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 간판 그리다가 만평 입문…17년간 그린 작품 책으로 발간

  • 채건기
  • |
  • 입력 2020-02-12   |  발행일 2020-02-12 제14면   |  수정 2020-02-12
100세 시대를 사는 사람들
'시사만평' 작가 84세 공의홍씨
대구 한일극장서 미술생활 시작
"현대사 풍자, 강한 사명감 느껴"

공의홍

만평작가 공의홍씨(84·대구시 동구 백안동·사진)가 최근 시사만평 모음집 '공의홍의 시사만평'을 냈다. 100세 시대라고 하지만 여든이 넘은 나이에 자신이 잘하는 것을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어 낸 것이다.

공씨는 그 연배의 많은 사람이 그러했듯, 일제 강점기와 6·25전쟁 등을 겪으면서 힘든 어린 시절을 보냈다. 공씨는 어릴 적부터 그림에 소질이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10남매 중 일곱째로 태어난 그는 중학교를 6개월 정도 다니다가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학업을 그만두고 극장 미술을 배웠다. 요즘은 사라졌지만, 극장의 간판 그림을 배운 것이다.

어린 나이에 대구 한일극장에 견습생으로 취직해 간판 그림을 배우면서 직업 미술인으로 생활하기 시작했다. 이후에 수성극장, 미도극장 등 지금은 사라진 대구의 많은 영화관에서 간판 그림을 그렸다.

이후 극장 입구의 그림 간판이 사라지면서 그는 만평으로 눈을 돌렸다. 1992년부터 17년간 그는 날카로운 시각으로 바라본 풍자만화를 그려 영남일보 등 전국 일간지에 수천 편 기고했다.

공씨의 만평은 매력이 있다. 그때그때 가장 주목 받는 사건을 선정해, 만화에 스토리를 압축했다. 독자에게 전달하려는 것이 분명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포인트를 잘 잡는 게 중요했다. 그러면서 만평의 특성에 맞게, 위트 있으면서도 메시지는 분명하게 전달되게 했다. 그저 붓펜으로 떠오른 단상을 쑥쑥 그려내는 공씨. 노년기에 자신이 잘하는 일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 행복해 보였다. 공씨는 "만평을 그리다 보니 이 일에 일종의 강한 사명감 같은 것을 느꼈다. 이번에 현대사와 함께하는 풍자와 해학 시사만평 모음집을 내 기쁘다"고 말했다.

글·사진=채건기 시민기자 ken4974@daum.net

시민기자인기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