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의 대학 입시 로드맵]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

  • 박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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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8-20 07:39  |  수정 2018-09-21 15:09  |  발행일 2018-08-20 제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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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의 차이는 무엇일까?

미국의 음치소프라노 플로렌스 포스터 젠킨스의 ‘밤의 여왕’ 아리아를 우연하게 들은 적이 있다. 그녀는 부모로부터 많은 유산을 물려받아 성악레슨을 통해 꿈을 이루려고 노력하였고 심지어 카네기홀을 빌려 독창회를 개최하는 독특한 사람이다. 하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은 누구 못지않지만 실력이 형편없다는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남들의 비웃음을 샀지만 아마도 본인은 행복하게 생각했을 것이다. 그녀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한 것이다. 하지만 잘하는 것은 아니었다. 혼자 행복했지만 이것이 경쟁이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좋아하는 것을 노력하면 잘하게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누구나 할 수 있다. 나아가 대학입시에서도 그럴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입시에서 잘한다는 것은 일반적인 의미와는 다르다. 그것은 상대적 비교우위에 있다는 것을 말한다. 여기에서부터 학생들의 혼란과 선택의 어려움이 발생한다. 좋아하지만 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것을 잘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자신이 좋아하지만 상대적인 성적이 부족하게 나오는 것을 우직하게 밀고 갈 수만은 없을 것이다.

극단적인 예를 들어 여러 과목의 성적 결과를 보면 인문계열보다는 자연계열에서 더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학생이 있다고 하자. 즉 국어 성적보다는 수학 성적이 더 나은 학생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 학생은 과학 과목보다는 사회 과목을 더 재미있어 한다. 그래서 사회 공부를 더 많이 한다고 하자. 이를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좋아하는 것을 즐겁게 공부한다는 것은 나쁜 일은 아닐 것이다. 만약 성적 향상을 원하지 않는다면 아무런 상관없을 것이다. 하지만 성적 상승을 원한다면 위의 경우는 현실적인 선택이라 할 수는 없다. 자신의 객관적인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강점을 돋보이게 하지는 못하고 약점만 부각될 것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다.

입시에서 잘한다는 것은 상대적인 우위를 지니는 것이며 입시에서의 모든 선택은 이 원칙 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좋다. 탐구영역의 과목 선택, 수학 가형과 나형의 선택, 수시와 정시의 선택 등의 순간에 이 점을 깊이 생각했으면 좋겠다. 먼저 자신의 경쟁력을 따져 자신이 비교우위를 점할 수 있는 지점이 어디인지 찾아보자. 내신 성적과 모의고사 성적을 비교해 보고 자신이 보다 잘하는 쪽이 어디인지 찾아보자. 이를 바탕으로 수시와 정시 전략을 수립하자. 또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의 공통분모를 찾는 노력을 해보자. 수학 가형과 나형 중 어느 쪽이 자신에게 더 유리한지 찾아보고 자신이 좋아하는, 즉 지원하려는 대학과 학과를 비교해 보고 자신에게 보다 유리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선택을 해보자.

이렇게 할 때 입시에서의 성공에 보다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대학입시컨설턴트·박재완 입시전략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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