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쏙쏙 인성쑥쑥] 널리 인간 세상을 이롭게 한다(弘益人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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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0-01 07:56  |  수정 2018-10-01 07:56  |  발행일 2018-10-01 제18면
[고전쏙쏙 인성쑥쑥] 널리 인간 세상을 이롭게 한다(弘益人間)

10월은 참 좋은 달입니다. 달력을 펼치니 ‘국군의 날’을 비롯하여 15개가 넘는 ‘~날’이 있습니다. 가정의 대소사도 많습니다. 그래서 옛날부터 10월은 상달 또는 상월(上月)이라고 했나봅니다. 올 10월3일은 단기 4351년 개천절입니다. 단군이 기원전 2333년 왕검성에 도읍을 정하고 고조선을 세운 것을 기념하는 국경일입니다. 삼국유사에는 첫머리에 ‘대체로 옛날 성인들은 예절과 음악으로 나라를 세웠다. 그리고 인(仁)과 의(義)로 백성들을 가르쳤다’고 했습니다. ‘예악인의(禮樂仁義)’가 나라를 일으키고 기틀을 다지는 기본이었습니다. ‘괴이한 것, 폭력을 쓰는 것, 반란을 일으키는 것, 귀신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제왕이 일어날 때에는 반드시 상스러운 징조와 예언서가 있었다고 합니다. 보통 사람과는 다른 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의 요임금도 14개월 만에 태어났고, 단군과 삼국(신라, 고구려, 백제)의 시조가 신비스러운 데서 나왔다고 하는 탄생설화가 그렇습니다. 일연 스님은 신기하고 이상한 ‘기이(紀異)’를 삼국유사 첫머리에 기록으로 남겼습니다.

고조선 이야기에서는 하늘에 사는 환인이 태백산을 내려다보니 ‘홍익인간(弘益人間) 재세이화(在世理化)’할만한 땅이었기에 환웅을 내려 보냈습니다. 홍익인간은 ‘널리 인간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뜻입니다. 재세이화는 ‘세상에 있으면서 인간을 교화시킨다’는 의미입니다. 환웅과 웅녀 사이에서 단군이 태어났습니다. 중국 요임금이 즉위한 지 50년 만입니다. 단군은 평양에 도읍하여 조선이라 불렀고 1천500년이나 존속하였습니다.

조선의 4대 세종대왕은 즉위식에서 ‘시인발정(施仁發政)’하고 ‘정위근시(正位謹始)’의 다짐을 합니다. 백성에게 어짊을 베풀어 훌륭한 정치를 했습니다. 또한 임금 자리를 바르게 하고 삼가는 자세로 통치를 하였습니다. 세종대왕은 예절과 음악으로 나라를 일으켰고 인과 의를 백성에게 가르치고 베푼 왕이었습니다. 훈민정음, 아악정리, 과학기구, 서적편찬 등이 대표적입니다. 그래서 모든 백성이 신바람 나게 생업에 전념하면서 삶의 즐거움을 누렸습니다.

교육법 제2조는 ‘교육은 홍익인간의 이념 아래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으로 시작합니다. 교육은 바람직한 행동의 변용입니다. 교육은 사람의 잠재적 재능을 발현시키는 일입니다. 모든 국민은 인격을 도야하고 자주적 생활능력, 민주시민으로의 필요한 자질을 갖춰야 합니다. 모든 국민은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고 민주국가의 발전, 인류공영의 이상 실현에 이바지해야 합니다. 이것이 홍익인간의 이념입니다.

초등학생들이 “10월에 행사도 참 많제”하며 지나갑니다. 학교마다 축제가 펼쳐질 모양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도 ‘10월 문화의 달’행사가 계획되어 있습니다. 지방자치단체별로도 갖가지 행사가 펼쳐집니다. 정말 많습니다.

개천절을 맞아 ‘우리가 물이라면 새암이 있고, 우리가 나무라면 뿌리가 있다…’는 노래가사 한 구절만이라도 음미하면 좋겠습니다. 개천절의 의미는 널리 인간 세상을 이롭게 하는 데 있으니까요.

박동규<전 대구중리초등 교장·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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