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서해위성발사장서 중대한 시험”…ICBM 도발 재개 위협 ‘美 압박카드’

  • 구경모
  • |
  • 입력 2019-12-09   |  발행일 2019-12-09 제2면   |  수정 2019-12-09
고출력 신형 엔진시험 가능성 높아
20191209

북한이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중대한 시험’을 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압박 수위를 높이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북한 국방과학원 대변인은 8일 “2019년 12월7일 오후 서해위성발사장에선 대단히 중대한 시험이 진행되었다"며 “이번에 진행한 중대한 시험의 결과는 머지않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전략적 지위를 또 한번 변화시키는 데 중요한 작용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해위성발사장은 동창리발사장으로 알려진 곳으로, 과거 위성을 쏘아 올린다는 명분으로 사실상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시험을 하거나 ICBM용으로 사용될 수 있는 엔진 연소시험 등을 해왔다. 이 때문에 ‘중대한 시험’ 역시 고출력 신형 엔진시험일 가능성이 높다.

ICBM 발사 중단은 트럼프 대통령이 핵실험 중단과 함께 가장 앞세우는 대북 외교 성과다. 이 때문에 북한이 미국의 양보를 끌어내기 위해 ‘ICBM 카드’를 내세워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으며, 미국 태도에 변화가 없다고 판단되면 조만간 ICBM 시험 발사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지난 10월 스톡홀름 실무협상이 합의 없이 끝난 이후 미국이 대북 적대정책을 철회하지 않으면 핵실험 및 ICBM 발사 유예 등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앞서 한 ‘선제적 중대조치’를 중단할 수 있음을 수차례 시사했다. 북한이 선제적 중대조치 철회와 관련, 실질적인 행동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따라서 연말까지 북미 협상에 진전이 없으면 리태성 외무성 미국 담당 부상이 지난 3일 담화에서 언급한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는 표현대로 25일 위성이나 ICBM 발사를 할 수 있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미국은 이달 중순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를 한국에 보내는 등 북한의 추가 도발을 막고 내년까지 대화 동력을 이어가려고 노력하는 모습이다. 그런데도 북한이 강한 도발을 할 경우, 미국도 강경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어 한반도가 다시 강대강 국면으로 치달을 것으로 우려된다.

구경모기자 chosim@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정치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