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진드기 감염병 주의해야"...경북대병원 의료진 보호장비 안해 집단감염

  • 정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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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8-12 17:26  |  수정 2020-08-12 18:09  |  발행일 2020-08-13 제6면

 경북대병원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집단감염(영남일보 8월12일자 1면 보도)으로 진드기뿐아니라 '사람 간 감염'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의료기관 종사자들은 타인의 혈액이나 타액에 노출될 위험이 크고, 면역이 약한 환자들을 치료하기 때문에 주의가 요구된다. 응급환자 치료시 자기보호는 물론 다른 환자에게 전파되는 것을 막기 위해 안전장비를 착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SFTS의 주요 감염 매개체는 야생 진드기 혹은 '살인 진드기'로 알려져 있다. 국내 최초 발병은 지난 2013년 제주도에서 보고됐으며, SFTS 바이러스를 보유한 진드기가 사람을 물면 감염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보건당국은 4~11월 야생진드기가 서식하는 풀밭이나 숲에서 활동할 때 별도의 작업복을 착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국내 SFTS 발병은 해마다 늘고 있다. 12일 질병관리본부의 '감염병 발생 정보'에 따르면, SFTS 감염환자 집계를 시작한 2014년 55명이었으나 지난해엔 223명으로 4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의 경우 지난 1일 기준 전국에서 89명이 SFTS 확진 판정을 받았다. 대구와 경북에선 각각 4명, 13명의 환자가 각각 발생했다.

 사람 간 감염 사례도 확인됐다. 지난 2015년 서울의 한 종합병원 응급실에서 의료진 4명이 SFTS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감염된 의료진들은 공통적으로 응급실에 입원한 환자를 상대로 심폐소생술을 시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SFTS 환자에 대한 심폐소생술 및 기관삽관술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혈액 등에 노출된 의료진의 2차 감염된 사례는 총 3건 보고됐다.

 이번 경북대 병원 사례도 다르지 않다. 의료진들은 기저질환이 있던 응급환자를 치료하면서 심폐소생술을 실시했고, 이 과정에서 혈흔에 노출돼 감염된 것으로 보건당국은 추측하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본부장은 "현재 정확한 감염경로 등에 대한 역학조사 중"이라며 "중증환자 시술 시에는 적절한 개인보호 장비(KF94 동급의 호흡기보호구, 고글 또는 안면보호구, 이중 장갑, 전신 의료용 가운) 착용 등 의료 종사자의 감염관리 주의를 당부한다"했다.

 SFTS는 감염된 사람의 혈액이나 체액이 점막(각막, 입 안 등)을 통해 들어가 전염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구지역 대학병원 한 관계자는 "물론 긴박한 상황도 있겠지만, 심폐소생술 등 혈액에 노출될 상황이라면 보호구를 착용하는 게 안전하다. STFS는 사람 간 감염 가능성이 낮다고 해도 치사율이 높고, 현재 치료제도 없어 무조건 조심하는 것이 최선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경북대 병원 직원 가운데 SFTS 확진자 및 의심 환자는 총 13명이다. 5명은 지난 10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나머지 8명 가운데 4명은 음성이 나왔고, 3명은 재검사를 시행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증상이 미미한 1명은 현재 자가격리된 상태다.


정우태기자 wta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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