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도 영상형 음란글에 무방비 노출

  • 김형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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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7-28 07:22  |  수정 2017-07-28 07:22  |  발행일 2017-07-28 제6면
‘썰동’ 스마트폰으로 쉽게 접촉
유튜브 등 동영상 공유사이트서
성인인증 절차 없이 볼 수 있어

김모씨(여·42·동구)는 최근 초등 6학년생 아들의 스마트폰을 열어 보고 소스라치듯 놀랐다. 아들이 유명 동영상 사이트를 통해 음란한 내용의 동영상을 본 기록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곧바로 타이르긴 했지만, 맞벌이 가정이다보니 아이가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 늘 걱정”이라고 말했다.

야한 내용의 글을 동영상으로 만든 신종 음란물인 이른바 ‘썰동’에 어린이·청소년들이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 썰동이란 누군가 겪은 일을 뜻하는 ‘썰’과 ‘동영상’이 합쳐진 말이다. 특히 주를 이루는 불륜·성범죄 등의 글이 성장기 학생들의 성의식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취재를 위해 동영상 공유사이트인 ‘유튜브’ 검색창에 ‘썰동’ 단어를 입력한 결과, 입에 담을 수 없을 정도로 낯 뜨거운 제목의 동영상이 줄을 이었다. 동영상을 클릭하자 영화 엔딩크레딧과 같이 자막이 천천히 위로 올라가면서 각종 음란한 글이 소개됐다.

문제는 이 같은 동영상을 검색·시청하는 데 아무런 제약이 없다는 점이다. 일부 영상의 경우 검색어를 입력해 결과를 확인하고, 실제 동영상을 시청하는 과정에 성인인증 절차가 단 한 번도 없었다. 이 같은 동영상이 음란물 관리의 사각지대를 틈타 청소년들 사이에 무차별적으로 공유되고 있다.

또 유튜브에선 시청하고 있는 동영상과 비슷한 내용의 영상을 지속적으로 추천해주기 때문에 끊임없이 관련 영상을 찾아 볼 수 있다.

최근 부산에선 썰동을 제작·유포한 혐의로 20대 남성 2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이 만든 유튜브 썰동 채널 1개의 무료 정기 구독자만 4만여 명에 달했다. 올해 1월31일~5월30일 4개월간 이들과 비정기 구독자가 썰동을 조회한 수는 1천700만건이 넘는다. 이 가운데 7.8%(137만여 건)는 청소년이 조회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여성가족부가 지난해 전국 17개 시·도 청소년 1만5천64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1.5%가 성인용 영상물을 접했으며, 인터넷 포털 사이트 및 실시간 방송·동영상 사이트가 주된 경로인 것으로 조사됐다.

김형엽기자 khy0412@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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