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희 변호사의 청년과 커피 한잔] 30년전 국산 만화에서 내다본 '2020 사회'

  • 임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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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1-31   |  발행일 2020-01-31 제38면   |  수정 2020-01-31
日 올림픽·美 대선과 국내 총선거
세계 곳곳 다이내믹한 경자년 예고
추억 애니 '2020 우주의 원더키디'
1989년에 상상한 2020년 사회 모습
인구·자원고갈·공해 지구문제 다뤄
새로운 삶 터전 찾아 우주행성 탐사
인공지능 로봇 등 예측한 첨단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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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희 법률사무소 대표

'3, 2, 1, 뎅~~~~'이라는 소리와 함께 2020년이 우리 사회의 문을 열고 일상으로 찾아왔다. 경자년의 새해가 밝은 것이다. 경자년에는 기대되는 전 세계적 이벤트들이 예정되어 있다.

그중 4년마다 돌아오는, 피·땀·눈물로 이루어진 선수들의 끊임없는 도전을 볼 수 있는 하계올림픽이 일본 도쿄에서 개최된다. 또한, 5년마다 돌아오는 'Connecting Minds, Creating the Future'라는 주제로 중동 최초의 월드 엑스포인 '2020 두바이 엑스포' 개최도 예정되어 있다.

여기에, 각국에서는 중요한 선거들이 예정되어 있는데, 먼저 우리나라에서는 4월에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실시되며, 트럼프의 행보를 통해 전 세계의 정치·경제 및 안보를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것을 여지없이 보여주는 미국 대통령 선거가 11월에 예정돼 있다. 일본과 대만에서도 중요 선거가 예정되어 있으며, 유럽의 영국과 프랑스, 그리고 중동의 이란과 이집트 등 세계 각국에서 기존 정권을 뒤흔들 수 있는 선거가 실시되는 만큼, 결과에 따라 다양한 정치 지형도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다이내믹한 한 해를 예고하고 있는 2020년이지만, 이번 회에서 필자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어딘가에 친숙함이 있는 '2020'에 관한 추억을 집어내기 위해서이다. 현재 1990년생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그러나 1980년생에게는 익숙한 순수 국산 애니메이션 '2020년 우주의 원더키디'에 관한 것이다.

2020년이 다가오면서 '2020년 우주의 원더키디'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는 이 애니메이션은 때 맞추어 청년들의 관심을 받기에 적절한 타이밍이 되었고, 이러한 관심에 발맞추어 KBS에서는 유튜브를 통하여 이 애니메이션을 방영 해주었다. 그래서 필자를 비롯한 1980년생에게는 옛 어린시절 추억을 되살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기에 충분했다.

'2020년 우주의 원더키디'는 KBS와 세영동화에서 제작하고 1989년 KBS 2TV에서 방영한 순수 국산 공상과학 만화이다. 제작 당시에는 '88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정부의 정책에 따라 만들어진 만화였으나, 한국에서 유명한 애니메이션 전문가들을 초빙하여 '제대로 만들어 보자'는 신념 하에 제작을 진행하였다. 그 결과 작화 퀄리티가 상당해 '뜻하지 않은 수작'으로 평가받고 있는 만화다. 프랑스 칸 영화제 필름마켓에서 TV시리즈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뜻하지 않은 수작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지구의 인류는 문명 발전으로 첨단과학 시대를 맞이하였으나, 인구폭발과 자원소진, 공해 등의 많은 문제점으로 인해 새로운 삶의 터전을 찾아 우주 탐사에 몰두하였다. 그리고 서기 2020년 어느 날, 지구우주개발사령부에서 독수리호를 탐사에 투입 하였으나, 미지의 행성 UPO에서 독수리호가 의문의 실종을 당함에 따라 새로운 별을 찾아 나서는 인류에게 어두운 그림자로 남았다. 독수리호 선장의 아들인 13세 소년 아이캔은 아버지를 찾아 나서기 위해 수색대 우주선에 몰래 탑승하면서 수색대와 함께 우주로 향한다. 그리고 미지의 행성 UPO에서 UPO 행성의 원주민들과 함께 악당인 데몬마왕과 마라 대마왕, 그리고 그들의 지시를 받는 로봇들을 상대로 전투를 하여 승리한 후, 지구로 귀환한다는 내용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2020년 우주의 원더키디'는 해외에서 상당히 인정을 받은 작품이었으나, 실제 국내에서는 사실상 '실패'한 작품이었다. 초등학생이 이해하기에 어려운 주제와 당시 사회상에 맞지 않는 캐릭터 구성으로 인해 애니메이션의 주요 타깃층이었던 초등학생들이 선뜻 애니메이션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특히, 전투 장면이 무섭게 연출되어서 많은 어머니들이 방송국에 항의 전화를 했다고 한다.

필자도 어린 시절 '2020년 우주의 원더키디'를 본 기억이 있다. 당시에는 남녀 어린 주인공이 나쁜 적을 무찌른다는 점에 열광을 하면서 본 것으로 기억한다. 특히, 남자 주인공 아이캔과 함께 다니는 코보트가 자유자재로 변신하면서 주인공을 도와 악당을 공격하는 장면은 '저런 로봇이 있으면 좋겠다'는 동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2020년 현 시점에서 '2020년 우주의 원더키디'는 이제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제공하는 것일까. 약 30년 전인 1989년, '2020년의 사회'에 관해 어떻게 예측하였는지 평가할 수 있는 좋은 작품이 된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애니메이션의 상당 부분은 '2020년의 사회'에 관하여 적절히 예측하였다는 점이다. 첨단 과학시대가 도래하였으나 인구 폭발과 자원 소진, 공해 등이 있었다는 에필로그의 설정은 현재 우리 사회가 당면한 문제임이 틀림없다.

또한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코보트만큼은 아니지만 로봇이 등장하여 인간을 도와주고 있는 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무엇보다 악당으로 등장하는 '데몬마왕'과 '마라 대마왕'은 모두 인공지능에 의하여 탄생하였는데, 현재 인공지능의 상당한 발달로 인해 애니메이션 상의 악당의 등장이 픽션이 아닌 현실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전문가들로부터 나오고 있다.

'2020년 우주의 원더키디'와 '2020년 현재'를 비교해 보는 것은 분명 직관적인 문제가 있을지라도, 과거의 감성과 추억에 대한 오마주라는 점에서는 분명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 다가올 미래, 30년 후의 미래에 대해 한 번 고민을 해보는 계기를 가지는 것은 어떨까 하는 의문을 던지면서 이 글을 마칠까 한다.

조상희 법률사무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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