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트램이 트랩(Trap)이 되지 않아야

  • 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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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2-14   |  발행일 2020-02-14 제21면   |  수정 2020-02-14

권혁도증명사진

대구는 지금 2개의 큰 당면 과제를 안고 있다. 하나는 K2비행장 이전과 관련한 후적지 개발 문제이고 또 하나는 도시철도4호선의 대안인 도심순환선(트램)을 건설하는 문제이다.

신공항 이전후적지 개발문제는 현재 군위군과 의성군 간 논란이 치열할 뿐 아니라 이전비용 조달 등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보인다. 그러나 내년에 완공되는 KTX서대구역사와 관련한 도심순환선 연계교통문제는 지금 당장 답을 내야 할 때이며, 사실 지금도 늦은 감이 있다. 게다가 이미 KTX서대구역을 연결하는 트램노선을 두고 기초자치단체 간 의견이 달라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어 대구시의 신속한 대처가 필요해 보인다.

당초 대구시가 발표한 제3차 대중교통기본계획(안)의 도심순환선 트램노선은 만평네거리~평리네거리(서대구역은 지선 연결)~신평리네거리~두류네거리(2호선)~안지랑네거리(1호선)로 되어 있다.

그런데 대구시 신청사가 두류정수장 부지로 결정됨에 따라 달서구청은 서대구역~죽전네거리(2호선)~월성~상인역(1호선) 광역노선을 주장하고, 이에 맞서 서구청과 남구청은 서대구역~두류네거리(2호선)~안지랑역(1호선) 구도심 노선을 주장하며 서로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형국이다.

또 대구시는 신청사가 들어갈 지역을 어떻게 트램노선과 연결할 것인지를 두고 고민하고 있는 것 같다. 이 문제를 두고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말처럼 직접 이해당사자인 지자체 간의 주장이 각기 다르다.

필자는 트램과 같은 큰 비용이 소요되는 교통수단의 노선결정은 무엇보다 중·장기적으로 대구발전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고려 요소라 본다. 첫째, 대구도심의 동서축 균형발전과 둘째, 대구의 미래산업 활성화 셋째, 대구시민과 외곽 경북도민들의 이용편의성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동서축균형발전 면에서는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동대구역세권 교통량을 분담하기 위해서는 서대구역세권(복합환승센터)의 독자적인 이용인구를 확보하지 않으면 안 되는데 신설되는 트램노선이 구도심 쪽으로 치우쳐 1·2호선과 연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 이 경우 달서·달성·현풍·고령 쪽 주민은 지하철 1·2호선을 타고 오다가 서대구역으로 오기 위해서는 안지랑역(1호선) 또는 두류역(2호선)에서 트램으로 갈아 타야 하기 때문에 서대구역을 패싱해서 동대구역으로 갈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지역경제활성화 차원에서는 대구지역 산업시설의 85% 이상을 차지하는 서·남부지역 148만명의 주민·기업인·근로자가 교통 혜택과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되어야 할 것이며, 무엇보다 앞으로 발전 잠재력이 큰 달성군과 인접 경북도, 그리고 중·장기적으로 광주와의 교류활성화를 고려한다면 도심 외연을 최대한 확장할 수 있어야 한다.

또 한 도시에 2개의 KTX역사라는 새로운 선례까지 만들며 어렵게 따낸 KTX서대구역에 복합환승센터가 들어서서 제 기능을 발휘하려면 서대구역을 지선으로 연결처리 하는 것은 주객이 전도된 발상이며 서대구역사를 죽이는 지름길이라는 생각이다.

앞으로 여러 차례 시민 논의와 공청회, 전문기관의 용역을 거치는 과정에서 대구의 미래 세대들이 진정 편리하고 대구권 발전에 도움 되는 현명한 선택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시민 혈세로 어렵사리 건설한 트램(Tram)이 대구 발전을 발목 잡는 덫(Trap)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권혁도 (전 대구시의회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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