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호복 갑갑했지만 뿌듯…전국서 온 격려품서 하나된 대한민국 느껴"

  • 황국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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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4-01   |  발행일 2020-04-01 제17면   |  수정 2020-04-01
건강보험공단 근무 류병조씨
선별진료소서 2주간 자원봉사
류병조-자원봉사자
대구시 서구 구민운동장에 마련된 '코로나19 드라이브 스루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자원봉사할 때의 류병조씨.

건강보험공단에 근무하는 류병조씨(55·대구시 달서구 두류동). 그는 3월2일부터 질병관리본부에서 자원봉사를 했다. 류씨가 하는 일은 대구시 서구 구민운동장 '코로나19 드라이브 스루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교통통제를 담당하는 것이다.

2주간의 자원봉사가 끝난 후 2주간 자가격리를 했다. 지금은 정상 출근 중이다. 자원봉사를 하는 순간 한 달간 개인 생활을 포기해야 하기에 아내는 내심 반대하는 듯했다. 하지만 류씨는 모른 척하고 봉사를 자원했다. 특별한 동기도 없었다. 류씨는 "내 고장이 코로나로 뒤덮이고 있어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은 맘이었다"고 말했다.

류씨는 자원봉사를 할 당시를 떠올리면서 하루빨리 대구가 코로나를 극복해 일상으로 돌아가길 기원했다.

"온종일 방호복을 입는 게 갑갑했지만, 당시는 선선한 날씨라 견딜 만했다. 하지만 고글은 일회용 밴드를 붙여도 아플 만큼 짙게 눌렸다. 점심 식사는 비오는 날에는 컨테이너에서, 비가 오지 않는 날은 바람을 피해 운동장 한쪽에서 배달된 도시락으로 서서 짧은 시간에 해결했다. 화장실과의 거리도 멀지만, 방호복을 한번 벗으면 폐기하고 새것으로 입어야 하기 때문에 음료도 최소한으로 마셨다."

의사, 간호사, 간호조무사, 임상병리사뿐 아니라 육군, 공군, 건강보험공단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드라이브 스루 임시 선별진료소를 지켰다. 전국 각지에서 보내온 격려품을 통해 선별진료소에서 일하는 많은 자원봉사자들은 '하나 된 대구, 하나 된 대한민국'을 느꼈다고 류씨는 전했다.

류씨는 "자원봉사 하는 동안 개나리, 벚꽃이 피어나는 걸 보면서 머지않아 코로나를 제압하고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갈 것을 믿었다"고 말했다.

황국향 시민기자 jaeyenvv@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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