휴직은 최근 대우조선해양 지원 방안이 논의된 청와대 '서별관회의'와 관련한 언론 인터뷰로 파문을 일으킨 데 이어 대우조선의 대규모 분식회계에 대한 감사원 감사결과가 나오며 책임론이 불거진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홍 부총재는 지난 25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AIIB 출범 이후 첫 연차총회에도 불참하면서 그 배경을 놓고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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