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동성혼' 사회적 합의 필요…軍내 동성애 반대"

  • 입력 2017-04-27 18:49  |  수정 2017-04-27 18:49  |  발행일 2017-04-27 제1면
"동성애는 찬반문제 아닌 사생활…생각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받아선 안 돼"
"동성애 합법화 오인 '차별금지법' 시기상조…부족하겠지만 저는 현실 정치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는 27일 동성애 이슈와 관련해 "허용하고 말고의 찬반 문제가 아니다"라며 "각자 지향이고 사생활에 속하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지난 25일 대선후보 TV 토론회에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군대 내 동성애 문제를 거론하면서 "동성애에 반대하느냐"는 질문에 문 후보가 "반대한다"고 답한 것을 두고 성소수자 등의 인권단체에서 반발한 바 있다.

 문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통합정부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열린 토론회직후 기자들이 동성애 문제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요구한 데 대해 "동성애에 대한 생각은 명확하다"며 "다만 그날(TV토론 당시) 군대 내 동성애에 대한 질문을 받았기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 찬성하지 않는다고 말씀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로 동성 간 내무반 생활을 하는 군대에 동성애가 허용되면 많은 부작용이 있을 것"이라며 "동성애에 대한 강요나 상급자에 의한 스토킹이 있을 수 있고, 그게 성희롱과 성추행의 빌미가 될 수도 있어 적법·위법의 경계를 구분하기 쉽지 않다는 측면에서 군내 동성애 허용에 찬성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는 "사적 공간에서 이뤄지는 동성애에 대해서는 아무도 개입할 수 없지만, 영내에서 그런 행위들이 이뤄지는 것은 허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 후보는 동성혼 합법화 여부에 대해 "미국 같은 인권 선진국도 많은 세월의 논의를 거쳐 작년에 드디어 연방 법원에서 합법화 판결이 나왔는데, 우리 사회는 아직 그럴만한 사회적 합의가 모이지 않았고 인권 수준도 거기까지 가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언젠가는 우리 사회 전체의 인권의식이 높아지면서 동성혼까지 받아들일 수준으로 가야겠지만 지금은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는 그러나 "동성애 때문에 차별을 받아서는 안 된다"며 "우리 사회에서 어떤 차별도 존재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은 확고하다"고 밝혔다.

 '차별금지법 공약을 하지 않았다'는 질문에 문 후보는 "국가인권위원회라는 기구 속에 차별금지 조항이 있어 강력한 제재를 하려면 일반법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충분히 이해한다"며 "그러나 한편으로는 차별금지법을 동성애 합법화법으로 오해하면서 사회적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 우리 사회가 조금 더 공론을 모으고 사회적 합의를 높여가야만 그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문 후보는 '문 후보의 발언으로 성소수자들이 상처받았을 수 있다'고 하자 "중요한 것은 사회 전체의 인권 수준이고, 설령 자신이 좋아하지 않거나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하지 않는 사회가 필요하다"며 "성소수자 분들이 요구하는 가치 기준에 비춰보면 제 말씀이 많이 부족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저는 현실 정치인으로서 지금 정치 상황에서 제 입장을 밝혔던 것이고, 거기에 있을 수밖에 없는 간극에 대해서는 이해를 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우리 사회에 성소수자 분들이 많은 차별 때문에 고통받고 있고, 그분들이 성적인 지향 때문에 차별받지 않고 당당하게 생활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그분들께 아픔을 드린 것 같아 송구스럽다"고 덧붙였다.

 문 후보는 페이스북에도 글을 올려 전날 성소수자들로부터 항의받은 사실을 거론하며 "저에 대한 기대와 질타를 가슴 아프게 받아들인다"며 "제가 무엇보다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그 어떤 차별도 반대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성소수자들과 그 가족이 당하는 깊은 슬픔을 잘 알고 있다. 마음을 열고 서로를 인정해가는 일이 자연스럽고 익숙해질 날이 꼭 올 것"이라며 "이제 이념의 산을 겨우 넘고 있다. 차별의 산도 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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