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신청사 유치戰 속엔 ‘두 마리 토끼’ 있다

  •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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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7-09 07:09  |  수정 2019-07-09 08:37  |  발행일 2019-07-09 제1면
4개 구·군 ‘대구 중심지’ 타이틀전
개발호재에다 선거 공천 직결 死活

대구지역 4개 기초자치단체들이 대구시 신청사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대구 중심지’라는 타이틀을 거머쥐면 장기간 답보상태였던 청사주변지역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다 유치전에서 고배를 마시면 해당지역 기초단체장과 국회의원들의 정치적 생명이 자칫 끊어질 수 있다는 절박감까지 더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시 신청사 유치전에 출사표를 던진 중·북·달서구와 달성군이 ‘시청 소재지’ 건립지로 제시한 부지의 면면을 살펴보면, 하나같이 후보지 주변 개발을 통해 상권 활성화, 인구 유입 효과 등을 노린다.

현 시청부지를 사수하며 ‘원도심개발 대세론’을 펴는 중구는 중앙지하상가에서 이어지다 ‘노보텔 앰배서더대구’ 앞에서 끊어진 지하공간을 추가로 개발하려 한다. 이른바 ‘땅속 경제’범위를 넓힌 뒤 지상부에 있는 2·28기념중앙공원·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과 연계시킨 신청사 건립을 구상 중이다.

옛 도청사 부지(산격동)를 시 신청사 유치 후보지로 내건 북구는 신청사를 품에 안으면 낙후된 산격동 일대를 획기적으로 개발할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도청사가 있을 땐 부지가 경북도 소유인 탓에 개발이 쉽지 않았다. 도청사 이전 이후엔 한동안 주변 상권까지 휘청거렸다. 현재는 대구시가 임시로 사용하는 시청별관을 바라보며 시청사 중심 개발계획의 밑그림을 다시 그린다.

달서구는 가동이 중단된 지 10년 넘게 방치된 두류정수장 부지 일대를 시청사 건립후보지로 점찍었다. 늘 ‘노른자위 땅’으로 불렸지만 그에 걸맞은 용도를 찾지 못했다. 이번에 두류공원·83타워와 연계 개발해 ‘대구의 랜드마크’라는 상징성을 확실히 부여받고 싶어한다. 낙후된 인근 서·남구지역 개발수요를 책임지겠다는 의지도 보인다.

대구지역 유일의 국가산업단지가 조성돼 경제중심지 입지를 굳힌 달성군은 시청사 유치를 통해 행정 중심지의 위상까지 꿰차려 한다. 그러면서 서부시외버스터미널(서부정류장) 이전부지로 결정된 지 20여년이 되도록 마땅한 용도를 찾지 못하던 현 화원읍 LH분양홍보관 일대와 주변 그린벨트를 묶어 시청사 부지로 제시했다.

여기에 해당 기초단체장과 지역구 국회의원들은 살얼음판 위를 걷고 있다. 시청사를 유치 또는 사수해야 한다는 지역민심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면 자리보전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신청사관련 지역구 민심동향은 내년 4월 총선관련 공천문제와 직결될 수 있다. ‘행정력 낭비’ ‘과열경쟁’이라는 우려속에서도 4개지역이 유치전을 멈출 수 없는 이유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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