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총 출처는 오리무중…농협 강도사건 조기에 일단락

  • 입력 2017-04-24 20:02  |  수정 2017-04-24 20:02  |  발행일 2017-04-24 제1면
피의자가 권총 습득한 집 주인은 오래전 사망

 경북 경산 농협 권총강도 사건이 발생 55시간 만에 피의자 검거로 일단락됐으나 여전히 총기 출처가 궁금증을 낳고 있다.


 24일 경찰에 따르면 피의자 김모(43)씨는 2003년 한 병원에서 근무하던 중 상사A씨 지시로 경북 칠곡에 갔다.

 A씨는 자기 지인 집에 가서 어떤 물건을 가져오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그러나 당시 지인은 이미 사망해 집이 빈 상태였다.


 김씨는 빈집에서 여기저기 기웃대다가 창고에서 우연히 권총과 실탄을 발견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그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경찰이나 군부대에 신고하지 않고 차 트렁크에 넣어 보관했다.


 14년이 흐른 뒤 김씨는 지난 20일 방한 마스크, 모자 등으로 얼굴을 가린 채 권총을 들고 경산시 남산면에 있는 자인농협 하남지점에 침입해 1천563만원을 빼앗아 달아났다.


 그는 남자 직원과 몸싸움을 하다가 우발적으로 권총 1발을 발사했다. 사람 쪽으로 쏘지 않아 부상자는 없었다.


 이 권총은 1942∼1945년 미군 의뢰로 미국 총기업체(RAMINGTON RAND INC)가 생산한 80만정 가운데 1정으로 추정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분석 결과가 나왔다.


 실탄도 제조번호를 조사한 결과 1943년 미국에서 만든 제품으로 나타났다.
 권총이나 실탄 모두 생산한 지 70년이 넘었다.


 그만큼 오래된 총과 실탄이 작동했다는 점에 경찰관들은 놀라움을 나타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나름대로 총을 깨끗하게 잘 관리했지만, 그토록 오래된 총이 작동한 점은 놀라웠다"고 말했다.

 

 경찰은 무엇보다 권총을 누가, 왜 칠곡 창고에 보관했는지 집중 수사하고 있다.
 우선 A씨를 찾아 심부름을 보낸 사실이 있는지 확인할 예정이다.


 또 A씨와 지인이 어떤 관계인지, 지인이 무슨 일을 한 사람인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다만 김씨가 A씨 지시로 빈집에 갔다고 하더라도 누가 그곳에 총을 보관했는지 밝히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총을 보관했을 가능성이 큰 A씨 지인이 이미 사망한 지 오래여서다.
 경찰은 군부대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을 조사했으나 아직 유출 정황을 찾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 진술이 사실인지 확인해야 하고 A씨도 조사해야 해서 총기출처를 조사하는 데 시간이 어느 정도 걸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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