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에르토리코 자치정부, 허리케인 사망자 1천427명 인정

  • 입력 2018-08-10 10:51  |  수정 2018-08-10 10:53  |  발행일 2018-08-10 제1면
카트리나 사망자보다 약간 적어…"정전탓 의료시설 폐쇄가 주요인"
20180810
연합뉴스

지난해 9월 미국령 푸에르토리코를 강타한 초강력 허리케인 '마리아'로 인해 숨진 주민이 애초 당국 발표의 20배가 넘는 1천400여 명에 달한다고 푸에르토리코 자치정부가 인정했다.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푸에르토리코 정부가 2017년 마지막 4개월 간 주민 1천427명이 사망했다는 사실을 조용히 인정했다"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동안 푸에르토리코 공공안전부가 공식 집계한 사망자 수는 64명이었다.
 NYT는 "학계에서 사망자 수가 훨씬 많다는 지적을 내놓았음에도 푸에르토리코 당국이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가, 10일 의회 보고서가 나오기에 앞서 처음으로 사망자 수가 늘었음을 시인한 것"이라고 전했다.


 푸에르토리코 정부 내 연방관계부 대변인 페드로 세라미는 NYT에 "우리는 이것이 현실적인 추정치라고 분명히 인정한다. 이 숫자를 공식 집계로 크게 떠들거나 공표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조사를 다 마칠 때까지는 이 숫자가 공식적이라고 인정할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치정부 측은 "최초 보고서에 의하면 사망자가 64명이었지만, 그 추정치는 추후에 1천427명으로 수정됐다"고 말했다.
 이처럼 사망자 수가 늘어난 것은 허리케인이 푸에르토리코 전력망을 파괴함에 따라 의료시설이 몇 달간 전혀 가동되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NYT는 "중병에도 병원에 가지 못해 집에서 사망하거나 산소호흡기를 꽂고 있다가 전기가 나가는 바람에 숨진 사람 등이 포함된다"고 전했다.


 앞서 조지워싱턴대학 공공보건 조사팀은 푸에르토리코 허리케인 사망자 수가 1천502명에 달한다는 보고서를 발표한 적이 있다.
 또 하버드대학 조사팀이 지난 1∼2월 푸에르토리코 현지에서 3천여 가구를 직접 방문해 조사한 결과 사망자가 4천600명이 넘는다는 보고서를 내놓은 적이 있다.


 푸에르토리코의 허리케인 사망자 수는 미국 허리케인 재난 역사상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인한 사망자(1천833명)보다 약간 적은 수치다.


 민간 조사팀은 푸에르토리코에서 장기간 지속한 정전 사태와 도로 폐쇄 등으로 의료기관 접근이 어려워지면서 사망자가 많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푸에르토리코는 지난해 9월 이후 약 3개월가량 섬 대부분이 정전 상태로 암흑천지였다.


 허리케인 마리아로 인한 푸에르토리코의 재산 피해는 900억 달러(약 100조 원)에 달했다.
 푸에르토리코의 전체 인구는 약 330만 명이다. 허리케인으로 많은 사망자가 나오면서 지난해 하반기 전체 사망률이 전년보다 20∼30%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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