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낚시 정치

  • 김신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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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3-31   |  발행일 2020-03-31 제27면   |  수정 2020-03-31

개싸움국민운동본부라는 게 있다. 조국 전 장관 지지집회를 주도했던 단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모임을 비롯한 다른 이상한 단체들과 함께 더불어시민당이라는 위성정당을 창당했다. 미래통합당은 이보다 먼저 미래한국당이라는 위성정당을 만들었다. 이밖에 열린민주당이니 무슨 이상한 정당들이 국민에게 돈을 많이 주겠다고 현혹한다. 도대체 국민의 수준을 어떻게 보고 이런 쓰레기 잡탕 같은 정당들이 난립하는지 모르겠다. 이런 막장 정치는 정치를 희화화하는 것을 넘어 "국민은 개돼지에 불과해"라고 했던 한 영화의 대사를 연상시킨다. 국민을 상대로 표를 낚시질하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국민은 물고기가 아니다. 사실상의 동일 정당이 여러 개의 낚싯대를 드리워놓고 표심을 독차지하려고 싸우는 꼴이 가관이다. 한 선수만 출전하는 경기에 2~3명을 출전시켜 득점확률을 높이려는 것은 명백한 부정선거다. 거대 양당의 독과점을 막으려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는 무색해졌다. 정치개혁은 사라지고 표의 등가성(等價性)도 무너졌다. 이들의 꼼수는 거대 양당체제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다. 총선 이후 더욱 기승을 부릴 극단의 정치와 정국 혼란이 눈에 선하다. 여기에 이상한 사기성 군소정당들까지 총선이라는 노름판에 투기(投機)를 하고 있다.

이들의 놀부식 정치는 자제하고, 봉사하고, 희생하면서 코로나와 싸우는 국민과 의료인들의 행동과는 너무 대조적이다. 대구에선 코로나 확진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전국에서 자원봉사 의료 인력들이 구름처럼 몰려와 쪽잠을 자면서 진료 활동에 여념이 없다. 이 난리통에 정치인들은 자기편 한 놈 더 챙기겠다고 얼굴에 철판을 깔고 국민을 속임수로 능욕하고 있다. 수많은 세월 동안 쌓아온 우리나라 의료체계의 우수성을 코로나 대응 자화자찬으로 우려먹느라 바쁘다. 의병들은 나라를 구하고 조정 관리들은 그 공을 가로챘던 과거 역사와 다르지 않다. 서로 물고 뜯는 개떼들 같은 난장판 정치는 응징해야 한다. 김신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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