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특이한 31번 환자

  • 심충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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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4-07   |  발행일 2020-04-07 제27면   |  수정 2020-04-07

지난 2월18일. 대구경북에서 처음으로 18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집단적으로 나와 지역 전체에 암운이 드리워졌다. 이날 확인된 환자(대구 15명, 경북 3명) 대부분은 신천지 대구교회 교인인 31번 환자(여·61)와 같은 교회에 다니거나 그가 입원했던 한방병원 직원이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그 이튿날 '코로나19가 지역사회에 깊숙이 퍼져 있다. 대구시 자체 역량으로는 극복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긴급 호소문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마치 이후에 벌어질 끔찍한 바이러스 확산을 예견한 듯했다.

국내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지난 1월20일부터 2월17일까지 우리 국민은 평상시와 거의 다름없이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그동안 30명의 환자가 띄엄띄엄 나왔지만 2월18일 이전 5일간은 한 명의 확진자도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31번 환자가 등장한 이후 하루가 멀다하고 수백 명의 확진자가 쏟아져 나온 대구경북은 집권여당으로부터 봉쇄 얘기가 나올 정도로 기피지역이 돼 버렸다.

이처럼 이 지역을 쑥대밭으로 만든 31번 환자가 입원치료를 받은 지 50일이 다 돼 가는 데도 여전히 대구의료원에서 치료 중인 것으로 전해져 또 한 번 주목을 받고 있다. 전문의 얘기로는 코로나19 환자의 경우 보통 입원 후 15일 정도가 지나면 완치 소견이 나오고 퇴원 수순을 밟는데 31번 환자의 증세는 호전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가 장기간 입원하자 입원비를 두고도 말들이 많다. 31번 환자뿐만 아니라 5천명이 넘는 신천지 교인 확진자들에게 들어간 병원비를 모두 건강보험공단과 국가, 지방자치단체가 공동으로 부담한다는 것이다. 대구의료원 음압병실 하루 사용료가 65만원 정도인 것을 감안할 때 31번 환자 한 명에게 들어간 병원비만 3천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민은 신천지 교인을 비롯해 대구경북 바이러스 집단감염의 원인을 제공한 확진자들의 치료비를 왜 국민 세금으로 부담해야 하는지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심충택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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