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이 물고기 잡아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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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6-07 07:58  |  수정 2018-06-07 07:58  |  발행일 2018-06-07 제20면
[문화산책] 이 물고기 잡아줄까?
이귀영 <문화유치원장>

해맑게 웃는 아이 모습을 보면 저절로 따라 웃게 된다. 아이들의 씩씩하고 건강한 모습에서 가슴 가득 행복감을 느낀다. 부모는 그런 사람이다. 요즘 아이를 키우며 겪는 어려움에 대해 부모들과 상담을 많이 하고 있다.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은 아이가 남에게 피해를 주는 상황에서도 아이의 자존감이 낮아질 것을 염려하여 훈육을 고민하게 된다고 한다.

‘좋다’는 말의 어원은 ‘조화롭다’이고, ‘나쁘다’는 ‘나뿐이다’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살면서 주변과 조화를 이루며 사는 것이 좋은 것이고, 오직 나만을 위해 사는 것은 나쁘다는 것이다. 조화롭게 살 것인가, 나만을 위한 나뿐인 사람으로 살 것인가는 사회성 발달의 결정적 시기인 영유아기에 어떻게 훈육 받았느냐에 달려있다. 그런데 훈육의 가장 중요한 사람인 부모는 사전에 부모 연습을 해 본 적이 없다.

얼마 전 주말에 어린 자녀의 손을 잡고 체험학습을 온 두 가족의 대조적인 모습을 본 적이 있었다. “우와~ 물고기 참 예쁘다.” “엄마가 이 물고기 잡아줄까?” “여보, 손으로 잡아도 되나?” 아이의 엄마는 아이가 흥미가 있어 하는데 좀 만져보는 것이 무슨 문제가 되느냐는 태도였다. 잠시 후 아이는 손에 잡은 작은 물고기를 수족관 안으로 던지고 자리를 떠났다.

“물고기 참 예쁘다. 엄마! 이 물고기 만져봐도 돼요?” “살아있는 생물은 함부로 만지면 안 된단다. 물고기가 아파할 거예요.” 눈으로만 보는 게 좋겠다는 엄마의 말에 아이는 쪼그리고 앉아 한참 동안 수족관을 재미있게 살피다 물고기들에게 다음에 또 만나자는 인사를 하고 자리를 떠났다.

엄부자모(嚴父慈母)라는 말이 있다. 엄한 아버지와 자애로운 어머니라는 뜻이다. 시대가 달라졌으니 훈육 방법도 달라져야겠지만, 모든 행동의 기본을 부모로부터 배우는 아이에게 어떤 행동은 가능하고 어떤 행동은 안 되는지에 대한 훈육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영유아기는 체벌을 해야 하는 나이가 아니다. 자녀의 발달과 기질에 맞는 훈육을 해야 하며, 학대와는 구분되어야 한다. 공자는 “인자(仁者)는 자기가 서고자 하면 남을 세워주고, 자기가 통달하고자 하면 남을 통달하게 한다”고 했다. 남에 대한 배려는 곧 자신에 대한 배려라고 말하고 있다. 자녀를 자존감 높은 아이로 키우기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바른 훈육을 통해 남을 배려할 줄 알며 외부의 자극에도 스스로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감정조절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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