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녀 돼준 아이 덕 작년 한 해 행복...요리·공예 함께 했던 추억 못잊어"

  • 김호순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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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1-22   |  발행일 2020-01-22 제13면   |  수정 2020-01-22
'동심동행' 참가한 최경숙 할머니
한달에 두번 박지현양과 情쌓아
"아이 어른스러워져" 학부모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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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심동행' 프로그램에 참가한 최경숙 할머니가 이곳에서 만난 어린 학생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작년 한 해를 누구보다 감사한 마음으로 보냈고, 설레고 기대하는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하는 행복한 어르신이 있다. 지난해 4월 독거노인과 아동의 공감대 형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동심의 아이들과 동행하는 어르신(이하 동심동행)' 프로그램에 참가한 것이 행운이었다고 말하는 최경숙 할머니(82·대구시 달서구 월성동)가 그 주인공이다. 할머니는 "혼자 지낸지 오래다 보니 쓸쓸하고 적적했는데, 동심동행 프로그램에서 예쁜 손녀를 만나 일년이 정말 행복했다"고 말했다.

손녀의 근황을 묻자 "우리 짝꿍 손녀는 올해 초등학교 졸업하고 중학교 입학을 기다리고 있어요. 요새 목감기가 심해 전화도 못하겠고 걱정이 많이 돼요"라며 안색이 흐려졌다.

12월까지 한 달에 두 번 만나 서로의 마음을 알고 정을 쌓게 된 시간이 무색하지 않게 할머니는 손녀자랑에 시간가는 줄 몰랐다.

"프로그램 마무리하던 날 손녀가 건네준 고운 손수건, 양말, 손틈 방지 로션 등 곱게 포장한 선물과 편지를 잊을 수가 없어요."

할머니가 보여준 손녀 박지현양(14·덕인초등 6년)의 편지글은 "흔히 보이는 들꽃이 한 송이 장미보다 아름다운 것은 기꺼이 자신의 향기를 내어주기 때문이지요. 동심동행 프로그램으로 나눔과 행복과 사랑이 새싹들의 가슴에 가득히 담겨 먼 훗날 보석이 되어 기쁨의 열매를 맺게 될 것입니다. 할머니! 포근하게 많이 사랑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제 선물 작은 성의니까 반갑게 받아주세요. 사랑해요"라고 적혀 있었다.

한지공예로 손거울, 보석함, 사다리필통, 부채 만들기, 화채, 감자전, 식빵피자, 도시락, 김밥 만들기 등 요리해서 나눠먹기, 영화·연극 관람하기 등 할머니와 손녀의 아름다운 추억은 앨범 속에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새해 소망이 무엇인지 묻자 할머니는 " 건강이 최고지요. 이 나이가 되고 보니 걸어다닐 수 있는 것만 해도 너무 감사해요. 복지사의 노인 일자리 권유로 올해 감천초등학교 스쿨존에서 아이들 등하교 안전을 책임지게 되었어요"라고 말했다.

대구 달서구노인종합복지관이 주관하는 동심동행 프로그램은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예산지원으로 독거노인들의 고독감과 우울감을 감소시키기 위한 공동체 프로그램의 하나로 시행됐다. 지역의 독거노인 10명과 지역 아동 10명(초1~6년)이 1대 1 결연을 통해 정을 쌓아 어르신들의 만족도가 높다. 프로그램에 참가한 학생들도 예의바른 모습으로 부쩍 어른스러워졌다는 게 학부모들의 평가다.
글·사진=김호순 시민기자 hosoo031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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