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로마·베를린…도시 감상서

  • 조진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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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5-19   |  발행일 2018-05-19 제16면   |  수정 2018-05-19
도시의 36가지 표정
파리·로마·베를린…도시 감상서
양쯔바오 지음/ 이영주 옮김/ 스노우폭스 288쪽/ 1만5천800원

우리는 때로 낯선 도시를 여행한다. 낯선 도시의 ‘표정’에 실망하기도 하고, 감동을 받기도 한다. 대부분 유명한 관광지 중심이라 이미 알고 있는 것을 확인하는 경우도 많다. 자신이 살고 있는 도시와 비교를 하기도 한다. 도시는 살아 움직이는 유기체다. 수시로 변한다. 수많은 사람들의 사연을 품고 있어 그렇다. 시간 또한 도시의 표정을 바꾸는 배경이다. 시간이 흐르고, 시대정신이 바뀌면 도시는 새로운 모습으로 단장된다. 이 책은 ‘도시감상 안내서’다. 파리, 로마, 베를린, 런던 등 세계 곳곳의 도시 풍경을 살펴볼 수 있다. 도시의 시간과 역사, 삶의 이야기가 들어 있다.

‘도시가 주는 첫인상’이 가장 먼저 소개된다. 음수대, 벤치, 시계탑 등이 나온다. 프랑스 파리와 이탈리아 베네치아, 오스트리아 빈에 설치된 음수대는 해갈로 육체적 고통을 없애주고 있을 뿐 아니라 예술적 감흥이라는 정신적 즐거움도 선사한다. 또 프랑스 파리 퐁피두 예술센터에 있는 ‘시간의 수호자’라는 공공 시계는 거리의 랜드마크가 됐다. 도시 역사의 단서와 도시 문화의 축소판에선 쓰레기통과 간판에 대해 흥미로운 글을 읽을 수 있다.

저자는 이탈리아 칼비노의 ‘보이지 않는 도시들’을 인용하며, 때로 눈으로 볼 수 없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도시를 건립하고 구축했고 도시에 대해 써 내려갔다. 그런 후 도시를 분해했고 도시에 의문을 제기했다. 사람들을 이러한 해방의 과정을 통해 재현하고 꿈꾸고 초월했으며, 이로써 자유를 얻었다.’ 대구는 지금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새삼 궁금해진다.

조진범기자 jjch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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