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세상] 코로나19, 위기의 자영업

  • 이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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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3-13   |  발행일 2020-03-13 제22면   |  수정 2020-03-13
전대미문 바이러스 코로나
자영업자 많은 대구 특성상
지역경제 뇌관 될 우려 높아
이번 주부터 추경예산 심사
한시적 직접 지원 강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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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업 대구테크노파크 원장

"직원들 돌아가며 무급휴가도 고민했는데 그들도 가장이라…대출 받고 적금 깨고 금 팔고 계속 버티고 있어요. 이젠 더 깨고 팔 것이 없네요." 대구의 한 식당 사장의 댓글이다. "지금 동성로 상황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듭니다. 비싼 임대료와 인건비를 감당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많은 업체들이 매출도 매출이지만, 가지고 있는 식재료도 소비를 하지 못해 이중으로 손해를 보고 있습니다." 지금 이들은 불평이나 걱정을 하는 것이 아니라 비명을 지르고 있다.

확진자 중 90%가 몰려 있는 전대미문의 바이러스 확산으로 지역 경기는 역대 최악으로 얼어붙었다. 2월 현재 경기판단 소비자동향지수(CSI)가 57로 전국 최하위 수준이며, 이는 2015년 메르스사태 때보다 낮다. 기업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2월 대구경북지역 제조업 업황BSI는 35로 조사가 시작된 이래 가장 낮다는 사실은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인건비 등 고정비용은 고공비행을 하고 지난해 일어난 소재·부품·장비에 대한 일본의 수출규제로 몸살을 앓아왔던 우리 기업과 자영업자들에게 이번 코로나19는 치명타가 된 것이다.

대구의 자영업자 비중은 취업자 기준(22.8%)으로 전국 광역시 중 가장 높고, 인구 1천명당 사업자 수(95개)도 서울 다음으로 많다. 하지만 생존을 위한 치열한 경쟁 속에 세 명 중 한 명(36.7%)은 2년을 버티지 못한다. 이러한 산업특성을 보면 이번 사태가 우리 지역경제에 미칠 영향은 불문가지다. 우리 경제의 말초혈관이자 '감춰진 실업(hidden unemployment)'이라 불리는 생계형 자영업의 위기는 코로나19 사태가 잡힌 이후에도 우리 경제의 뇌관이 될 우려가 높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11조7천억원 규모 추가경정예산안의 국회 심사가 이번 주 시작된다. 걱정스러운 것은 총규모 10조원이 넘는 수많은 사업을 시의성과 실효성에 비춰 2주일 안에 제대로 마련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는 문제다.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는 한 달,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두 달 동안 공을 들였다. 벌써부터 일부 전문가들은 허점투성이라고 비판을 받았던 2015년 메르스 추경의 판박이가 될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당장 급한 곳부터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는 표적예산으로 확실하게 지원한 뒤 사태 추이를 지켜보며 추가 대책을 내놓는 단계적 추경도 고려해 볼 만하다. 사업별 예산 규모의 신축성은 덤으로 얻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우리나라 자영업자들이 폐업하는 가장 큰 요인은 대출 이자율과 임대료다. 대출 이자율이 0.1%가 오르면 폐업 위험도는 7~10.6%가 올라가고, 임대료 한 단위 상승에 1.5%의 폐업 위험도를 높인다. 이번 추경에서 중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도와준다며 2조4천억원에서 1조7천억원은 대출 확대에 배정되어 있는데 이는 빚내서 어려움을 극복하라는 말과 다를 바 없다. 누구나 대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지금 당장 자영업자들의 오금을 저리게 만드는 것은 이달 임대료와 인건비 감당문제다. 긴급경영안정자금 대출 지원은 대기와 심사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하소연도 많다. 이번 사태에 치명타를 맞은 대구경북만이라도 한시적인 직접 지원 방법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현재 정치권에서 논의되는 매출 하위 자영업자의 영업보상, 긴급복지지원제도의 요건 완화, 임금보조 지원이 그것이다.

자영업자들이 살지 못하면 경제도 없다는 비장한 각오가 필요할 때다.
권업 대구테크노파크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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