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희 변호사의 청년과 커피 한잔] '코로나19' 확산

  • 임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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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2-28   |  발행일 2020-02-28 제36면   |  수정 2020-02-28
혼란 부추기는 SNS 가짜뉴스·마스크 매점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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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사람들로 붐비던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길이 텅 비어 있다. 〈영남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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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서구의 한 대형마트에는 1인당 구매할 수 있는 마스크 수량을 제한한다는 안내문이 붙어져 있다. 〈영남일보 DB〉

한 여성이 기침을 시작한다. 그녀는 홍콩에 출장을 갔다가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집으로 향한다. 그리고 곧 고열과 기침, 혼수상태를 경험하고 발작을 하며 쓰러진다. 병원에 도착했을 때 그녀는 사망했고, 그녀의 아들 역시 비슷한 증세로 사망을 한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이 갑자기 전 세계 도처에서 일어나면서 사람들 간의 접촉을 통한 전염이 시작되었고, 많은 사람이 전염병으로 사망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질병통제센터 및 세계보건기구에서는 역학조사를 시작하였고, 새로운 바이러스의 존재를 확인한다. 새로운 바이러스의 구체적인 정체를 확인하기 위해 기관에서 각종 자료를 수집하는 사이 저널리스트가 음모론을 제기하는 등 사회는 혼란과 공포의 도가니로 빠지지만, 백신의 개발로 바이러스가 치료되면서 사회는 다시금 안정을 찾아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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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구역 공포감 조성 '몰카' 유튜버
일부 청년들 가짜 정보 재생산·유포
잘못된 내용 비판·합리적 선별안 필요

마스크·손 소독제, 사재기 금지 고시
구입하기 힘든 생존품, 판매 정보 공유
철저한 개인 위생·면역관리 신경써야

서두에서 이야기한 내용은 2011년 개봉한 영화 '컨테이젼(Contagion)'의 줄거리다. 현재까지도 전염성이 강한 바이러스와 관련한 사회적 이슈를 가장 현실적으로 잘 반영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작품이다. 그리고 이 작품의 가장 마지막 장면은 '전염성이 강한 바이러스의 시작은 어디였을까' 하는 것에 있는데, 영화에서는 인간에 의하여 열대우림이 파괴되자 서식지를 잃은 박쥐가 돼지 사육장에서 기거 하며 그곳에서 배설물 등을 버리면 돼지가 그것을 주워 먹었다가 이것이 곧 사람에게 전염된 것처럼 묘사하고 있다.

최근 '우한 폐렴 바이러스'라는 전염성이 강한 바이러스가 지구촌의 역사에 등장하였다. 그리고 그의 존재를 곧 전 세계 사람들에게 각인하기 충분할 정도로 무서운 전염성을 보여주었고, 사망자까지 나오기 시작했다. 최초로 바이러스가 발견된 곳으로 추정되는 우한은 중국 정부에 의해 폐쇄조치가 되었고 모든 교류가 끊겨버린 현재는 유령도시가 되었다. 그리고 세계보건기구는 이 바이러스를 COVID-19라 명하였으며, 한국에서는 '코로나19'라고 명칭했다.

코로나19에 감염된 확진자가 지난 1월20일 처음으로 한국에서 확인된 이래 한국사회는 코로나19의 위험성에 대해 사회적 논의를 시작하였고, 특히 대한민국 정부는 코로나19로부터 자국민을 지키기 위한 각종 조치 등을 단행해 나가기 시작했다.(물론, 정부 정책의 시의성 및 적절성에 관하여 의문을 제기하기도 하지만 이는 정치적인 문제이므로 여기서는 배제하기로 한다)

이와 같은 코로나19에 대한 사회적 논의와 관련하여 이번 칼럼에서 필자가 고민해보고자 하는 내용은 가짜뉴스와 마스크 및 손소독제에 관한 매점매석 행위(소위 사재기)에 대해서다. 이 두 개의 주제 중 가짜뉴스는 문재인 대통령이 종합점검회의에서 직접 '가짜뉴스의 생산과 유포는 중대한 범죄행위'라는 점을 지적한 바 있으며, 마스크와 손소독제에 대한 가격폭등 현상으로 국민 경제 생활 속에서 마스크와 손소독제의 구비가 어려워짐에 따라 기획재정부의 고시로 사재기 현상에 대한 형사적 처벌 근거를 만들었다는데 그 중요성이 있다. 무엇보다 이들 두 문제는 우리 청년들이 코로나19에 대응하는 모습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먼저 가짜뉴스. 코로나19가 한국에서 최초로 발견되고 얼마 되지 않아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사건이 대구에서 일어났다. 바로 동대구역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방진복을 입은 사람으로부터 도주하면서 이를 몰래카메라 형식으로 촬영한 내용이다. 이에 공포감을 느낀 주변 시민들이 곧 경찰에 신고하면서 이들의 몰래카메라는 금방 종료가 되었으나, 이들의 신원은 20대의 청년 유튜버들이었다. 뿐만 아니라 서울에서도 20대가 지하철 내부에서 자신이 코로나19에 감염이 된 것처럼 행동하면서 주변에 있던 사람들에게 불안감을 주기도 하였던 바, 이 20대 역시 유튜버였다.

즉 가짜뉴스에 대해 비판적이고 그에 대한 합리적 선별 안을 가져야 할 청년들이 오히려 가짜뉴스를 생산하고, 이를 유통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문을 필자는 가질 수 있었다. 더욱이 대구에서 2월18일 31번 확진자가 나타나고 이후 추가 확진자에 대한 정보가 계속해서 공개되는 과정 속에서 각종 누리집 및 SNS 등에서는 확인되지 않은 가짜 정보들이 넘쳐흘렀다. 그리고 그러한 가짜정보들은 순식간에 청년들 사이에서 전파가 되면서 내부적으로 불안감이 더욱 확산이 되었고, 이는 곧 사회의 불안정성을 엿볼 수 있었다. 결국 경찰청에서 가짜 정보 및 가짜 뉴스에 대하여 사실관계를 확인해주고, 대형언론을 통해 확인된 내용이 기정사실화함에 따라 청년들이 재생산하고 유포하였던 정보들이 가짜라는 것에 안도감을 가질 수 있었던 것 같다.

다른 하나의 현상은 사재기. 정부는 2월5일 마스크 및 손소독제에 대하여 매점매석 행위를 금지하는 고시를 발표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중국에서 마스크 수요가 높아졌고, 이 기회를 틈타 일부 사업자들이 가격을 인상시키는 등의 행위가 발생하였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청년들에게 마스크는 생필품이라기보다는 패션의 도구 혹은 미세먼지가 발생했을 때 잠깐 쓰는 정도였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생존품이 되어 버린 상황에서 마스크 구입은 어느 때보다 힘들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SNS 등에서 구입 정보에 대한 내용을 공유하기도 하였다.

보이지 않는 것에 관해서 사람은 공포감을 느낀다. 대책을 마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에도 질병관리본부에서는 코로나19 추가 확진자에 대한 발표를 이어가면서 펜데믹(대유행) 국면에 관한 논의까지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지금 단계에서 개개인이 할 수 있는 것은 철저한 자기 관리와 위생 관리, 그리고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하루빨리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길 바라며, 우리 사회가 바이러스 등 미생물에 대한 능동적 대처 방안에 관한 논의를 본격화하길 바란다. 조상희 법률사무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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