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우한에서 온 6천 명, 어떻게 다 관리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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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1-28   |  발행일 2020-01-28 제31면   |  수정 2020-02-18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우한 폐렴' 확산 속도가 예상을 뛰어넘고 있다. 하루에 수백명의 확진자, 수십명의 사망자가 추가 발생하고 있다. 무서울 정도의 빠른 속도다. 과도한 우려는 바람직하지 않지만, 이웃한 우리나라 역시 방역 당국을 중심으로 최악을 대비할 상황에 왔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27일 0시 현재 전국 30개 성과 홍콩·마카오·대만에서 2천744명의 우한 폐렴 확진자가 나왔고 사망자는 80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하루 전보다 확진자가 769명, 사망자는 24명 늘어났다. 이 수치마저 의심받고 있다. 영국의 전문가들은 "감염자 수는 현재 10만명에 이를 것" "현재 속도로 바이러스가 확산할 경우 다음 달 4일쯤, 감염자가 19만명에 이를 것"이라며 어두운 전망을 하고 있다.

우리에게 다급한 것은 도시봉쇄 전 빠져나간 우한 거주자 500만명의 소재다. 이 중 상당수는 항공편을 이용해 한국 등 해외로 나간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행 인원이 6천430명이나 된다. 이들에 주목하는 이유가 있다. 첫째, 국내 확진자 4명 모두 우한에서 왔다. 둘째, 당국이 이들의 소재를 다 파악해 관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셋째, 사스와 달리 초기엔 별다른 증세가 없다. 넷째, 경미한 보균자들이 증세가 나타나기 전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한 사례가 있다는 점이다. 사스와 달리 잠복기에도 전염돼 공항검색같은 방법으로는 저지할 수 없다는 뜻이다.

당국이 가용자원을 총동원해 철통같은 예방과 대응을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우한 폐렴의 특성상 더 중요한 것이 있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대응이다. 가장 중요한 예방법은 손 씻기라고 한다. 수분 섭취를 늘리고, 야생동물을 가까이 말아야 한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중이용시설 방문은 삼가야 한다. 메르스 사태 때 확인한 것처럼 병원 밖 감염은 흔치 않다. 전문가들은 비슷한 증상이 있다고 병원에 바로 달려가기보다 보건당국에 신고하기를 권한다. 정부의 백 가지 대책보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예방 노력이 더 중요한 게 이번 우한 폐렴 사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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