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진흥재단의 한약재 이야기 - 미치광이풀] 도라지와 뿌리 비슷하고 독성 있어…위경련·통증질환 등에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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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2-18 08:04  |  수정 2018-12-18 08:04  |  발행일 2018-12-18 제21면
[한약진흥재단의 한약재 이야기 - 미치광이풀] 도라지와 뿌리 비슷하고 독성 있어…위경련·통증질환 등에 사용

산행을 하다 약초를 발견할 때가 종종 있다. 하지만 약초와 비슷하게 생긴 독초를 오인해 잘못 먹으면 건강을 해칠 수 있는 만큼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지난 가을 독초 ‘미국자리공’을 도라지로 오인하는 사고가 있었다. 잎과 줄기 등은 도라지와 다르지만 뿌리만 보면 매우 비슷하다.

한약재로 사용되고 있지만 독성을 지닌 식물인 ‘미치광이풀’이 있다. 여러해살이 풀인 미치광이풀은 4~5월에 자주색 꽃이 피며, 우리나라 중북부 지역에 자생한다. 자생종으로 미치광이풀과 노랑미치광이풀이 있으며, 재배식물로는 작은꽃미치광이풀이 있다. 국내에서 미치광이풀(Scopolia Japonica Maxim.)과 스코폴리아 카르니올리카(Scopolia carniolica Jacq.)의 뿌리줄기를 한약재로 사용한다.

미치광이풀의 유래에는 어느 새댁의 불행한 이야기가 있다. 옛날 산골 마을에 시집 온 새댁이 있었다. 새댁은 남편과 시부모님에게 맛있는 반찬을 해드릴 마음으로 뒷산에 올라 산나물을 캐어 왔다.

무쳐놓은 나물이 먹음직스러워 자기도 모르게 한 접시를 비우고 말았다. 한데 얼마 지나지 않아 가슴에 심한 통증이 찾아와 숨을 거두었다. 시부모는 며느리를 죽게 한 독초를 미치광이풀이라 불렀고, 사람들은 절대 그것을 나물로 먹지 않았다.

미치광이풀의 뿌리는 스코폴리아근으로 부르고, 한약재로는 낭탕근이라고 한다. 스코폴리아근의 맛은 약간 달고 후에 조금 쓰며, 특유의 냄새가 있다. 성질이 차가우며 독성이 있는데, 독성이 강해 잘못 먹으면 미치광이가 된다고 하여 미치광이, 미친풀, 광대작약, 독뿌리풀 같은 이름도 있다.

주요 성분으로 아트로핀·스코폴라민·히요스시아민 같은 성분이 있으며, 이들은 독성이 강하고 진통·진정제의 원료로 쓰인다. 한의학에서는 음식이 식도에서 잘 넘어가지 못하는 증상, 넘긴 후 위에서 소화시키지 못하고 토하는 증상, 위산과다, 위통, 위경련, 여러 통증질환, 종기 등에 사용하는데, 중독될 수 있으므로 법제하여 미량을 쓰며 큰 주의를 요한다.

신준혁<한약진흥재단 전문의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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