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의 손길 도움 받아 고사리손들 고구마캐기 체험

  • 글·사진=김호순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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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1-21   |  발행일 2018-11-21 제12면   |  수정 2018-11-21
대구수성시니어클럽서 운영
사월동 생태체험학습장 인기
어르신들의 손길 도움 받아 고사리손들 고구마캐기 체험
대구 수성구 사월동 대구수성시니어클럽 체험장을 찾은 아이들이 단원인 어르신들의 도움을 받으며 고구마를 캐고 있다.

‘멧돼지를 막으려고/ 아빠가 고구마밭에/ 라디오를 켜놓았어요/ 심심한 멧돼지가/ 라디오를 들으려고/ 친구까지 데리고 왔어요/ 하루밤 사이에/ 밭의 고구마를/ 몽땅 먹어버렸어요.’(고구마밭-김종상 시)

지난 2일 청명한 가을하늘과 단풍이 어우러져 예쁘기만 한 아침 나절. 14명의 세살배기 원아들(꼬마자람터 어린이집)이 대구수성시니어클럽 생태체험사업단에서 운영하는 대구 사월동 생태체험학습장을 찾았다. 과자보다 더 맛있는 고구마를 캐기 위해서다. 난생처음 원생들은 고사리 같은 손에 호미를 쥐고 조심스레 땅을 파기 시작했다. 고구마가 줄줄이 흙 위로 모습을 드러내자 눈이 휘둥그레졌다.

“할아버지, 고구마가 너무 커요. 도와주세요. 엄마아빠한테 갖다 드릴 거예요.” 어린 원생이 캔 고구마를 작은 바구니에 담으며 말했다. 그러자 할머니는 손자 같은 어린아이의 등을 토닥이며 “아이구야, 큰 거 나왔네. 우리 손자 얼굴 만한 고구마를 캐냈네. 집에 가서 고구마를 깨끗이 씻어 삶거나 구워 먹자”라고 말했다.

고구마 캔 것을 바구니에 담은 뒤 기념촬영을 마친 이귀조 할머니(73·생태체험학습사업단 팀장)는 고구마 줄기를 아이들에게 보여줬다. 수확 후 엉겨 있는 고구마 줄기와 잎에서 줄기만 똑똑 잘라냈고, 원생들은 자른 고구마 줄기를 어린이집으로 가져가 졸임 반찬을 만들어 먹는다고 했다.

이날 원예체험장에서는 화분에 국화를 심어보는 체험이 한창이었다.

화분에 흙을 넣어주던 정건섭 단장(72)은 “아이들에게 자연에서 뛰어놀고 원예, 공예, 텃밭체험 등 흙과 친해지는 소중한 경험은 미래를 열어가는 지혜의 산실이다. 설립된 지 6년째로 연간 1천200명이 다녀간다”고 밝혔다. 이어 “올핸 유치원생만 600명 정도 이곳을 다녀갔다. 20명가량인 체험단원의 평균 연령 75세로 모두 귀여운 병아리 같은 아이들 덕분에 정말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대구수성시니어클럽 생태체험학습사업단은 시장형사업(서비스형)의 하나로 만 60세 이상 건강한 노인이 참여 대상이다. 주 2~3일, 하루 3시간, 월 30시간 근무를 한다. 사월동 생태체험학습장 관리와 체험 프로그램진행 등이 주요 업무다.

글·사진=김호순 시민기자 hosoo031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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