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에 탈 난 위장, 입냄새·주부습진까지 부른다

  • 홍석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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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8-06 08:02  |  수정 2019-08-06 08:04  |  발행일 2019-08-06 제21면
■ 한의학으로 본 생활질병
20190806

보통 사람들은 서양에서 들어온 현대의학을 양방, 중국에서 발달해 우리나라에 전래된 한의학을 한방이라고 한다. 그리고 몸이 아프거나 견디기 힘든 질환이 있으면 양방병원을 찾고, 통증 완화나 체질 개선이 필요할 땐 한방병원을 방문한다.

물리적 손상이 없는 통증 질환에 한방이 효과적이다. 그렇다고 한방 치료가 통증 질환에만 효과적인 것은 아니다. 공황장애나 탈모, 비만 등의 질병뿐만 아니라 입냄새와 주부습진과 같은 생활질환에서도 한의학적 접근이 가능하다.

신경성 장애 등으로 위에 열 생기면 구취
단것 즐기거나 과식해도 위에 과부하
말초까지 영양공급 안돼 손 건조해져
운동·건강한 식생활로 장기능 강화해야


입냄새로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 입냄새 대부분은 구강질환이거나 위장질환, 혹은 몸 전체 컨디션의 문제인 경우가 많다.

가장 흔한 입냄새는 양치질을 제대로 하지 않아 음식 찌꺼기가 부패·발효하기 때문에 생겨난다. 염증이 난 잇몸이나 충치 자리에서 직접 나기도 한다. 그러나 몸 다른 곳의 변화가 입 안에 영향을 주어 냄새가 나는 경우가 매우 많은데 특히 위장이 그렇다.

아이들이 체하거나 과자를 많이 먹으면 얼굴이 노래지면서 입냄새가 나는 걸 흔히 본다. 즉 소화불량이 되면 시달린 위장이 애를 쓸 때 열이 생긴다. 이 열이 입안의 상태에 영향을 미치므로 입안이 텁텁해지고 혀에 희거나 누런 이끼 같은 때가 끼면서 냄새를 많이 나게 한다.

그래서 만성적으로 위장이 약한 사람들이 흔히 입냄새를 호소하는 것이다. 그러나 기능적인 위장병도 있어 검사상 위염이나 궤양, 위하수도 없고 소화도 잘 되는데 입냄새가 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는 아직 위장조직의 병적 변화는 생기지 않았다 하더라도 기능적으로는 위장이 자주 탈이 나기 때문에 입냄새가 나는 것이다. 평소는 괜찮으나 신경만 쓰면 소화가 안 된다는 사람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위장과 무관하게 단순히 심적인 불안정으로도 이렇게 냄새가 나는데 거기다 신경성 위장질환이 겹치면 더 심해지는 것이다. 그 이외에도 몸 전체 컨디션이 입안 상태에 영향을 미쳐 입냄새가 나게 하는 것으로 당뇨병, 내분비 병 등이 있다.

치료는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근본이므로 제일 먼저 위장을 튼튼히 해야 한다. 운동부족을 주의하고, 식생활이 규칙적이어야 할 것이며, 간식·육류·단것·찬것을 즐기지 않도록 해야 위장의 부담이 덜어질 것이다. 물론 스트레스도 뺄 수 없는 원인이 된다. 물 한 컵에 반 찻술의 소다를 풀어 입을 헹궈내거나 1~2%의 과산화수소로 입을 가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손이 거칠어지고 갈라지는 주부습진도 한의학에서는 체질을 바꾸면 치료가 가능한 생활질병이다. 주부습진은 피지막이 없어져 피부 껍질이 일어나고 심하면 갈라져서 심한 아픔을 느끼는 것이다.

대개 비누나 세제를 많이 쓰거나 물에 자주 손을 적시거나 면장갑 없이 고무장갑을 오래 끼면 생긴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부엌일을 하지 않는 아이나 남자들에게도 이런 일이 있는 것을 보면 원인을 외부에서만 찾을 수는 없다.

손은 나무의 가지와 같아서 뿌리의 상태에 따라 가지의 상태가 달라진다. 손이 더운 사람, 찬 사람, 더웠다 식었다를 반복하는 사람, 땀이 많은 사람, 적은 사람 등은 모두 내장의 영향이 손에 나타난 것이다.

첫째가 위장이다. 체중이 많이 나가는 사람, 흔히 과식을 하는 사람은 위장이 일을 많이 하니 위가 시달릴 때 열이 나서 이것이 손을 말릴 수 있다. 특히 단 걸 즐겨 먹는 아이들은 단 것이 우리 몸 조직을 이완시키기 때문에 영양이 손바닥에까지 공급이 되지 못하여 손의 피부가 마른다.

둘째는 심장도 관계가 많다. 심장이라고 해서 심장병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긴장하면 손에 땀을 쥐는 것처럼 우리의 모든 감정이 심장신경에 먼저 영향이 있고 그 다음으로 여러 곳에 나타날 때 손에도 흔히 나타나는 것이다. 그러므로 가지에 나타난 셈이다. 불만과 걱정 등이 있으나 뜻을 충분히 펴지 못하고 속으로 담아두고 끙끙 앓는 사람, 마음이 위축된 사람은 손바닥의 피부 또한 호흡을 제대로 못할 것이다.

언제든지 손바닥 피부가 제대로 호흡을 하고 영양이 안에서부터 제대로 공급된다면 어지간히 부엌일이나 물일을 하여도 이렇게 갈라 터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치료는 손을 보호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심한 주부습진이라면 원인되는 내장을 같이 다스리는 것이 원칙이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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