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양명모 대한약사회 총회의장

  • 임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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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3-13   |  발행일 2020-03-13 제35면   |  수정 2020-03-13
"마스크 5부제 최일선 공급 역할…신속·공정한 처리, 차상위계층 배려 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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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명모 대한약사회 총회의장이 자신이 운영하는 대구 북구 산격동 건강백세약국에서 시민들에게 마스크를 판매하며 "코로나19 예방을 위해선 마스크 착용이 필수"라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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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메디시티 대구협의회 소속으로 네팔 의료봉사에 나섰던 양명모 대한약사회 총회의장이 진료소에서 네팔 주민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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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의료봉사에 나선 양명모 총회의장이 진료소를 찾은 네팔 어린이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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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명모 총회의장이 메디시티 대구협의회 주관 의료선진화 포럼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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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명모 총회의장이 자신이 운영하는 대구 건강백세약국을 찾은 유치원생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의 90% 정도가 대구경북에서 발생하면서 시·도민들의 일상도 바꿔놓았다. 대구경북 출신으론 처음으로 대한약사회 총회의장으로 선출된 양명모 건강백세약국 대표약사로부터 대한약사회와 대구약사회의 코로나19 대처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마스크 공급 문제 등에 대해 들어봤다. 대구 북구약사회장과 대구약사회장을 지낸 양 총회의장은 제 5·6대 대구시의원을 역임하기도 했다.

대한약사회 전국 8만명 약사회원 대표
대구·경북 출신 처음 총회의장 선출

코로나19 사태 세계적 재난으로 확산
절반의 고비 시점, 안심할 단계 아냐

바이러스 입자 작아 적은양 비말 감염
공기 중 부유시간 길어 밀집 공간 위험
개인·이기주의, 공동체에 엄청난 위협
빠르면 올겨울 백신·치료제 완비 기대
위생 생활 수칙, 일상 속 자리 잡아야

대구시·약사회·구군 보건소 긴밀 협력
약국 통신전산망·주거지 접근성 활용
마스크 공급대란 상황 슬기롭게 대처
단합된 시민 힘모아 위기 잘 극복할 것


▶대한약사회 총회의장이 어떤 직책인가.

"대한약사회 회원, 즉 전국의 약사는 8만명 정도다. 8만명의 약사 회원을 대표하는 대의원 회의 의장이 대한약사회 총회의장인 것이다. 대의원은 실질적으로 약사라는 직업으로 활동하며, 대한약사회에 매년 신상 신고를 하는 약사 100명 중 1명으로 선출된다. 현재 421명의 대의원이 있고 이 대의원으로 구성하는 대의원 총회의 의장이 총회의장이다."

▶총회의장은 어떻게 선출되고 역할은.

"예전의 총회의장은 경선 형식으로 선출됐지만, 대개 대한약사회장 직책을 수행한 전직 대한약사회장이 관례에 따라 맡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지난해 3월12일 열린 대의원 총회에서 대한약사회 총회 부의장인 제가 출마하면서 6년간 대한약사회장을 역임한 직전 회장과 선거(직접·비밀투표)를 치렀다. 이 선거에서 승리해 의장이 됐다. 총회의장은 정부로 보면 국회의장의 역할로 설명된다. 대한약사회의 예산과 사업계획, 주요 정책들은 대의원 총회의 결의를 거쳐야만 성립되며, 주요 현안에 대해서는 총회의장이 총회를 소집할 수도 있고 대한약사회장의 탄핵 결정도 총회에서 가능하다. 1952년 대한약사회 출범 이후 대구경북 출신으로는 제가 첫 총회의장이다."

▶대한약사회 총회의장으로서 지금의 코로나19 사태를 어떻게 보는가.

"분류상으로 천재지변은 아니지만 천재지변에 준하는 사회적 재난으로, 전 세계적인 재난으로 본다. 독감 바이러스의 일종이지만 신종이고 예방 백신이나 치료 약품이 개발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라 더 공포감이 오는 측면이 있다. 일부에서 다소의 과잉대응이 아니냐는 시각도 없지 않지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게 최고의 선이라고 볼 때 과잉대응이 차라리 낫다는 판단이다. 전문가는 아니지만 독감이 유행했던 과거 상황이나 메르스 등의 상황을 볼 때 지금은 절반 정도의 고비를 넘어가는 시점이 아닌가 생각된다."

▶31번 확진자인 신천지 신도가 대구경북의 이 같은 사태를 불러 왔지만, 이 정도로 급속도로 퍼질 수 있나.

"사실 놀라운 전염속도다. 바이러스의 비말 감염이 주된 감염 경로로 알려져 있는데, 일설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의 입자가 워낙 작은 편이라 여타 기존의 바이러스보다 적은 양으로 비말 감염이 되며 입자가 작아 공기 중에서 부유할 수 있는 시간이 타 바이러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긴 것으로 추측된다. 특히 밀집한 곳에서 감염자의 비말이 공기 중에 부유할 수 있는 환경이라면 더 쉽게 전염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된다. 이러한 판단에서 보면 다수인이 밀집한 활동을 하는 곳은 감염의 위험이 높을 수밖에 없다. 종교시설에서의 밀집한 종교활동이 급속한 감염의 원인이라 생각된다."

▶대구경북의 코로나 확진자는 몇 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나.

"예측하기 어렵다. 전혀 새로운 곳에서 무더기로 확진자가 나오면 어떻게 하나 하는 불안감이 있다. 일단은 3월10일부터 100명 전후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는 속도라면 1만명 정도는 될 가능성을 점쳐본다."

▶앞으로의 전망은 어떻게 보나.

"우리나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서도 백신과 치료 약품 개발을 위한 노력을 시작한 것으로 보이고 세계 각국 유수의 제약기업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 치료제 개발을 위한 경쟁에 뛰어든 것으로 보여 그 성과는 머지 않았다고 본다. 빠르면 올 겨울 코로나19에 대한 백신과 치료제가 완비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은 위기의 시점이지만 머지않아 코로나19도 독감 중의 하나로 인식될 것이다. 세월이 흐르면서 또 다른 바이러스의 출현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이에 대한 정부의 철저한 대응체계 구축과 국민의 건강생활 수칙이 일상생활 속에 자리 잡아야 할 것이다."

▶시민들이 가장 유념해야 할 사항으로 어떤 것이 있는가.

"정부나 지자체의 안내에 귀 기울이고 개인위생 수칙 준수에 철저해야 한다. 이러한 사회적인 재난 상황에서 재난 컨트롤 타워의 지시를 따르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개인주의와 이기주의가 팽배한 세태여서 개인의 자유와 무절제가 전체 공동체에 엄청난 위험을 줄 수 있음을 자각해야만 한다. 공중위생에 대한 책임과 의무에 대해서도 인식해야만 하고 개인위생을 지키는 노력은 필수적이라 생각한다. 특히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은 자신을 위할 뿐 아니라 상대를 위한 배려임이 이번 코로나 사태에서 교훈이 되어야 할 것이다."

▶대한약사회와 대구시약사회에서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는 것으로 아는데.

"대한약사회는 정부 기관들과 함께, 대구시약사회는 대구시와 8개 구·군 보건소와 함께 코로나19 사태를 조기 종식시키기 위한 협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약사회는 평소에도 의사회, 치과의사회, 한의사회, 간호사회 등 지역 보건·의료 5개 단체와 함께 보건의료 정책을 조율하고 협의하는 역할이나 특정 사안 해결을 위해 협력하는 역할을 해 왔다. 특히 이번에는 부족 상황에 있는 마스크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역할에 주력하고 있다. 전국의 2만2천400개 약국을 통해 신속하고 공정하게 마스크를 공급하는 일이 말만큼 쉬운 게 아니다. 대한약사회는 김대업 회장을 중심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정부 기관과 마스크 공급 관련 정책을 조율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대구시약사회의 경우 조용일 회장을 중심으로 5개 보건의료단체와 공조해 대구시와 의료진의 활동을 돕고 있으며, 일선 약국들에 마스크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열심히 활동 중이다."

▶약국에서 판매하던 마스크를 '공적마스크'란 이름으로 판매하면서 많은 혼란이 있었다. 이에 대한 약사회의 입장과 개인적인 생각은.

"정부가 너무 늦게 시작했다고 본다. 대만의 경우 이미 약국을 통한 보건용 마스크 공급이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시작됐다. 전국의 약국 중 약사 1인과 직원 1인으로 운영되는 곳이 무려 80%에 달해 인력 부족으로 인한 업무 과부하는 필연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약사들은 약국만큼 통신전산망이 갖춰져 있고 주민들의 접근성이 좋은 곳이 잘 없기에 불가피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보도를 통해 많이 알려졌지만 힘든 가운데서도 우리 약사들은 묵묵히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일부에서 약국의 과다 이윤을 제기하기도 하는데.

"일부에서 제기하는 약국의 과다 이윤에 대해서는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약국에 공급되는 마스크 1매당 가격은 1천100원이다. 1일 200매를 판매한다고 봤을 때 하루 8만원의 수익이 발생한다. 여기에 부가세, 소득세, 주민세, 카드수수료를 제했을 때 순수입은 3만7천800원으로 계산한 자료를 보았다. 최선을 다하는 약사들의 노고를 이윤적인 동기로 폄훼하지는 말길 바란다."

▶3월9일부터 약국을 통한 마스크 5부제를 실시하고 있는데, 약사회는 어떻게 보고 있으며 개인적인 입장은.

"마스크의 총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적절한 대책으로 보고 있다. 다만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이나 노약자,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의 경우에 대한 좀 더 많은 배려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가장 바람직한 마스크 판매 방법은 어떤 것이라고 보나.

"마스크 공급량이 충분하다면 시장경제 원리에 맡겨 자율적으로 판매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지금과 같이 수요 대비 공급 총량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마스크 5부제와 같은 정책이 효과적이라 생각한다. 국민도 정부 정책을 이해하고 점차 차분해지고 있어, 이 제도를 지속하는 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위기 상황에서는 모두가 조금씩 양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한약사회 총회의장으로서 코로나19와 관련해 대구시민들에게 특별히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이 위기가 지나면 대구시민이 더욱 빛날 것이다. '메디시티 대구'의 저력을 보여준 일로 기록되리라 생각한다. 대구시민은 어려울 때 힘을 모으고 서로를 격려하면서 위협 속에서도 차분하게 대처하고 있다. 단합된 시민의 힘으로 이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자는 구호를 외치고 싶다."

글·사진=임성수기자 s01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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