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먹구름 반영…하반기 인상될듯

  • 최수경
  • |
  • 입력 2018-05-25 07:32  |  수정 2018-05-25 10:24  |  발행일 2018-05-25 제13면
[이슈분석] 한은 금리 1.50%로 동결
소비자물가 상승률 2%대 밑돌아
고용사정 부진이 동결에 한몫
美 정책금리 인상도 한은 압박
20180525

한국은행이 24일 기준금리 인상을 또 유보하면서 향후 국내 경제에 적잖은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금리인상을 고려할 만큼 국내 경기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 기조 탓에 계속 인상 압박을 받고 있는 한국은행의 고민은 더욱 커지게 됐다. 금융시장에선 7월 인상은 힘들어졌지만 올 하반기 내 한 차례 정도 금리는 올라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개선되지 않는 경기지표

한은이 이날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1.50% 수준을 유지하기로 한 것에는 나름 불가피한 이유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금리를 인상하고 싶어도 경기상황이 좀처럼 호전되지 않고 있어서다.

우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당초 목표치였던 2%대를 계속 밑돌고 있다. 올해 1월 1.0%, 2월 1.4%, 3월 1.3%였다. 지난달에도 1.6%대에 머물러 있다.

고용사정은 더 최악이다. 지난달 취업자 수는 전년 동기보다 12만3천명이 증가하는 데 그쳤다. 취업자 증가폭은 지난 2월부터 석달 연속 10만명선에서 멈춰 있다.

이처럼 연속 3개월 이상 취업자 증가 폭이 10만명 대에 그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여파가 심각했던 2010년 2월 이후 처음이다.

일각에선 최저임금인상이 고용부진에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하지만 한은측은 다소 신중한 입장이다.

한은측은 “고용상황이 부진한 건 사실이지만 최근 고용부진은 최저임금 영향뿐 아니라 일부 업종의 구조조정이나 지난해 기저효과 등 여러 요인이 혼재돼 있다”고 했다.

◆커지는 한 미 금리격차

금융시장에서는 한은이 과연 언제쯤 금리 인상 타이밍을 잡을 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올초까지만 해도 5월 인상설이 대두됐다. 하지만 지금으로선 올 7월에도 금리를 올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골드만 삭스는 올해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횟수를 당초 2회에서 1회로 줄였다. 인상시점도 10월로 늦췄다.

한은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한층 높아진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성장률 목표(3%)를 수정할 의사는 없다는 분위기다. 추가경정예산(추경) 효과, 국제 유가 흐름도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일단 전문가들은 한은이 하반기에 적어도 한 차례는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본다. 통상 소수의견이 나온 뒤 금리인상 결정이 나왔는데 이번에는 없었기 때문에 7월보다는 그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한은이 금리인상 시점을 잡지 못하면서 한미금리 역전 폭은 더 커질 전망이다. 경기호황을 맞고 있는 미국이 정책금리를 올 하반기에도 계속 올릴 것으로 예상돼서다.

미국은 지난 3월 정책금리를 연 1.50~1.75%로 올려 양국간 금리가 역전됐다. 미국은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한미 금리역전폭은 0.5%포인트까지 벌어진다. 당장 급격하게 반응하지는 않겠지만 외국인 자금이 국내에서 서서히 빠져나 갈 수 있다는 우려감도 더 커지게 됐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2006년에 한미 금리 역전 폭이 컸지만, 국내 경제가 상승 국면이었고 펀더멘털도 양호해 자본유출이 발생하지 않았다”면서 “현재 자본유출이 일어나는 일부 신흥국들은 국내 정책금리가 상당히 높은데도 자본이 유출되고 있다. 이런 것들을 볼 때 자본유출은 대외금리 차도 있지만, 경제 펀더멘털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말했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기자 이미지

최수경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경제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