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슈퍼 시니어

  • 원도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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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3-09   |  발행일 2018-03-09 제23면   |  수정 2018-03-09

얼마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최고령 자원봉사자 황승현씨(86)가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는 알펜시아 바이애슬론 센터에서 강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교통안내를 했다. 나이 들어서도 기력이 좋은 상태인 ‘노익장(老益壯)’을 과시한 시니어였다. 황씨는 20대부터 얼음을 깨고 계곡물에 들어가는 등 냉수욕을 즐겼다고 한다. 건강은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경우도 없지는 않다. 하지만 황씨처럼 대부분 후천적인 남다른 노력으로 유지된다. 자신만의 비법과 각고의 수련이 수반돼야 백수를 바라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황씨와 같은 노인들을 ‘슈퍼 시니어(Super Senior)’라고 부른다. 80세 이상이면서 당뇨·치매·암 등 주요 노인성 질환에 걸리지 않고, 활기차게 자립하는 건강한 노인을 일컫는다. 수명 100세 시대에 부각되고 있는 용어다.

2018년 1월 현재 국내 80세 이상 노인은 주민등록 인구통계로 164만301명에 이른다. 10년전인 2008년 불과 76만2천428명이던 것에 비하면 갑절 이상 늘어났다. 의학의 발전과 충분한 영양 공급이 장수시대를 불러왔다. 또한, 몸에 좋은 건강 식품의 일반화, 장수에 도움되는 운동 프로그램 등 인간 수명 연장에 도움을 주는 요인들이 즐비하다. 은퇴 후에도 수영·헬스·자전거 타기·걷기·게이트볼·그라운드 골프 등은 기본이고, 테니스나 마라톤과 같은 강도 높은 운동도 적극적으로 즐기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오래 살려면 다른 것 필요없이 나이만 많이 먹으면 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지만 장수하려면 노력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끽연 등 나쁜 습관을 버리고, 집밥을 먹어야 하며, 많이 웃으면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또한 사물과 현상에 대해 긍정적이어야 한다는 충고도 덧붙인다.

철학자 주베르는 ‘노인은 민중의 위엄’이라고 노인에 대해 의미를 부여했다. 셰익스피어는 햄릿에서 ‘노인이란 아이를 둘 합친 것과 같은 것’이라고 했다. 소포클레스도 단편을 통해 ‘노인은 두 번째의 아이’라고 규정했다. 그래서 노인은 유리그릇 다루듯 해야 되고, 어린애 기르듯 모셔야 된다고 했던가. 어쨌거나 건강하게 오래 산다는 것은 쉽지 않은 축복이다. 슈퍼 주니어도 있지만, 이제는 슈퍼 시니어가 대세인 시대다. 원도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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