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시대 자녀교육 - 자기주도 학습의 밑바탕 형성하기] 부모가 잘못하고 있는 부분을 우선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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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4-24 07:51  |  수정 2017-04-24 07:51  |  발행일 2017-04-24 제18면
[4차 산업혁명시대 자녀교육 - 자기주도 학습의 밑바탕 형성하기] 부모가 잘못하고 있는 부분을 우선 바꿔야
김종오<광덕자기주도연구소장>

부모들은 아이가 자라면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알아서 하고 공부도 스스로 알아서 잘하기를 바란다. 이는 우리 아이들이 자기주도적인 생활과 학습이 잘 이뤄지지 않는다는 방증이다. 자기주도적인 생활이 이뤄지지 않는 자기주도학습이란 불가능하다. 우리 아이들이 자기주도적으로 생활하게 하려면 부모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다음 두 예를 보고 뭐가 문제인지 함께 살펴보자.

어머니들의 대화를 들어보자. “A: 길동 엄마, 길동이 어제 수학 시험 잘 봤데요? B: 뭐~ 평상시처럼 나왔어요. A: 그게 몇 점인데요? B: 100점. A: …. B: 게임만 하는 줄 알았는데 점수는 잘 나왔더라고요. C: 그렇게 놀고도 점수가 나온다니 부럽네요. D: 점수가 잘 나오면 게임이 뭐가 문제예요.”

대화를 나누고 있는 어머니들은 점수만 잘 나오면 된다는 성적지상주의에 빠져 있다. 부모가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노력에 비해 성적이 잘 나오는 아이는 자만심이 싹 터 성장의 한계가 생기고, 노력에 비해 성적이 잘 나오지 않는 아이는 무력감을 느끼고 자신은 무능력하다고 좌절하게 될지도 모른다. 부모들은 점수보다는 아이가 성실하게 노력하는 모습을 칭찬하고 격려해 주자. “엄마는 점수가 잘 나오는 것도 좋지만 우리 길동이가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이 더 대견하네”라고 칭찬해 줘서 아이에게 힘을 북돋워주자.

이번에는 어머니와 아이의 대화를 들어보자. “길동아 다음 주에 시험 있잖아. 게임 좀 그만하고 공부 좀 해라.” “엄마, 지금까지 학원에서 공부하다 왔다고. 나도 좀 쉬자.” “너, 지난 번 시험도 못 봤는데 이번에는 좀 잘 봐야지.” “아이참, 내가 알아서 한다고.” “니가 알아서 하는 게 뭔데. 지난 번에도 니가 알아서 한다고 해놓고 수학 70점 맞았잖아. 엄마가 니보고 수학 100점 맞으라 하나, 전교 1등 하라고 하나, 남들 하는 만큼은 하라고. 이번에는 90점은 받아야 평균 80점은 될 거 아냐.” “이번에 90점 맞으면 뭐 해줄 건데.” “90점 맞기나 하고 얘기해.” “그럼 주말에 게임 3시간씩 하게 해 줄 거야?” “90점 맞기만 해봐라 게임만 하게 해주겠나.”

이 어머니는 아이와 거래를 하고 있다. 아이는 엄마를 위해서 하기 싫은 공부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엄마를 위해서 힘들게 성적을 내줬으니 엄마도 나한테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해줘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바로잡으려면 진심으로 기뻐하는 부모의 모습을 보면서 아이가 성취감을 느끼고 자신감을 갖도록 칭찬해 줘야 한다. 생활 속에서 작은 것부터 칭찬하기를 실천해 보자. 사소한 심부름을 시키고 도와줘서 고맙다고 진심어린 말을 건네자. 아이가 스스로 자기방을 청소했다면 청소한 일에 대해 보람을 느끼도록 “우리 길동이는 청소했다 하면 엄마가 손댈 게 없네”라고 기뻐하면서 칭찬해 주자. 어떤 상황에서도 무엇을 어떻게 하면 원하는 걸 해주겠다는 식으로 거래가 돼서는 안 된다. 어린아이일 때는 이렇게 유도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만10세 전후의 자아형성기가 되면 이러한 방법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 시기부터는 아이에게 자신이 할 일은 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갖도록 지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종오<광덕자기주도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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