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고속도로 2차사고 예방, 차보다 사람이 먼저

  • 허석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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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6-04   |  발행일 2020-06-05 제21면   |  수정 2020-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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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교통사고 중 가장 무섭고 허망한 것이 2차사고다. 2차사고란 먼저 발생한 사고나 고장으로 정차한 차량이나 운전자 를 뒤따르던 차량이 미처 피하지 못하고 충돌하여 일어나는 사고 를 말한다. 실제 고속도로에서의 2차사고 치사율은 54%로 일반 교통사고 치사율의 6배를 넘는 것으로 나타나 매우 치명적으로 운전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얼마전에도 남해고속도로에서 한 운전자가 고장 난 차량에서 내려 차량 주위를 서성이다가 뒤따라오던 차량에 부딪혀 자녀들이 보는 앞에서 2차사고로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필자는 한국도로공사에서 근무하며 수많은 교통사고를 경험해왔지만, 그 중에서도 경미한 사고 또는 단순 고장으로 인해 차가 도로 한가운데 멈추었을 때 사고의 시시비비를 따지거나 수신호하면 뒤 따르던 차량들이 피해가겠구나 하는 안일한 생각에 운전자가 갓길로 대피하지 않고 수신호로 안전관리를 하다 미처 속도를 줄이지 못한 차량과 그대로 부딪혀 목숨을 잃거나 크게 다치는 상황에 가장 안타까움이 남는다. 이렇듯 고속도로는 다른 일반도로와 달리 후속차량의 빠른 속도로 인해 2차사고가 발생하면 대부분 큰 인명피해로 이어진다. 


그렇다면 2차사고를 어떻게 예방해야할까? 고속도로에서 2차사고를 예방하려면 '차보다 사람이 먼저'라는 사실을 기억해야한다. 사고가 나거나 차에 문제가 생기면 먼저 갓길에 차를 세우고, 가드레일 밖으로 대피하는 것이 우선이다. 신고와 안전조치는 그 다음 일이다. 만약, 갓길로 이동이 불가능하다면 비상등을 켜고 트렁크를 열어둔 뒤 주위 상황을 확인하면서 신속히 도로 밖으로 대피해야한다. 그 다음 한국도로공사 콜센터 1588-2504 나 119 등으로 전화해 도움을 요청해야한다. 사고의 시시비비를 가리거나 차량의 보호는 보험회사나 견인업체에 맡기면 되는 차후의 일이다. 대피가 우선이어야 한다. 


한국도로공사는 그동안 긴급견인제도, 긴급대피콜 운영, 보험사와 사고정보 공유 확대 등 다양한 2차사고 예방 노력을 해왔다. 그 결과, 2015년 2차사고 사망자 수 50명에서 2019년 31명으로 줄었다. 하지만 최근 2차사고로 인한 인명피해가 또 다시 증가하고 있어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2차사고는 선행차량의 안전조치 미흡과 함께 후속차량의 전방주시 태만, 안전거리 미확보가 주된 원인이다. 그런 점에서 전방주시와 안전거리 확보도 2차사고 예방에 매우 중요한 요건이다. 규정속도 이상의 과속을 삼가고, 주변 여건에 따라 속도를 낮추어 운행해야 예기치 못한 돌발상황에도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요즈음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고속도로 행락차량이 늘고 있다. 고속도로 운행전 차량을 점검하고 안전행동요령을 숙지해 사고로부터 나와 가족을 지키는 지혜가 필요할 때이다.

김동수 (한국도로공사 대구경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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