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경제 멈춤위기 속 재난수당 지원…엇박자 정책 지적"

  • 입력 2020-03-25 10:13  |  수정 2020-03-25 10:13
"스페인독감 사상자 1차 세계대전의 3배…전세계 전시에 준하는 전략과 대응 절실"
"민생 위한 최적 수단이 무엇인지 모든 가능성 열고 고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5일 경제 서든 스톱(Sudden Stop·멈춤위기) 중 재난수당 등 대규모 긴급부양책 지원 병행에 대해 일각에서는 엇박자 정책이 될 가능성을 지적한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정책의 효과가 제대로 나기 위해서는 타이밍과 속도가 중요하나 어떤 상황에 어떤 순서로 정책을 펼쳐나갈 것인가도 관건"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일부 국가의 경우 영업장 폐쇄, 강제적 이동제한 등 경제 서든 스톱이 사실상 진행되는 상황에서 한편으로는 대규모 긴급부양책, 재난수당 지원을 병행하고 있다"면서 "일각에서 실제 사용처가 없는 상태에서 돈을 푸는 엇박자 정책이 될 가능성도 지적한다"고 꼬집었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해 2주간 '사회적 거리두기' 총력전에 나선 가운데 최근 여권을 중심으로 일고 있는 긴급재난소득 도입 주장이 때 이르다는 것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홍 부총리는 "급하더라도 긴급방역, 마스크 대책, 재정·세제·금융 패키지, 지역경제 회복지원, 통화스와프·금융안정까지 시퀀스(순서)에 맞게 전략적으로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추진하는 것이 코로나19의 경제 피해를 최소화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100여년 전 1차 세계대전(1914∼1918년)과 스페인독감(1918∼1920년)을 거론하면서 "1천600만명의 희생자를 낸 1차 세계대전보다 3배가 넘는 5천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스페인독감은 인류가 세계대전 이상으로 사투를 벌였던 역사적인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스페인독감은 당시 한반도까지 퍼져서 한국에서 14만명의 사상자를 낸 무오년(戊午年, 1918년) 독감으로도 기록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직 코로나19를 스페인독감 수준과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미국, 유럽까지 퍼져 많은 사상자를 내고 있기에 전 세계가 전시에 준하는 전략과 대응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23일(현지시간) 연 주요20개국(G20) 긴급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화상회의에서 회원국들과 국제기구들은 지난 2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의 첫 회의에서보다 훨씬 높은 위기감과 긴장감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한 국가가 잘 대응하더라도 모든 나라가 함께 힘을 모아 대응하지 않으면 효과가 제한적이고 경제피해가 오래가는 한편, 복원력도 약화해 국제공조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회의에서 제안한 방역공조, 인적·물적 이동제한 보완, 재정·금융정책 폴리시믹스, 국제금융안전망 강화에 대해 회원국들이 큰 공감을 표시했다며 우리도 한국의 경험과 대응 상황을 G20 회원국에 언제든지 공유, 전파하겠다고 제안했다고 덧붙였다.


홍 부총리는 "지금이라도 전 세계가 코로나19와 싸워 이기기 위해 온 지혜를 모으고 전략적이고 계획적으로 대응해야 할 때"라면서 "전시에 준하는 기민한 국제공조 대응과 함께 민생을 위한 최적 수단이 무엇인지 모든 가능성을 열고 치열하게 고민해야 하겠다"고 다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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