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달구벌 유사...스토리가 있는 대구 '걷기 좋은길'

  • 박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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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7-11   |  발행일 2020-07-11 제14면   |  수정 2020-07-11

달구벌유사
김영현 지음/ 영남대 출판부/ 279쪽/ 1만8천원

사기(史記)와 달리 유사(遺事)는 역사책에 기록할 수 없는 설화나 주변 이야기를 자신의 관점으로 기록한 글이다. 저자는 대구지역 곳곳을 걸으면서 길에 담긴 풍부한 이야기를 유사(遺事)의 관점에서 스토리텔링으로 재구성했다.

길에는 건축, 교통, 종교, 자연 등 인간이 만든 다양한 문화와 삶의 양식들이 담겨 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이들은 생성과 소멸을 거듭하며 문명의 지층을 이룬다. 걷기 좋은 길에는 아름다운 자연 풍광과 함께 길에 얽힌 역사, 인물, 유적 등 풍부한 스토리가 녹아 있어야 한다. 이 책은 '걷기 길'을 매개로 대구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인문 교양서다. 대구의 역사와 문화, 설화, 인물, 자연환경이 어떻게 길에 담겨 있고 그 역사적인 배경은 무엇인지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다.

길을 걸으면 건강에도 좋을 뿐 아니라 그 길에 담긴 자연과 역사, 문화를 체험할 수 있어 좋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길이라 하더라도 모르고 걷는 것과 알고 걷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이 책을 든 채 걷다가 잠시 쉬면서 읽고, 미리 읽고 걸어도 좋다. 책에는 숨겨져 있던 대구의 속살을 잘 들여다볼 수 있다. 대구의 과거와 현재를 이해하는 길잡이인 셈이다.

저자 김영현은 안동에서 태어나 영남대를 졸업했다. 30여 년간 교직에 몸담으며 능인고 교장 등을 역임했다. 1990년대부터 걷기를 시작해 백두대간, 동·서·남해안 길을 종주했다. 한국워킹협회 이사로 전국의 걷기 길을 걸으며 스토리텔링 작업을 해왔다. 영남일보 주말섹션에 '김영현의 걷기 여행'을 연재하기도 했다. 지난해 9월 이 책 발간을 앞두고 지병으로 작고해 지인인 정지창 전 영남대 교수, 박종문 전 대구가톨릭대 교수 등의 도움으로 책을 완성했다.
박진관기자 pajik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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