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승격 70년, 포항의 정체성을 이야기하다 .9·끝] S플랫폼시티<하> 과학도시 포항

  • 박종진
  • |
  • 입력 2019-12-30   |  발행일 2019-12-30 제12면   |  수정 2019-12-30
'철의 도시'서 바이오·로봇산업 등 지식기반도시로 거듭난다


2019122901000086600005951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 세번째로 가동을 시작한 제4세대 방사광가속기 전경. 포스텍 내에 위치한 방사광가속기는 기초과학 분야부터 응용연구, 산업계까지 두루 활용되는 국가 연구시설이다. 〈포항시 제공〉

'철의 도시' 포항이 과학 도시로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철강에 집중된 산업구조를 재편해 신성장 동력을 발굴·육성하고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구축, 지식기반 도시로 도약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이다. 이미 포항은 기초과학부터 응용연구, 산업계까지 다방면으로 활용되는 방사광 가속기와 국내 최고 연구개발 능력을 보유한 포스텍, 각종 산업단지와 연구개발특구 등 제반 여건을 두루 갖추고 있다. '포항의 정체성을 이야기하다' 9편에서는 바이오·로봇 등 포항의 차세대 먹거리 산업에 대해 다룬다.

2019122901000086600005952
로봇산업은 포항의 신성장동력의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2019122901000086600005953
포스텍 생명공학연구센터. 분자의약·식물바이오텍·나노바이오텍 등 분야를 중점과제로 연구한다. 〈포항시 제공〉
2019122901000086600005954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에 들어서는 식물백신 기업지원시설 조감도. 앞으로 식물배양시설, GMP시설, 기업지원시설, 효능평가시설 등을 갖추게 된다. 〈포항시 제공〉

#1. 과학산업 육성의 마중물 '강소연구개발특구'

포항시가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는 대표적인 분야가 과학이다. 기존 철강산업을 고도화하고 해양·관광산업을 활성화시키면서 결국에는 '지식기반 과학도시'로 거듭날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포항은 'S플랫폼시티 2025플랜'을 수립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대표적인 사업이 △로봇융합클러스터 △강소형 연구개발 특구 △인공지능거점센터 △ 스마트시티 거점센터 △가속기신약연구소 △세포막단백질 연구소 조성사업 등이다.

이 중 강소연구개발특구 사업은 이미 본궤도에 올랐다. 지난 6월19일 포항은 강소연구개발특구로 지정된 바 있다. 강소연구개발특구는 대형화된 기존 연구개발특구를 보완하기 위한 새로운 모델이다. 기술 핵심기관을 중심으로 인근 지역을 배후공간으로 설정해 과학기술 기반의 '혁신 성장 플랫폼'을 조성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지속가능한 산업 생태계 조성을 기치로 삼은 포항시의 정책과 같은 맥락이다.

포항시는 국내 최고 연구개발과 기술상용화 역량을 보유한 포스텍(포항공과대)과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을 기술핵심기관으로 선정하고, 생산시설이 입주할 수 있는 포항테크노파크와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를 배후공간으로 정했다. 또 바이오, 나노, 에너지 등의 첨단 신소재와 인공지능(AI) 분야를 특화산업으로 설정했다.


포스텍·가속기 등 연구개발 능력 최고
강소연구특구에 5년간 250개 기업 유치
가속기기반 신약개발 프로젝트도 추진
첨단 ICT기술 활용해 스마트시티 구축


특구 면적은 총 2.75㎢로 △R&D·창업지구(포스텍 1.67㎢) △기술상용화지구(포항산업과학연구원 0.36㎢) △사업화지구(포항테크노파크 0.14㎢) △생산거점지구(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 0.58㎢)로 나뉜다. 입주기관은 세금 감면과 기술사업화 지원 등 기존 연구개발특구와 동일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 매년 최소 60억원의 국비를 받게 된다.

강소연구개발특구 지정에 따라 포항시가 미래전략 핵심산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바이오, 로봇, 첨단신소재, ICT융복합산업 육성에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또 관련 산업과 연계해 추진 중인 △바이오오픈이노베이션센터 △식물백신기업지원시설 △지식산업센터 △기술사업화센터 사업도 수혜를 입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포항시는 특구 지정으로 향후 5년간 250개 신규기업 유치, 5천500명 고용창출, 8천300억원 매출증대 등의 파급효과를 거둘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 성장 가능성이 무궁한 '바이오산업'

바이오 분야도 포항의 핵심 전략 산업 중 하나다. 글로벌 의약품 시장은 자동차·반도체·조선 분야을 능가하는 거대시장으로 성장하고 있다.

포항시도 일찌감치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선정하고 경북도와 함께 '가속기 기반 신약개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2017년 '신약개발 클러스터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최근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가속기 기반 신약개발 사업자로 선정됐다. 신약개발 클러스터 조성의 첫 단추를 꿴 셈이다. 사업자 선정과 함께 포항은 세포막단백질 연구소 건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세포막단백질 연구소는 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해 세포막단백질 구조·기능 연구를 수행하는 바이오 신약개발 핵심 인프라로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 내에 설립될 예정이다.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연면적 6천12㎡)의 연구소에는 다양한 실험실과 세미나실, 자료실 등이 들어선다. 연구소 건립에만 국비 229억원을 포함해 458억원의 예산이 소요된다.

앞으로 이곳에선 신약 표적 막단백질(膜蛋白質·Membrane protein) 연구, 막단백질 발현·정제 공정 개발, 실험모델과 이론적 메커니즘 연구 등을 수행한다. 또한 유방암·췌장암·에이즈·고혈압·패혈증 등과 희소질환 막단백질의 구조분석, 기능, 응용 연구를 하고 항체 의약품과 신약후보 물질을 개발할 계획이다.

연구소 설립과 연구는 올해 2월 출범한 포스텍 세포막 단백질연구소 사업추진단이 담당한다. 포항시와 경북도는세포막단백질 연구소 외에 가속기 신약 연구소, 비즈니스 융복합센터를 건립하고, 신약 연구중심병원, 첨단 임상시험센터, 동물 대체시험평가센터를 유치해 신약개발 클러스터를 조성할 방침이다.

연구소 운영이 본궤도에 오르면 기업들과 함께 창업, 기업 육성, 일자리 창출, 글로벌 사업화도 모색한다. 이미 지난 2월 포항시, 포스텍, 포스코는 연구소 운영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포항시는 식물백신 기업지원시설과 바이오오픈이노베이션센터도 조성 중에 있다. 미래 유망기술 중 하나인 식물백신은 특정 병원체의 DNA 도입으로 형질전환된 식물세포나 식물체를 이용해 생산하는 백신이다. 기존 백신과 달리 바이러스를 직접 배양해 사용하지 않아 병원체 전파 위험이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식물배양이 쉬워 대량생산이 가능하고 질병확산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바이오오픈이노베이션센터는 방사광 가속기를 기반으로 차세대 신약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바이오 산업 육성의 중추적 역할을 맡을 기업들이 입주하게 된다. 앞서 2016년 11월 신약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할 23개 협의체(행정 2, 대학 2, 연구기관 3, 병원 1, 기업 15)가 출범한 바 있다. 지난해 2월 첫 삽을 뜬 바이오오픈이노베이션센터는 내년 6월 준공될 예정이다.

포항은 바이오 산업이 기존 산업에 비해 성장률이 높을 뿐 아니라 고용효과도 커 지역 내 고급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3. 포항형 '스마트 시티' 구축

포항시는 첨단 ICT 기술을 활용한 환경·재난안전·복지·교통 등 각종 도시문제 해결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시민 안전과 삶의 질 향상은 물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스마트 시티' 환경 구축에 나섰다. 스마트 시티의 핵심은 플랫폼을 통해 도시 전체에서 생산되는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파악해 각종 문제를 즉각적으로 해결하는데 있다.

우선 시는 스마트 도시기본 계획을 수립하고, 안전·삶의 질·경제 3개 분야를 중심으로 단계별 실행 방안을 도출할 방침이다. 이미 지난 7월11일 스마트시티 통합 플랫폼 구축을 완료하고 1단계 사업으로 '시민안전 5대 연계 서비스'를 시행 중에 있다. 이 서비스는 포항시 전역에 설치된 CCTV를 활용해 각종 범죄, 재난, 구조 등 긴급 상황 발생시 CCTV영상을 경찰과 소방, 포항시 재난상황실 등에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사건 해결을 위한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2단계 주요사업은 '스마트 도시통합 운영센터' 구축이다. 교통정보·버스정보(BIS)·재난정보 등 분야별 정보를 '스마트시티 통합플랫폼'으로 연계하고, 환경·복지·관광 등 서비스까지 추가한다. 최근 선정된 중앙동, 포항구항 등 도시재생 뉴딜사업도 스마트시티플랫폼과 연계한다. 포항의 스마트시티 구축 사업 전망은 밝다. 지난 4월 '경북 스마트시티 거점센터'가 포스텍 미래도시 연구센터 내에 들어서면서 탄력을 받게 됐다. 스마트시티 거점센터는 포항을 중심으로 도 내 스마트시티 전략·기획, 연구개발, 교육·인력양성 및 사업화 등 전 과정에 걸친 핵심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특히 블록체인, IoT, Cloud 등의 IT기술을 활용한 '개방·공유·참여형 스마트 도시서비스 운영 플랫폼'과 디지털트윈, 증강현실 등의 핵심 IT 기반기술을 응용한 가상의 도시 환경을 구현하는 '도시계획 플랫폼'의 연구·개발도 진행된다.

앞으로 포항시는 지역특화 스마트시티 연구개발 중심지로 거듭날 전망이다.

박종진기자 pjj@yeongnam.com
공동기획지원:포항시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기획/특집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