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 총기제작 영상·도면 수두룩

  • 양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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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10-21 07:13  |  수정 2016-10-21 07:13  |  발행일 2016-10-21 제2면
■ 한국, 총기안전지대 아니다
접근 쉬운데 단속 손놓고 있어
조회수 수백만건 게시물도 많아
“서울 총격사건 모방범죄 우려”
인터넷에 총기제작 영상·도면 수두룩
유튜브 검색창에 ‘make gun’을 입력했을 때 나타나는 사제 총기 제작 관련 동영상 리스트(왼쪽)와 직접 제작한 사제 총기를 시험 발사하고 있는 모습. <유튜브 캡처>

지난 19일 서울 도심에서 도주하던 피의자가 쏜 사제 총에 경찰관이 숨진 사건과 관련해 사제 총기에 대한 당국의 부실한 관리 및 단속이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지금은 누구든 마음만 먹으면 인터넷을 통해 손쉽게 사제 총기 및 폭탄 제조방법을 배워 제작할 수 있다. 각종 사제 총포류 제작 과정이 구글, 유튜브 등 해외 동영상 사이트를 통해 공유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국의 단속 등 행정력은 사실상 무방비 상태여서 국내도 더 이상 ‘총기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관련 취재를 위해 동영상 공유사이트인 유튜브의 검색창에 ‘총기 제작’ ‘총기제조법’이란 단어를 입력했다. 검색 결과엔 한국인 이용자들이 올린 수많은 사제총기 제작 동영상이 줄을 이었다. 또 샤프 통, 볼펜 등 일상용품의 재료로 총기를 제작하는 과정을 담은 영상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homemade gun(사제 총기)’ ‘DIY gun(직접 제작하는 총기)’ 등으로 검색한 경우에도 자세한 제작 방법과 시험 발사 과정을 담은 게시물이 셀 수 없이 많았다. 이중엔 조회수가 700만건이 넘는 영상도 있다. 총기 도면을 보면서 실제 총기를 제작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게시물도 수두룩했다. 직접 제작한 총기의 파괴력은 실제 총기 못지 않았다. 한 동영상에선 발사한 총탄이 수십m 떨어진 알루미늄 표적을 보란 듯이 관통했다.

최근 들어 해외에서 총기류를 밀반입하는 사례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관세청이 최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윤호중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해외 총기류 밀반입 적발 건수는 2013년 119건(141개), 2014년 124건(170개), 2015년 128건(180개)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올해는 지난 8월 현재 137건(246개)을 기록, 지난해 적발건수를 훌쩍 넘어섰다. 세관별로는 인천세관이 90건(186개)으로 가장 많았고, 대구세관에서도 1건(2개)이 적발됐다.

대구가톨릭대 류준혁 교수(경찰행정학과)는 “총기 제작 동영상을 통한 대량의 총기 유통이 우려된다. 이번 사건을 모방한 범죄가 발생할 개연성이 크다”면서 “관련 콘텐츠의 접근 차단과 함께 콘텐츠 또한 삭제해야 하며, 불법총기 유통을 집중 단속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양승진기자 promotion7@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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